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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son Han Sep 07. 2020

팔로워십이 리더십을 완성한다.

스토브리그에서 배우는 조직과 리더십 (5/6)

스토브리그에선 백승수 단장만큼이나 인상적인 인물이 있다. 바로 이세영 운영팀장이다. 팔로워십(followership)의 모범을 보여준다. 팔로워십이란 리더와 조화를 이루며 자기 주도적으로 일을 수행하는 팔로워의 태도와 능력이다. 일단 그녀는 사심이 없다. 드림즈에 대한 애정 하나로 일한다. 거의 실세와 같은 위치이지만 자신이 지켜야할 선을 넘지 않는다. 그리고 백단장의 리더십이 이해가지 않거나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일단 수용하고 따르고 본다. 그렇다고 무조건적으로 복종하진 않는다. 자기 주장이 확실하고 직언을 서슴지 않는다. 하지만, 결정난 사항에 대해선 군말없이 따른다. 리더가 꿈꾸는 조력자의 모습이다. 이쯤에서 이세영 팀장의 어록도 한번 보자.


단장님이 늘 우승이라는 목표를 이야기 하실 때 전 그 패기가 좋았지만 우승이 아니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는 그 극단적인 생각에는 절대 동의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단장님에게 신뢰를 갖게 된 이유는 단장님의 우승 경력 때문이 아니에요. 단장님이 와서 보여 준 책임감 있는 모습 때문이었죠.
지랄하네 선은 니가 넘었어! (백단장과의 연봉협상 중에 무례하게 술을 뿌린 서영주 포수에게)
근데 서영주씨는 동료의식이 있어요? 구단운영의 수장인 단장을 이리저리 불러내고 또 술뿌리고!



이팀장: 이번에도 단장님이 맞았어요. 야구단 들어오려고 기록원부터 시작해서 악착같이 일했는데도, 야구 모른다던 단장님한테는...

백단장: 그만요. 왜 그런 말을 하는 겁니까? 피곤하긴 해도 팀장님 같은 사람 꼭 필요합니다. 팀장님이 반대를 하면 제가 한번 더 생각을 하죠.

이팀장: 생각 한 번도 바뀌신 적 없잖아요.

백단장: 한 번 더 생각을 하고, 제 생각에 확신을 갖죠. 팀장님 말이 맞을 때도 있을 거구요. 허진욱 씨도 잘할 겁니다.


11화에서 백단장이 이세영 팀장의 가치를 인정하는 대사다. 사실, 이팀장 같은 모범적인 팔로워가 없었다면 백단장의 개혁과 실행이 결실을 맺었을까? 백단장이 방향 잡고 결정하면 구단 구성원을 설득하고 실행하는 것은 이팀장의 몫이었다. 특히, 백단장의 까칠하고 냉정한 성격을 이팀장의 활달하고 친화적인 성격으로 보완해 주는 역할을 한다. 백단장의 리더십은 이팀장의 팔로워십으로 완성된 것이다. (이세영 팀장의 팔로워십은 박효정 코치의 블로그 참조)


리더는 외로운 자리다. JYP 박진영 대표가 소속사 출신 유빈 대표에게 한 조언에서 리더의 무게를 느낄 수 있다. 

회사를 한다는건 모든 사람이 너한테 서운해 하는거야

그래서 리더십은 리더 혼자 완성할 수 있는게 아니다. 리더와 뜻을 같이 하고 리더가 성공할 수 있도록 함께 달려 주는 조력자들이 필요하다. 공동창업자나 경영진이 그런 조력자 역할을 할 수 있지만 그들이 모두 팔로워십을 가진건 아니다. 바람직한 팔로워십을 가진 리더 그룹을 구축하는 것은 리더의 몫이다. 그리고 팔로워십이 조직 전반으로 퍼져서 리더 중심으로 하나가 될 때 가장 이상적인 조직의 모습이 나온다.


스토브리그는 구단 구성원이 하나되어 리더와 구단을 지키는 아름다운 팔로워십을 그리고 있다. 9화에서 구단주는 채용 비리를 핑계로 눈에 가시였던 단장을 자진 사퇴하게 한다. 하지만 이세영 팀장을 중심으로 프론트 멤버들이 뭉쳐서 채용 비리 해명 기자회견을 하고 병역 회피 논란이 되었던 길창준 선수는 시즌 마무리하고 입대하겠다고 인터뷰한다. 이로써 전세가 역전되고 여론에 민감할 수 밖에 없던 구단주는 다시 백단장을 복귀시킨다. 과연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을까 싶긴한데, 감동적인 순간이었다. 


최종화로 가면서 구단을 해체하기로 결정한 구단주에 맞서 백단장 중심으로 구단 구성원이 한마음으로 합심하여 구단 해체를 막고 다른 기업에 매각하는 쾌거를 이뤄낸다. 위기의 상황에서 조직 전체로 팔로워십이 퍼져 조직이 하나되는 훈훈한 모습을 그려낸다. 이때 무기력하기만 하던 홍보팀장, 마케팅팀장 등 스탭들도 적극적으로 자신의 역할을 해 낸다. 팔로워십의 불씨는 누구에게나 존재한다. 그것을 불타오르게 하는건 스스로의 몫이거나 리더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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