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소중한 오늘은 현재진행형

마지막 이야기

by 자씨



나에게 있어 글을 쓴다는 것은 용기와 또 한편으로는 마음의 여유가 필요한 일이었다. 그리고 마음속 깊숙이 간직한 꿈과 비슷한 것이기도 했다. 첫 주제가 나의 아픔이 될 줄은 몰랐지만 말이다.


빠르게 달려가고 있던 나의 삶이 잠시 멈춤을 겪고 길다면 길다고 할 수 있는 회복기를 강제로 맞이하며, 어쩌면 그 덕분에 글을 쓸 용기와 시간적 여유가 생겼다.


하고 싶은 것은 할 수 있을 때 놓치지 않고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나 그렇지만 나의 내일이 나에게 올지 아닐지는 알 수 없기 때문에.


이 글을 쓰면서는 지난 마음들을 정리할 수 있어서 나에게 더 좋은 시간이 되었다. 주어진 것들에 더 감사하게 되었다. 잃은 것보다 얻은 것이 더 많다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




심장 이식과 관련된 글을 쓰는 목적 중 하나는 심장 이식의 과정과 이후의 삶에 대한 정보가 매우 적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심장 이식 환자가 다른 이식보다 적어서 일 수도 있지만, 다양한 이유가 있을 거라고 본다. 모든 분들이 겪는 과정이 나와 같지는 않겠지만 누군가에게 조금의 참고나 도움이라도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그런 의미에서 이 글의 내용이 필요가 없다면 더 좋겠다.


심장 질환을 겪으며 알게 된 것은 생각보다 우리 주변에 심장 질환 환자 및 그로 인한 사망 환자가 매우 많다는 것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아프고 나니 뉴스에서 보이는 사망 환자들 중 사망 원인이 심장 질환인 분들이 대부분이었다.


나의 경우 첫 진단은 급성 심근염이었다. 그리고 병원에 입원해 있는 중에 심장 기능이 거의 다 떨어져서 에크모 시술과 신장투석 등을 병행하며 치료를 했지만 끝에는 기다림의 시간을 거친 후 심장이식을 하게 된 케이스이다.


병상에 누워 그 과정을 거치며 진짜 드라마 같다는 생각도 했다. 갑자기 나의 삶이 이렇게 전환될 수도 있나 싶어서 말이다.


그렇지만 지금 수술 후 회복의 과정을 거치면서 나는 그래도 “다행”이 많은 환자이기도 했다는 생각도 든다. 때에 맞게 병원을 갈 수 있었고, 과정은 힘들었지만 혈액형 덕분에 비교적 빠르게 이식도 가능했고, 지금도 과정 중에 있지만 병원이 아닌 집에서 회복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이 글을 쓰며 걱정되었던 것 중 하나는 나의 과정이 아픔을 겪고 있거나 간호하시는 분들께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데, 나보다 더 큰 아픔을 겪고 있는 많은 환자들과 보호자들에게 힘든 마음을 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글을 쓰며 여러 고민을 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렇게 글을 쓰는 것은 내 경험 그 자체보다 내가 그것을 경험하고 느낀 생각들을 나누고 싶고, 나름대로 매 순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한 점들을 공유하고 싶어서 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 글은 내가 엄청난 경험을 해서 남기는 기록이 아닌, 삶의 소중함에 대한 깨우침에 느슨해지지 않기 위해 남기는 기록이다.




이식 환자들은 이식 후에도 조심해야 할 것들이 많다. 매일 정해진 시간에 맞추어 평생 먹어야 하는 약도 있고, 음식, 생활, 바이러스로부터의 감염 등 모든 것에 남들보다는 조금 더 신경 써야 할 것들이 많다. 몸의 균형이 깨지면 남들보다는 몇 배 이상 위험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평생 진행형이다. 그렇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하루하루가 소중하고 감사하다. 나에게 주어진 오늘이. 그리고 더욱 감사히 여기며 건강하게 살아가고 싶다.


이 주제의 글은 앞으로도 이어서 쓸 생각이다. 이 글에서는 일기처럼 시간의 순서대로 나의 경험들을 나열했다면, 이다음은 그 과정에서 느낀 생각과 에피소드들을 써보려고 한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내가 한 생각들을 남겨보고 싶다.


소중한 오늘 하루는 평생 진행형이길 바라면서!




그리고 이 글을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의 반복되는 “오늘 하루”도 매일 행복과 감사로 가득 차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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