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간 반려견이 너무나 보고 싶을 땐
솜이가 떠나간 지 어느덧 3개월이 되어가고 있다.
숨이 안 쉬어지도록 가슴이 아팠던 순간들도 점점 희미해지고, 매일 함께 다녔던 길에 솜이가 눈에 밟혀 눈물이 흐르는 날도 적어졌다.
순간순간 보고 싶을 때는 사진도 찾아보고 짖는 목소리도 들어보고 하면서 그리움을 달래기도 한다.
그러는 횟수도 점점 줄어든다.
산 사람은 살아야지... 하는 상투적인 말이 일상이 되어버린다.
솜이가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고 믿으면 그렇게 되겠지. 이런저런 긍정적인 생각을 하려고 노력도 해본다.
펫로스 증후군에 관한 기사를 찾아보면서, 마치 자식을 잃은 듯한 슬픔이다. 가슴에 묻고 산다. 이런 표현이 예전 같으면 좀 오버하는 거 아닌가? 아무리 반려동물이 이쁘다지만 자식하고 비교가 될까? 이렇게 생각했을 텐데 솜이를 잃고 나니 백 프로 천 프로 이해가 간다.
곰곰 생각해 보면 반려동물과는 무조건적인 복종과 신뢰의 관계이다.
어느 인간과 이런 관계를 맺을 수 있으랴.
나만 바라보고 나만 쫓아다니고 나만을 전적으로 의지하는 존재가 있다는 건, 그걸 인지하고 산다는 건 큰 축복이고 선물이다.
나를 나로서 온전히 받아들이던 축복 같은 존재가 하루아침에 사라진다는 건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상실감이다.
(나도 이렇게 경험하기 전엔 절대 공감할 수 없었을 감정이었을 것이다.)
한동안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생각했고, 솜이 생각하면 미소가 지어지며 가슴이 따뜻해졌다.
이렇게 우리 아기(솜이를 우리 아기라고 불렀다)를 가슴에 묻고 혹여 다시 만날 수 있을까 기대해 보며
하루하루 슬픔을 극복하고 있었다.
그런데, 요 며칠 솜이가 너무너무 보고 싶다.
갑자기 감정이 훅 올라오면서 또다시 주체할 수 없이 눈물이 난다.
으~~~ 괜찮아진 줄 알았는데...
펫로스를 겪은 분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시간이 지나도 안 잊히고, 가끔 눈물 나면 혼자 몰래 울고, 또 그렇게 그리운 시간이 지나고, 누구랑 공유할 수도 없는 감정들을 혼자 삭히고...
이런 생활을 한다는 것이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좀 나아지겠지 생각했는데, 아직 내겐 그만큼의 시간이 지나지 않아서인지 아직도 우리 솜이 생각하면 가슴이 아리고 너무너무 보고 싶고 만지고 싶고 안아주고 싶다.
하도 사람들이 이뻐해서 솜이한테는 강아지 꼬순내가 나질 않았다. 늘 솜이털에서는 사람들 로션 냄새가 났었다.
그렇게 2년 7개월을 사랑만 듬뿍 받고 홀연히 떠난 우리 아기.
오늘밤. 나처럼 떠난 반려견이 몹시 그리운데 내색하기 힘들어 혼자 울고 있을 그 누군가와 마음을 나누고 싶다.
혼자가 아니에요. 제가 함께 울고 있어요.
우리 아기들 너무 보고 싶지만, 무지개별에서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을 거예요.
엄마가 슬퍼하면 애기들도 슬프대요.
우리 오늘밤만 슬퍼하고 내일부턴 다시 웃는 하루 시작합시다.
펫로스를 겪고 있을 당신에게 저의 마음을 포개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