늬들과 맞지 않는 건 내가 낫다는 뜻이지
프로젝트100 하루 한 편 나만의 글 (13)
2021.04.09
마음이 성할 날이 없다.
어제 회사에서 일방적으로 통보를 받았다. 갑자기 날아든 소식에 황당함을 금할 길 없이 하룻밤을 어찌 보냈는지.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억지로 음식을 먹기도 싫고, 물만 계속 마셨다.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주변의 친한 사람들과 연락하며, 당황스러움을 좀 가라앉혔다.
멀리서 보내준 책 한권에 마음이 풀어진다. 그래 나는 참 한번에 되는 게 많지 않았던 사람... 쉽게 얻은 게 하나 없지만 모든 일을 쉽게 대하지는 않는다. 그렇게 여기까지 왔다. 모든 사람이 어떤 일을 한 번에 잘 하지는 못한다. 다만 쉽게 이루지 못하는 어려움을 아는 사람은, 그 일을 잊지 않는다. 그리고 더 깊이 연구하고, 크게 도약하기 위해 노력한다. 나는 그렇게 긴 시간을 버텨왔고, 현재를 만들어왔다.
제멋대로 말로 사람을 꺾으려는 시도를 하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그렇지만 흔들리지 않으려고 한다. 제아무리 너와 내가 '맞지 않는다'는 평을 들을지언정. 그래서 진정 떠나게 될지언정 아쉽지 않다. 맞지 않는다는 말은, 그것밖에 안 되는 너보다 내가 좀 더 낫다는 의미니까. 나는 그게 차라리 좋기도 하다. 사람과 사람이 모여 일을 하고 성과를 만들어내고 함께 성장하는 조직에서, 꾸준한 피드백이나 코칭 과정도 없이, 일방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평을 하는 것은, 참으로 부족한 면을 드러내는 것 아닌가. 나는 오히려 마음이 풀려가고 있다. 여기가 아니어도 나는 내가 도전하고 달려볼 만한 기회를 많이 찾을 수 있다. 좋은 취지의 회사를 만나, 마음 따숩게 일할 곳을 찾았다고 생각했거늘. 이렇게 사람을 하찮게 여기는 곳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나는 내가 일구고 가꾼 나라는 밭에 더 다양하고 많은 일들을 가꿀 것이고, 내가 가꾸는 일들로 나를 더 아름답게 채울 것이다. 용기를 주는 사람들 덕에 나는 작아지지 않고, 지지 않을테다.
오늘을 꼭 기억할거다. 이 기분을.
이 분노와, 도리어 힘이 나는 이 감정을.
오히려 고맙게 생각하는 날이 곧 오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