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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e M K Jeong Feb 22. 2020

인간 생명에 대한 바이러스의 교훈

개발협력 연구자의 관점

개발협력의 기본 원칙은 ‘인간 생명은 모든 것의 중심이다’ 즉 인간의 생명 앞에는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종교적, 종족, 남녀노소에 대한 이해관계와 차별이 없어야 한다.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인간의 생명에 치명적이라는 사실이 증명되고 있음에도 (1) 인간의 생명을 단보로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그리고 종교적 이해관계를 고려하는 사람들과 (2) 거울에 금이 가듯 부서진 마음으로 위약하게 무너져 내리는 사람들이 있다. 도대체 왜? 언제부터 ‘생명에 대한 가치의 중심이동이 일어났을까?’ 도덕과 윤리는 물론 신앙심마저도 집단의 이해관계에 오염되어 ‘인간 생명을 우습게 보는’ 상황 앞에서 우리는 어찌해야 하나?

[정확히 2011년 어느 날 유명대학 연구소에 초대되어 개발협력에 대해 발표한 적이 있고, 발표 끝에 ‘바이러스의 사회화, 질병의 사회화’라는 용어를 쓰면서 앞으로 이 분야에 연구가 필요하다고 피력하다가 이름만 대면 알만한 교수들에게 비웃음을 당했다. 하기야 별 볼일 없는 연구교수가 개별협력만 이야기하면 됐지... 또 그해쯤에 ‘대학의 국제화 전략의 실패’라는 논문을 썼다가 논문은 발표되지 못하고, 선배 교수님들께 야단만 맞았다. “너는 망해도 대학은 망하지 않는다.” 딱 10년 전의 일이다. 그저 손톱의 때 정도밖에 안 되는 연구교수가 무슨 기준으로 겁 없이 말을 하고 발표될 수 없는 글을 썼을까? 그저 배우고 익힌 대로.. 하하하]

나의 강의와 연구와 모든 글의 중심은 “인간 생명이고, 인간의 생명은 무조건 살리고 봐야 한다"가 개발 협력 현장에서 내 생명을 단보로 실험하여 뼛속까지 익힌 원칙이다. 그래서 (1) 연구자의 양심은 견(犬) 무시당해도 근거를 가지고 말하는 것이 책임이고, (2) 알아들을지 말지는 듣고 보는 사람의 책임이다. 누구든 인간의 생명이 우선된다는 기준을 두면 이해관계는 없어야 하고, 근거 있는 주장은 무시해서는 안된다. 비록 그것이 하찮아 보여도..  

인간 생명을 현장에서 책임지고 치료하시는 의사 선생님들의 권유가 무시되고, 신앙의 가면을 쓰고 사람들을 위협하는 행동이 난무하며, 쓰러져가는 생명을 보면서 정치적, 사회적, 종교적 이해관계를 계산하고 있는 사람들... 언제부터, 누구에 의해서 이런 세상이 되었을까? 그 중심에 내가 있지는 않는지? 바이러스에게 위약한 피해자가 되지 말고, 골방에 들어가 다시금 삶을 생각해 보는 좋은 기회로 삼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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