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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e M K Jeong Jun 24. 2020

자가격리와 우울증

우울증 견디기

1. 자가격리 14일의 하루하루

시설에 격리되든 집에 격리되든 혼자서 격리되면  건강한 사람도 우울증이 찾아온다. 고비는 격리 후 4~5일 그리고 7~8일 차이다. 처음 3일은 검사받고 결과를 기다리고, 이래저래 지쳐 먹고 자고 휴식을 함으로 심리적 안정. 그러다가 4일 차부터 서서히 불안감이 밀려오면서 다음과 같은 증세가 나타난다.

(1) 짜증 나고 답답하다 (2) 원망스럽고 미칠 것 같다 (3) 인생이 한심스럽고, 소리 지르고 싶다 (4) 불안하고 걱정스러우며 숨쉬기 어렵다 (5) 먹고 싶지 않다 혹은 먹고 싶다, (6) 뛰쳐나가고 싶다, (7) 무기력 해진다, (8) 잠이 오지 않는다, (9) 포기하고 싶다.. 등등  아침과 저녁의 심리적 온도가 극과 극을 달린다. 그렇게 자신과 싸우다 하루가 가고 새로운 날이 오면 불안감과 걱정으로 하루가 시작된다(물론 사람마다 각각 다른 증상과 정도의 차이가 있다).


2. 견디기

하루 3번 체온을 자가격리 앱에 입력해야 한다. 알람을 설정해 놓고 하루를 3조각으로 나눈다. 1번째 조각에 해야 할 일, 2번째 조각에서 할 일 그리고 3번째 조각에서 할 일을 정한다. 나는 집에서 격리했기에 (1) 집안 정리(청소, 옷, 책 정리...), (2) 독서, 그림 그리기, 일하기 (3) 인터넷, 영화 및 드라마 등등.. 그리고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서 (4) 운동을 한다. 집안이나 시설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은 제자리 걷기, 요가, 스트레칭 등등이 있고 유튜브 채널에서 찾을 수 있다. (5) 가족/지인들과 통화하기.. 하루에 20분~1시간 정도 누군가와 대화를 한다. 특히 본인의 우울감과 불안함을 대화중에 노출시키는 것이 좋다. 혹은 담당기관이나 시설에서 제공하는  심리상담사를 찾아 불안함을 호소하게 되면 어느 정도 심리적 온도를 조절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6) 긍정적으로 생각하기(흔한 이야기이지만, 실제 적용하기 쉽지 않기에 분석이 필요하다).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우리에게 온 것은 당신의 잘못도, 나의 잘못도, 국가의 잘못도 아니다. 또한 우리가 예측하거나 대응할 수 있는 충분한 방법이 있음에도 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 지금 전 세계가 최선을 다하여 대응방법을 찾고 있는 과정에 있으며, 우리는  현장에 서 있는 것뿐이다. 역사적 현장에 존재한다는 것은 외롭고 힘겨운 싸움이기도 하고, 또 어찌 보면 우리는 변화하는 사회에 적응하기 위한 훈련을 다른 사람보다 먼저 받는다고 생각할 수 있다.

정리를 하자면, 격리 생활은 누구에게나 힘겹고 외로운 시간이다. 스스로 선택한 격리든 아니든 간에 우리는 나와 다른 사람을 배려하기 위한 선택을 했고, 그래서 견디어야 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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