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댄스도 가끔은 즐겁고 재미있게
강사들의 실력은 두말하면 잔소리일 정도로 뛰어나다. 유연성과 근력이 폴댄스의 모든 것이라고 할 정도로 중요한데 강사들은 그 두가지가 놀라울만큼 일반인을 뛰어넘는다. 수강생들도 놀라울만큼 유연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유연성은 노력하면 어느 정도까지는 따라잡을 수 있지만, 타고난 유연성을 자랑하는 사람을 뛰어넘기는 힘들다. 나는 뻣뻣한 유전자를 타고 태어난 데다 어린 시절부터 운동을 너무 싫어해서 체육점수는 늘 꼴지였다. 성장해서도 유일하게 좋아하는 운동이라고는 춤이었다. 댄스는 좋아했지만 그것도 유연하지 못하니 한계가 있었다. 그 후로 늘 뒹굴거리면서 지내다가 폴댄스를 만난 후로 독하게 마음을 먹었다. 폴댄스는 유연성과 근력이 없으면 동작을 제대로 해낼 수가 없는 운동이라는 것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근력은 자신이 좀 있으나 유연성 키우기는 더 힘들다. 나이가 이미 많기 때문에 젊을 때보다 발전이 훨씬 느리다. 하지만 처음 시작했을 때와 비교하면 많이 유연해졌다. 젊었을 때보다도 지금이 더 유연하다.
복근과 기립근, 유연성을 사용해 하는 운동이 폴댄스라서 하고 집에 오면 쓰러져 자기 일쑤였다. 그런데 가끔 컨셉폴을 준비하는 강사들이 있다. 생각지도 못했던 소품을 어떻게든 구해와서 웃음을 터뜨리게 만든다.
위치(마녀) 동작을 위해 마녀 모자를 구해오거나, 파자마 폴을 위해 이불과 잠옷을 준비한다. 교복을 입고 하기도 한다. 자연스럽게 잘 어울리도록 테마에 맞는 동작들을 짜온다.
컨셉폴은 재미있고 오래 기억에 남는다. 그래서 욕심 내서 몇 번씩 동영상을 찍기도 한다. 컨셉폴은 난이도가 높은 동작은 넣지 않는다. 소품이 방해가 되기 때문에 너무 어려운 동작은 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런데 잠옷을 입고 이불을 덮은 채 누워있는 동작은 정말 힘들었다. 한 손과 다리로 자는 척하면서 버티어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