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기업의 생존 전략

의사결정 시스템을 재설계하라

by Yameh

안녕하세요.

최근 팔란티어 시스템의 주가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는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팔란티어가 어떤 솔루션이길래 이렇게 미국의 핵심 부처들이 앞다투어 도입을 하는지 그리고 그 사례가 향후 우리 기업들의 생존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해 생각하다 기업의 의사 결정과 관련해 짧은 글을 끄적여 보았습니다. 기업의 의사 결정 시스템에 AI가 도입됨에 따라 변화될 양상, 조직의 변화 양상, 리더에게 요구되는 역량의 관점에서 정리해 보았습니다.


전례 없는 불확실성과 초경쟁(Hyper-competition)의 시대, 기업의 생존은 의사결정의 속도와 질에 의해 좌우된다. 시장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공급망은 예측 불가능하게 흔들린다. 이런 환경에서 과거의 데이터에 의존한 분기별 보고서나, 부서별로 최적화된 단편적 의사결정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한 번의 판단 착오, 한순간의 대응 지연이 곧바로 기업의 이익 감소와 시장 경쟁력 상실로 이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결국, 모든 기업은 "어떻게 남들보다 더 빠르고 정확하게 복잡한 문제의 해답을 찾아 실행할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직면한다. 이는 단순한 AI 도입의 문제가 아니라, 이익을 창출하고 지속 가능성을 확보해야 하는 기업 생존의 문제다. 이러한 절박함 속에서, 기업의 모든 데이터를 살아있는 유기체처럼 연결하고 시뮬레이션하여 최적의 길을 찾아내는 팔란티어형 비즈니스 플랫폼이 강력한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핵심 기반: 온톨로지, 기업의 '디지털 중추신경계'

이 새로운 운영체계의 심장은 단순히 데이터를 한데 모아 보여주는 것을 넘어, 기업의 모든 자산, 프로세스, 암묵적 지식까지 연결하여 살아 움직이는 '디지털 중추신경계'를 구축하는 데 있다. 그 기반이 바로 온톨로지(Ontology)다.

온톨로지는 생산, 영업, 재무 등 각기 다른 언어로 말하던 데이터를 하나의 통일된 의미 구조로 엮어, 데이터와 그 관계의 '맥락'을 AI가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든다. 전통적인 BI나 데이터 웨어하우스가 정적인 데이터를 '보여주는' 데 그쳤다면, 온톨로지는 살아있는 비즈니스 그 자체를 '이해하는' 구조를 만든다.


작동 방식: 비즈니스를 위한 '비행 시뮬레이터'

이렇게 구축된 디지털 신경망 위에서 AI와 시뮬레이션 엔진은 마치 '비즈니스를 위한 비행 시뮬레이터'처럼 작동한다. 단순히 '수요 예측'을 넘어, "특정 원자재 가격이 20% 상승하고 경쟁사가 동남아 시장에 10% 가격 인하 프로모션을 시작했을 때, 우리 회사의 3분기 예상 이익과 최적의 대응 전략은 무엇인가?"와 같은 복합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수 분 내에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

이때 사용되는 AI는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포함한 다양한 모델들의 조합이다. LLM은 자연어 질의응답, 시나리오 생성 등 사람과 시스템을 잇는 직관적인 인터페이스 역할을 하지만, 실제 최적화와 예측은 전통적인 머신러닝(ML), 딥러닝(DL), 강화학습(RL) 모델이 온톨로지 위에서 함께 수행한다. 핵심은 AI가 비즈니스 '맥락'을 온전히 이해하고 실행 가능한 결과를 도출하는 것이다.


성공을 위한 전제 조건: 기술과 조직의 동시 혁신

이러한 혁신적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기술적, 조직적 준비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기술적 준비사항은 이전보다 훨씬 더 정교하고 다층적인 역량을 요구한다.

- 전사 데이터 거버넌스 및 품질 관리: 온톨로지는 '깨끗한 피'를 필요로 한다. 부정확하거나 단절된 데이터는 잘못된 의사결정으로 직결되므로, 데이터 품질을 보증하는 강력한 거버넌스는 필수 전제다.

- 표준화된 데이터·프로세스 사전(Dictionary): ERP, MES, CRM 등 다양한 시스템이 동일한 개념(예: 고객, 제품, 주문)을 다르게 정의하는 문제를 해소해야 온톨로지가 비로소 의미를 가질 수 있다. - 실시간 데이터 스트리밍 및 API 기반 연동: 정적인 데이터 웨어하우스(DW)가 아니라, 변화하는 현실을 즉시 신경망에 전달할 수 있는 데이터 파이프라인(Data Pipeline)이 필수적이다. - 시뮬레이션 및 디지털 트윈 엔진: 변화의 영향을 미리 예측하고 결과를 검증할 수 있는 가상 환경은 의사결정의 실패 비용을 극적으로 줄여준다. - AI 모델 운영 환경(MLOps) 및 LLM Ops: AI는 한 번 구축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개선·확장해야 하는 살아있는 시스템이다. 특히 기업 내부 LLM을 안전하게 운영하고, 도메인 특화 데이터로 미세조정(Fine-tuning)하며, 환각(Hallucination) 현상을 제어하는 LLM Ops 역량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이는 단순한 AI 활용을 넘어, AI를 직접 '관리'하는 단계로의 진입을 의미한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조직의 변화다.

데이터와 AI 기반의 신속한 의사결정은 전통적인 '보고·승인' 중심의 위계 문화를 약화시키고, 현장 실무 레벨의 자율성을 강화한다. 부서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가치사슬 전체를 단일 관점에서 관리하는 '크로스 펑셔널(Cross-functional)' 팀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무엇보다 이 시스템은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 의사결정자를 '증강(Augment)'시키는 도구임을 이해해야 한다. AI가 데이터 분석과 시나리오 제시에 걸리는 시간을 극적으로 단축해 주면, 리더는 그 결과를 바탕으로 더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판단에 집중할 수 있다.


새로운 시대, 리더에게 요구되는 역량

이러한 환경의 변화는 리더의 역할 또한 근본적으로 재정의한다. 과거의 리더가 경험과 직관에 기반한 '지휘관'이었다면, 새로운 시대의 리더는 시스템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오케스트라 지휘자'와 같아야 한다. 따라서 리더에게는 다음과 같은 핵심 역량이 요구된다.- '질문 설계자'로서의 통찰력: AI는 주어진 질문에 답할 뿐, 어떤 질문을 해야 하는지는 알려주지 않는다. 리더는 비즈니스의 본질을 꿰뚫고, 기업의 생존과 성장에 가장 중요한 핵심 질문을 정의하고 설계할 수 있어야 한다. "매출을 어떻게 10% 올릴까?"가 아닌, "고객 이탈률을 5% 낮추면서 동시에 공급망 비용을 7% 절감할 수 있는 최적의 제품 포트폴리오는 무엇인가?"와 같은 다차원적이고 가치 있는 질문을 던지는 능력이다.- 전인적(Holistic) 관점과 시스템적 사고: 플랫폼이 부서 간의 벽을 허물어 데이터를 통합하는 것처럼, 리더의 사고 역시 부서 이기주의를 넘어서야 한다. 마케팅의 결정이 재고에, 생산의 결정이 고객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을 시스템 전체 관점에서 이해하고, 부분 최적화가 아닌 전체 최적화를 추구하는 시야가 필수적이다. - 데이터를 넘어서는 최종 판단력: AI는 수많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적의 해답'을 제안하지만, 그 결정이 가져올 정성적 가치, 윤리적 문제, 조직 문화에 미칠 파장까지 고려하지는 못한다. 리더는 AI의 제안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데이터가 보여주지 못하는 영역에 대해 최종적인 책임을 지고 판단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일하는 방식의 진화와 인력 구조의 재편

이러한 변화는 리더뿐만 아니라 기업의 모든 구성원에게 영향을 미친다. 플랫폼의 도입은 일하는 방식과 요구되는 역량, 나아가 인력 구조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꾸게 될 것이다.


1. '데이터 수집가'에서 '가치 창출가'로: 업무의 변화

과거 직원들의 업무 중 상당 부분은 흩어진 데이터를 찾고, 취합하고, 보고서를 만드는 데 소요되었다. 하지만 이제 플랫폼이 이 역할을 대신한다. 직원들은 단순 반복적인 데이터 노동에서 해방되어, AI가 제공한 분석 결과와 시나리오를 해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실제적인 문제 해결과 전략 실행에 집중하게 된다.

- 업무의 중심 이동: 엑셀 작업과 보고서 작성이 아니라, AI와의 대화(자연어 질의), 시나리오 기반의 토론, 그리고 현장에서의 신속한 실행이 업무의 중심이 된다.

- 역량의 변화: 정해진 절차를 따르는 능력보다 AI의 제안을 비판적으로 사고하고, 부서 간의 경계를 넘어 협업하며, 창의적인 해결책을 찾는 '소프트 스킬'의 가치가 급상승한다.


2. 인력의 규모와 구조: '대체'가 아닌 '재편'

많은 이들이 AI가 일자리를 없앨 것이라 우려하지만, 실제 변화는 단순한 인력 감축보다 '인력 구조의 재편'에 가깝게 나타날 것이다.

- 단순 분석/관리 직무의 감소: 데이터 취합, 재고 관리, 성과 분석 등 예측 가능하고 반복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직무는 점차 자동화되어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

- 새로운 전문 직무의 부상: 온톨로지를 설계하고 관리하는 '온톨로지 엔지니어', AI와 현업의 소통을 돕는 'AI 트레이너', 시스템을 활용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하는 '비즈니스 전략가' 등 과거에는 없던 새로운 역할이 중요해진다.

- 총 인력 규모의 변화: 기업의 전략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일부 기업은 효율성 극대화를 통해 인력을 줄일 수도 있지만, 많은 기업은 AI를 통해 확보한 생산성을 새로운 시장 개척, 신제품 개발 등 성장을 위한 영역에 재투자하며 총고용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늘릴 수도 있다. 핵심은 대규모 실직이 아니라 대규모 직무 전환(Reskilling & Upskilling)이 시대의 과제가 된다는 점이다.


현실적 도전과제와 나아갈 길

물론 이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다. 막대한 초기 투자 비용과 ROI(투자수익률) 증명의 어려움, 데이터 통합 과정에서 불거지는 부서 간 주도권 다툼, AI 모델의 편향성 및 통제 문제 등은 분명한 장벽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플랫폼으로의 전환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점점 필수화될 것이다. 개별 부서의 최적화를 넘어 전체 시스템의 최적화를 추구하고, 데이터 기반의 자율적 의사결정을 수용하는 리더십을 갖추며, 이를 뒷받침할 기술적 토대를 마련하는 기업만이 AI가 가져올 거대한 파도 속에서 생존하고 시장을 주도하게 될 것이다. 이는 비단 팔란티어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모든 기업이 맞이할 미래의 모습이다.



온톨로지 이상의 다른 방법론이 나올 경우, 미래의 기업 의사결정 시스템의 모습은 다른 양상으로 바뀔 수도 있습니다. 다만, 현재 AI와 결합하여 가장 성과를 거두고 있는 모델이 온톨로지 기반의 의사결정 시스템이라 생각하여 위와 같은 미래형 의사 결정 시스템에 대해 한 번 정리해 보았습니다.

AI와 결합된 기업의 의사결정 시스템과 이에 따른 조직의 변화 및 과제들을 이해하는데 조금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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