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먹덧

[12주] 남편 중간 평가 기간

by 제이선

아내의 먹덧이 시작되었다. 입덧의 스테디셀러인 하우스 딸기부터 골드키위, 귤 등의 과일은 이미 각오했다. 비빔면, 냉면, 봉골레 파스타, 열무국수, 동치미국수, 토마토 라면 따위의 면 요리와 마늘 떡볶이, 순대 간 같은 분식류까지 섭렵하며 입이 짧던 내 아내(아이)는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다행인 것은 메슥거림과 소화 불량, 어지러움증을 동반하기는 하지만 아직 토를 하지는 않는다는 것. 그리고 후각이 굉장히 민감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내 냄새는 기피 대상이 아니라는 것에 신께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 다만 아내를 먹이다 보니 나도 임산부의 배가 되어 가는 통에 가끔 아내가 내 배를 두드리며 딸인지 아들인지 물어보곤 한다. 뿐만 아니라 새벽에 깨서 화장실을 들락거리거나 어지러움증이 많아지는 등 나는 정말 임산부의 증세를 그대로 따라 하고 있다!


아이는 이제 젤리곰 상태를 벗어나 관절이 생겼고(나와는 달리 콧대도 선명하다!), 눈썹이 생기고 있다고 한다. 아직 성별도 모르는데 눈썹이 먼저 생긴다니 신기하다. 결국 눈썹은 남녀 구분 없이 유니섹스인 것인가. 아내는 원래 궁금한 것을 못 참는 성격이다. 그래서 그녀는 가끔씩 통통이의 성별이 궁금하여 온몸을 비틀며 괴로워하기도 한다. 아직 한 달은 기다려야 성별을 알 수 있다는데 그녀가 얼마나 괴로울지 이미 연애 기간을 거쳐 잘 아는 터라 나는 철없이 고소하였다. 그러나 허리가 아파 끙끙댈 때면 그렇게 미안하고 안쓰러울 수가 없다. 이 작고 여린 여인이 한 아이의 엄마가 된다는 사실이 아직도 실감이 나질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아이보다 아이 엄마를 더 가열차게 먹여서 살 찌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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