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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e M K Jeong Feb 02. 2021

3번째 자가 격리 경험

지난 9개월 동안 우리나라에서 3번의 자가격리를 경험했다.     

무엇이든 3번을 해 보면 요령이 생기지 않을까? 자가격리 3번은 요령이 생기지 않는다. 3번 모두 유사한 증세가 나타났다. 특히 심리적, 신체적으로 동일한 현상은 다음과 같다. 

(1) 4~5일 차에 심각한 수준의 분노와 우울증, 무력감, 편두통 등등 

(2) 7~8일 차 가슴이 답답해지고, 호흡이 짧아지는 증세(잔 호흡), 두통, 수면량의 급증 등등..    


3번째 자가격리를 위해 2번의 경험을 바탕으로 준비를 해 봤다. 우선 집안에서 할 수 있는 운동(스트레칭, 요가 등등)을 자가격리 1개월 전부터 연습했다. 또한 읽거나 써야 할 글들의 목록과 관련 자료를 찾아서 준비했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기 위해 하루를 3개 부분으로 나누어 실천해야 할 일들을 정하기도 했다.

준비와 계획은 격리 4~5일 차 심리적 변화가 오는 것을 막지는 못했다. 우울감에 빠져서 있다가 운동으로 다시 일어나고, 독서로 다시 자신을 끌어올렸다.

운동과 독서는 그래도 꾸준히 하려고 애를 썼으나, 격리 7~8일 차에 서서히 무너져 내렸고, 호흡이 짧아지고, 힘들어지기 시작한 10일 차 이후에는 나 자신을 다스리고 긴 호흡을 하기 위해 노력했다. 

수면량의 급격한 증가나 두통 증세로 인해 운동도 힘들어지고, 독서나 연구도 어려워서 영화와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영화와 드라마를 미친 듯이 보고 나니 3일이 지났고, 격리 만13일 차 해제 전 검사를 받기 위해 보건소를 향하면서 오랜만에 짧은 외출을 했다. 보건소행 외출이지만 낯설었고, 추운 날이었음에도 잠시 걷고 돌아오니 두통이 사라지고 몸이 서서히 편안해 짐을 느꼈다. 

만14일차 해제되고 정식으로 외출을 했다. 날씨는 추웠고 미세먼지가 보통 수준이긴 했으나, 햇살이 좋아서 걷기를 했다. 걷고, 먼 산, 먼 하늘을 바라보면서 운동을 했다. 


결론적으로 코로나 19, 그리고 앞으로 무엇이 어찌 나올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하에서, 우리나라에서 실행하고 있는 자가격리 방식은 어느 정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어쩔 수 없이 반복적으로 자가격리를 해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건강해도 질병이 발생할 수 있거나, 심약한 경우 불행한 일이 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듯하다.  


나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외국의 어느 나라처럼 자가 격리 기간이나 수칙을 개선하여 건강한 자가격리가 되도록 하는 것이 어떨까? 누군가 고민하고 있겠지만... 개선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자가격리 수칙을 스스로 잘 지켜낼 수 있는 시민의식이다. 강제로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스스로 지켜야 할 시민의식에 한계가 있다는 말인데.... 대한민국의 시민의식 수준이 강제인가? 슬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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