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ue M K Jeong May 22. 2020

개발협력과 재난 그리고 기금

약속과 양심

이전의 글에서 “개발협력”은 비록 가난하지 않더라도 모든 사람에게 필요하다고 했다.

그리고 특별히 재난으로 인한 빈곤과 어려움에 대해 공동으로 대처하고자 개발협력은 국경을 넘는다. 국가와 국가 간에, 민간(시민)과 민간 간에, 혹은 국가와 민간 간에... 여러 국가, 기관, 단체, 개인이 협력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하나의 목표가 있어야 하고, 그 목표 하에 각자의 다양성을 한보씩 양보를 하게 된다. 오로지 “인간의 회복”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각 주체의 특성을 강조하지 않기로 약속하는 것. (i) 비정치: 정치에 종속되지 않고, (ii) 비종족: 종족을 차별하지 않고, (iii) 평등: 남녀노소 차별하지 않고, (iv) 비종교: 종교를 차별하지 않고, (v) 빈부를 차별하지 않고... 인간/인간성을 살리는 것만 목적한다는 약속이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고 특별한 제재나 처벌은 하지 않는다. 오직 참여하는 각 개인의 양심과 철학에 맡기는 것뿐이다. 그래서 지키지 못할 약속이면 처음부터 하지 않은 것이 더 옳다.

개발협력 기금은 누구의 돈이라고 규정되어 있지 않지만, 누군가가 “인간회복”을 위해 선의의 목적으로 기부했다면, 그 순간 개인 소유의 물질이 아니고, 하늘 소유의 물질이 된다. 그런데 “눈먼 돈”이라고 너도 나도 먹으려고 한다면, 인간이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도덕과 양심(보는 사람이 없어도 지켜야 하는 인간 본연의 자세)을 버린 것과 같다. 자신의 양심을 파는 행위가 사회 전반에 만연한 국가는 퇴보/저발전 국가로 향하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나는 빈곤 국가들의 특징이 그러함을 보고 경험했다. 또 물질과 양심을 바꾼 사람들도 많이 겪었다. 그 속에서 내 양심과 철학을 지키는 것은 쉽지 않았고, 심지어 견디기 어려워 “화병 치료”를 받은 적도 있다.

나는 매일 나를 돌아보며 ‘내 삶의 나태에 대해’ ‘절제와 절약에 대해’ 그리고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양심”에 대해 고뇌한다. 한 줌의 흙으로 돌아갈 때 “양심”한 줌 이 땅에 남겨주면 다음 세대가 행복해지지 않을까?

작가의 이전글 개발협력과 재난(3-1)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