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아서 버티는 못된 버릇을 발견하는 시간
갑자기 아프기 시작했다
어제부터 오늘 오전까지 아주 그야말로 앓아누웠다. 추웠다가, 열이 났다가, 식은 땀이 났다가 하는 증상을 계속 반복했다. 어제는 금요일이라 재택근무를 썼는데 안 썼으면 큰일났을 정도로 아팠다. 부들부들 떨리고 발가락이 창백할 정도로 몸이 계속 추웠다. 사놓고 쓰지 않았던 전기방석 매트까지 동원했다. 하필 그것에 올라가 엎어져 있었지만.. 너무 올라가 있어서 더운 건가, 했는데 열이 끓기 시작했다. 얼음팩을 머리 위에 올리면 살 것 같을 정도의 열이 끓었다. 타이레놀을 먹고도 두어시간만에 겨우 몸이 식었다, 싶었더니 다시 으슬으슬 했다. 두어번 그 과정이 반복됐다. 모든 열이 꺼질 즈음, 식은 땀이 확 났다. 밤 10시가 되었다. 다시 약 먹을 시간. 늦지 않게 먹어야 한다. 그 와중에 그건 했네.
아프면 하는 행동
일단은 단순하게 해결해 보고 싶어한다. 귀찮은 것도 크겠고, 설마 내가 어디가 크게 아픈 건 아니겠지, 하는 현실 부정도 클 것 같다. 따뜻한 차를 마시고 몸을 따뜻하게 해 본다거나 그런 것들. 열이 나도 얼음팩이 먼저. 생각해보니 그렇다. 얼음팩 올리고 타이레놀도 먹었으면 좋았을텐데. 먹는 약이 있다보니 타이레놀까지 먹어도 되나 싶어서 망설였는데.. 하루가 지나 괜찮아지고 보니, 이게 문제구나 싶었다. 침대에서도 얼음팩과 전기 매트를 그대로 양쪽에 올려두고. 뒹굴면서 참았는데. 참는게 문제구나. 시간이 해결해 준다고 믿는 것을, 엉뚱한 데다 쓰고 있구나. 어려서는 시간이 조금 지나면 몸이 알아서 회복했는데, 그것을 아직도 믿고 있나.. 바보같은 짓이구나. 다니던 병원에 갔더니, 약의 부작용보다는 단순 열감기 같다고 항생제 주사를 맞혀 주셨다. 미열을 간직한 채로 굳이 쉬고있는 친한 동생을 불러냈다. 만나기 전에 약을 먹었는지, 밥을 먹었는지, 병원을 갔는지, 뭐라고 하는지, 질문 폭격을 당하고.
참지 말자
마음 속에는 너무 많은 것을 담아두지 말자며 이런저런 힐링도 하고 다니면서. 막상 몸이 아픈 것은 참는 것이 익숙하다. 참고 참다가 지금 늦게 안 일이 약을 먹게 만들었는데도. 큰 깨달음을 얻었는데도 아직 갈 길이 먼가보다. 좋은 의미에서는 유난스럽지 않다는 뜻이겠지만, 나이들수록 몸 아픈 것은 좀 재빠른 대처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 본다. 덜컥 겁부터 가지고 시간이 흘러 좋아지기를 기다리는 것은, 결코 옳은 방법이 아니야. 참지 말고 현명하게 대처를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