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옷 어떤가여?
남자친구와 옷 문제로 1년을 싸웠다. 남자친구는 옷을 참 좋아한다. 난 좋아하는 옷만 주구장창 입는다. 그런 두 사람이 만나면 참 곤란하다. 왜 어떤 옷은 데이트룩이 아닌지, 축구복에 구두를 신은 것은 왜 트렌디한 건지, 그냥 내가 싫은건 아닌지 참 싱숭생숭했다.
주변에 수없이 물어봤다. 이 옷 어때 ?... 아니 안 물어봐도 다들 먼저 말한다. 그 옷은 쫌 OOO하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옷이다. 남자친구가 후줄근해보인다고 했다. 친구가 이쁘다면서 브랜드를 알아간 옷이고, 작은 오빠는 색조합이 세련되었다고 했지만, 할머니가 너무 애같아 보인다고 말했다.
입으면 얼굴이 탁해보여서 잘 안 입는 옷이고, 남자친구가 잠옷같다고 말했다. 작은오빠는 바지가 너무 예쁘다고 남자 것도 있는지 알아봤다. 비슷한 바지를 산 것 같다.
요즘 제일 자주 입는 티셔츠고, 남자친구가 예쁘다고 했다. 친구는 멋진 일본 양아치 느낌이라고 했다. 작은 오빠는 왜 요즘 들어 이상한 옷을 사냐고 했다. (큰오빠는 빨래 안하냐고 물어봤다.)
이것도 매일 입는 바지다. 남자친구는 정말 멋진 바지라고 했지만, 엄마가 바지에 잡아먹힌 것 같다고 했다. 사실 바지에 걸려 넘어진 적이 있긴 하다.
결국 평가를 분석해보면 반반이다. 맘대로 고르면 반은 성공이다.
오빠들에게 이 글을 쓸거라고 말했더니, 누군가 옷 이쁘다고 할때까지 세상 사람들한테 다 물어볼꺼냐고 한다. 그런가? 그럴지도? 누군가 옆에서 패션 지적을 할때는 그것도 방법일 수 있겠다. 하지만 더 좋은 것은 좋아하는 옷을 자신있게 입는 것일 것이다.
재밌는 얘기를 봤다. 아래 포즈를 하면 실제로 자신감이 생기는 효과가 있단다. 원더우먼 혹은 히어로 자세라고 부른다. 오늘은 좋아하는 옷을 입고 히어로 자세를 취해서 자신감 넘치는 하루가 되시길 바란다. 왜냐면 어차피 반은 싫어하고 반은 좋아할 것이기 때문이다.
나와 남자친구는 개인적으로 받아들이고 상처받는 대신에 규칙을 정했다.
하나. 이쁘거나 이상하거나 패션에 코멘트 하지말 것.
둘. 데이트할 때는 깔끔한 옷을 입기위해 신경쓸 것.
현재는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굿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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