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AWS였나?
안녕하세요.
지난 화에서 우리는 클라우드 전환의 이론적 준비를 마치고, '야누스'라는 가상의 기업이 마주한 선택의 기로를 예고했습니다. 이제 그 이론이 현실과 만나는 시간입니다. 앞으로 두 편에 걸쳐, 우리는 가상의 매트리스 제조사 '야누스'가 각기 다른 클라우드를 선택했을 때 어떤 여정을 겪게 되는지, 그 평행 우주 시나리오를 탐험하게 됩니다.
이번 화에서는 야누스의 첫 번째 여정, 바로 AWS(Amazon Web Services)를 선택한 이야기에 집중해 보겠습니다.
야누스가 클라우드 전환을 결정했을 때, 최종 후보는 AWS와 Azure였습니다. 야누스의 CoE(Cloud Center of Excellence)는 단순히 기능이나 가격만 비교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의 비즈니스 목표와 기술적 방향성에 부합하는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끝에 AWS를 선택했습니다.
그 결정의 배경에는 두 가지 핵심적인 비즈니스 목표가 있었습니다:
'글로벌 전자상거래 대응력 확보'와 '트래픽 확장성 강화'. 이 목표 아래, AWS는 다음과 같은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 글로벌 리전 커버리지: 야누스의 글로벌 커머스 확장 전략을 뒷받침할 광범위한 글로벌 리전 분포를 갖추고 있었습니다.
- MS 워크로드 호환성: 기존 온프레미스 환경의 Windows Server, MSSQL 기반 시스템을 BYOL(Bring Your Own License) 방식으로 이전할 수 있어 초기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습니다.
- 확장성과 파트너 생태계: S3, Auto Scaling 등 기본 서비스 구성이 유연하고 , MSP, ISV 중심의 강력한 글로벌 파트너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 구체적인 비용 시뮬레이션: 프로젝트 초기부터 AWS는 클라우드 예상 비용 시뮬레이션을 지원했습니다. 이를 통해 야누스는 Rehost 대상 시스템, Replatform 대상 DB 등을 포함하여 월 약 4,700만 원 수준의 예상 비용을 미리 파악하고 계획을 수립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AWS Direct Connect를 통해 글로벌 리전과 안정적인 네트워크 연결 구조를 설계할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한 고려사항이었습니다.
CSP라는 큰 항로를 결정한 야누스는, 이제 그 길을 함께 헤쳐나갈 배의 선원, 즉 MSP(Managed Service Provider) 선정에 착수했습니다. 야누스는 MSP를 단순한 기술 용역 업체가 아니라, 클라우드 여정 전체를 함께 설계하고 책임질 ‘전략적 파트너’로 정의했습니다. 따라서 견적서의 숫자 너머에 있는 진짜 역량을 검증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다각도의 평가 기준을 세웠습니다.
- 유사 경험과 산업이해도: 우리와 비슷한 규모의, 비슷한 산업의 기업을 성공적으로 전환시킨 경험이 있는가? 이는 단순히 레퍼런스의 개수를 묻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산업이 가진 고유의 문제(규제, 데이터 특성, 업무 프로세스 등)를 이미 이해하고 있어 시행착오를 줄여줄 수 있는 파트너인지를 확인하는 과정입니다.
- 검증된 자체 방법론: 클라우드 전환과 운영을 위한 자신들만의 표준화된 방법론(Methodology)을 보유하고 있는가? 주먹구구식으로 프로젝트마다 다르게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검증된 절차에 따라 일정, 품질, 리스크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조직인지를 판단하는 중요한 척도입니다.
- 고도화된 기술 역량(자동화, FinOps): 단순히 인프라를 운영하는 것을 넘어, 운영 자동화, 비용 최적화(FinOps), 통합 관리 플랫폼(CMP) 등 클라우드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고도화된 역량을 갖추고 있는가? 이는 MSP가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의 기술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게 해 줍니다.
- 글로벌 지원 역량: 야누스의 목표는 글로벌 시장이었습니다. 따라서 해외 리전 운영 경험, 글로벌 서비스 지원 체계, 다국어 지원이 가능한 인력 보유 여부 등은 필수적인 검토 항목이었습니다.
- 커뮤니케이션 역량과 태도: 기술력은 상향 평준화되었지만, 파트너의 진짜 역량은 위기 상황에서의 태도와 소통 방식에서 드러납니다. 야누스는 이를 검증하기 위해 독특한 '시추에이션 테스트'를 실시했습니다.
“마이그레이션 일정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졌을 때, 고객에게 어떻게 상황을 보고하고 신뢰를 유지하시겠습니까?”
이런 즉석 대응 요구를 통해 MSP의 태도, 설명력, 책임성 등을 평가했습니다. 기술은 따라잡을 수 있어도, 책임감 있는 태도는 따라잡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꼼꼼한 검증 과정을 통해, 야누스는 기술력과 더불어 유연하고 설득력 있는 대응력을 보여준 국내 중견 MSP 'Z사'를 최종 파트너로 선정했습니다.
선정이 끝난 후, 야누스의 CIO 안영직 상무는 파트너사 전체에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파트너사 여러분은 이 작업의 외주 인력이 아니라, 우리의 전략적 동반자입니다. CoE 팀은 프로젝트의 주체로서 MSP와 CSP를 리딩하십시오. 우리가 이끌고, 여러분이 함께 만들어주십시오.”
야누스는 파트너 선정이 끝난 후, 실제 마이그레이션 착수 전 초기 전략을 재검토하는 작업을 수행했습니다. 이 과정은 초기 계획과 현실의 차이를 줄이고, 안정적인 실행을 위한 정합성을 확보하는 과정이었습니다.
이 과정은 외부 전문 컨설팅사 'A사'와의 협업을 통해 진행되었습니다. A사는 야누스 CoE의 판단을 돕는 '촉진자(facilitator)'와 '질문자(questioner)'의 역할을 수행하며, 다음과 같은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수립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 시스템별 6R 전략 재조정: 초기 계획을 수정하여, CRM 시스템은 Rehost에서 Replatform으로 변경하고, ERP는 온프레미스에 유지하기로 최종 결정했습니다.
- 마이그레이션 웨이브 구체화: 전체 이전을 총 세 개의 웨이브(Wave)로 구분하여, 리스크 분산과 조직의 학습을 동시에 추구하는 전략을 세웠습니다.
- 아키텍처 및 데이터 검증: 설계된 아키텍처가 실제 구현 가능한지, 데이터 정합성을 어떻게 검증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했습니다.
이처럼 야누스는 AWS라는 길을 선택하고, 그 길을 함께 걸어갈 든든한 동반자를 신중하게 선택했으며, 출발 직전까지 계획을 다듬는 치밀함을 보여주었습니다.
이제 모든 선택과 준비가 끝났습니다. 다음 화에서는 야누스가 이 완벽한 계획을 가지고 실제 마이그레이션을 실행하면서 어떤 현실의 벽에 부딪히게 되는지, 그 생생한 실행의 과정을 따라가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