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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e M K Jeong Nov 09. 2020

진실로 가난이란 것은?

[에세이 1] 작은 생각들을 모음

응급실에 실려오는 환자들은 정확히 자기가 어디가 아파서 왔는지 모른다. 그냥 아프다. 얼마나 아픈지 표현을 할 수 있으면 그래도 살아있다는 것이다.
너무 아파서 의식이 혼미한 사람은 어디가 아픈지, 왜 아픈지 말로 표현을 할 수 없다. 더 진행되어 의식을 잃게 되면 아프다는 인지 능력 자체를 상실한다.


오래 동안 굶주린 사람은 자기가 얼마나 배고픈지를 말로 표현하지 못한다. 또 다른 사람이 알아주기를 바라지도 않고, 진정 아무 바램이 없는 마치 허공에 둥둥 떠 있는 느낌같이 의지가 없어진다.
물 한 모금의 달콤함, 쌀 한 톨의 소중함..

그것은 적어도 1주일 이상을 아무것도 먹어보지 못한 사람만이 느끼는 소중함이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 구걸 조차도 할 수 없는 상태가 진실로 가난한 것이다.
그렇게 아사 직전까지, 생명이 없어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개입하는 것이 옳은 것일까?
어느 시점에 어떻게 개입해야 생명을 구하고, 사회적 역할을 하고, 사회에 환원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을까? 이것이 바로 우리가 고민하는 것들이다.

아직 아우성을 칠 수 있을 때는 아직 살아있고,  그때 그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마지막 아우성이 끝나면 침묵이 오고, 그 침묵이 오래되면 "존재"에 문제, "생명"의 문제로 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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