005. 오늘도 전학생은 온다

20260227/ 전학에 관한 여러 생각

by 화원

"전학생 명단이 왔습니다."


까만 날을 기준으로 개학 5일 전인 월요일에도 전학생 4명 명단이 왔다. 그리고 개학 하루 전인 오늘도 3명이 왔다. 아마 개학하는 3월 첫날에도 몇 명은 오겠지?


'우리 반 이미 25명인데 전학생이 더 온다면...'

2010년 내가 대학원 다닐 때 학술지에 투고하려고 소논문을 쓰며 조사하다 보니, 교실당 적정 학생수는 16~20명 정도였던 걸로 기억한다. 그리고 현장에서 교사로서 느끼는 건 한 반 당 학생수는 24명 이내여야 적당하다는 것이다. 물리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교사-학생 간, 그리고 학생-학생 간 편안한 거리가 있고 인원수가 있다.


보통 이전 해 12월에 학급 수가 정해진다. 그러다 보니 그 이후에 전학 오는 학생에 대해서는 반영이 잘 되지 않는다. 만약 지금 우리처럼 6개 학급으로 구성이 되었는데 이후에 많은 전학생이 오면 각반 최대인원인 25명을 넘는 상황도 생길 수 있는 것이다(이 부분은 좀 더 정확히는 공문서를 봐야 알 수 있다.). 그리고 특수학생이 있는 학급은 다른 반보다 학생수를 2명씩 줄여서 그 특수학생 지도를 배려하는 게 원칙인데, 전학생이 지나치게 많으면 그 원칙도 깨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뒤늦은 전학은 여러 가지로 우려스럽다.


남편은 올해 2학년을 하는데, 학생 수는 51명이었다고 했다. 학급당 25명이 최대인원이다 보니 그래서 2개 반이 아니라 3개 반이 되었단다. 학급 수를 결정하는 건 1명 차이로도 다르게 결정된다. 그래서 남편이 담임하는 반 학생수는 16명이다. 학생 수가 많은데 학급이 그에 맞게 늘지 않은 채 1년을 지낸다는 건 모두에게 지옥과 같다. 학생들도 힘들고 교사도 힘들다. 그래서 연말 학생수와 학급수에 관련된 사항은 매우 중요하다.


누군가 전학을 오면 일단 교무실에서 담당자분이 어느 반에 학생을 배정할지 정해주신다. 일정한 규칙이 있다. 학급담임 입장에서 1명을 더 받는 건 어마어마한 일이다. 누군가 한 사람을 우주에 비유했듯, 학생 1명은 1명에서 그치지 않고 어마어마한 세계가 같이 오는 것이다. 누군가 전학을 오면 지금 다 준비해 놓은 학생 명렬표에서 이름 순서에 맞추어 번호를 다 바꾸어야 하고, 책상 배치도 바꾸어야 한다. 그리고 그 학생이 이후에 수많은 일을 일으킨다면..


보통은 이사하면서 전학을 오곤 하는데, 전학을 오는 데 생각보다 여러 이유가 있다. 보다 상급 교육지라고 여기는 곳으로 이동하는 경우도 있고, 이전에 다툼이나 학폭 등으로 곤란한 일을 겪어서 전학 오는 경우도 있다. 어떤 처분에 따라 강제전학도 있으니 말이다. 학교생활 잘하던 아이는 전학을 가서도 대부분 잘 적응한다. 하지만 어떤 곳에서 힘들었다는 이유로 전학을 생각한다면 더 신중해야 한다.

벌써 10년은 지난 이야기다. 내 친구 중 아들이 친구들과 관계에서 어려움도 겪고 학폭에 연루되어서 전학을 했는데, 그곳에서도 적응을 못해서 다시 전학한 경우도 있다. 학교가 바뀌면 다 괜찮아질 거라는 생각은 위험할 수 있다. 왜냐하면 학교에선 이미 아이들과 학부모가 그들의 그룹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학 와서 아이나 부모에 대한 탁월한 정보가 없는 한 쉽게 끼워주지 않는다.


그래서 학교에서 어떤 이유로든 어려움이 있는 경우에 나는 신설학교로의 전학을 추천하곤 한다. 기존 학교는 오래된 문화와 전통이 있고, 학부모나 학생들 간 네트워크가 견고하다. 그래서 전학 온 아이나 부모는 상당한 벽을 느낀다. 그래서 전학 후 긴 외톨이 시기를 보내고 사춘기에 접어들면 방황하기도 한다. 하지만 신설학교는 모든 게 개방적일 수밖에 없고, 그룹이 형성되어 있지 않기에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하기에 적절하다. 물론 선생님들은 신설학교 가기를 기피한다. 왜냐하면 교사로서 할 일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학교가 조금 어수선할 수는 있다. 하지만 아이가 잘 융화되길 바란다면 신설학교를 고려해 보는 것도 좋다.


되도록은 아이가 다녔으면 하는 초등학교 인근에 6세 정도부터는 정착을 하고, 되도록은 전학을 가지 않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아이 따라 잘 적응하기도 하지만 보통 전학은 큰 스트레스기 때문이다.


이 기쁜 금요일 오후에 날아온 전학생 소식은 잠시 나를 주춤하게 만든다. 그래도 이번 주말 잘 쉬어야 3월 시작을 할 수 있다. 오늘은 푹 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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