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deo material 1
"빨리 토론을 보고 싶지만, 먼저 틀어드릴 자료가 있습니다.
2022년에 제작된 것인데, 원리 설명이라서 지금도 볼만 합니다."
그들은 모두 전문가였다.
'니가 뭘 가르친다는 거야, 미친 놈이.'
"각자 토론을 준비하는데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혹시 힌트가 숨겨져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모두 화면에 집중한다.
비디오가 시작됐다.
지금와서 이런 얘기하는 것이 우습긴 하다. 다들 당연하게 '투자 자산'으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불과 몇년 전을 돌이켜보자. 2017년 코인거래소가 생기면서 비트코인이 관심을 받기 시작했을 때, 분명 이 사람 저사람 “새로운 화폐”라며 당장 지불수단으로 사용될 것처럼 말했었다.
누구나 헛소리를 할 수는 있다. 그런데 우리는 어떤 헛소리는 ‘코메디’라고 하고, 어떤 헛소리는 ‘사기’라고 한다. 비트코인으로 커피를 사먹고, 자동차를 살 수 있다는 헛소리는 어느쪽에 해당될까?
지불수단으로 쓰이려면 환금성이 높으면서 동시에 가치가 고정되어 있어야 한다.
비트코인은 현재 거래소에서 거래가 활발하기 때문에 환금성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가격이 변하는데 누가 쓴단 말인가.
법정 화폐는 그것만 써야하기 때문에 싫어도 바꾸는 것이다.
언젠가 가격이 안정되면 화폐에 가까워질 수 있을까?
사람들이 비트코인이든, 금이든 사는 이유는 값이 오를 꺼라는 기대 때문이다. 액면가격이 안변할꺼라고 생각하는데 왜 굳이 돈을 코인으로 바꾸겠나!
진짜 가치가 고정되면 아무도 안사서 환금성이 없어질 것이다.
애초에 환금성, 가치 고정은 양립할 수 없는 개념인 것이다.
유명한 얘기이다. 때문에 지구 어딘가에서 누군가는 지금도 비트코인을 쓰고 있을 것만 같다.
많은 기사에서 이 일화를 언급했지만, 어떻게 한 건지까지는 알려주지 않았다.
2010년 A라는 사람이 비트코인 커뮤니티에 “피자 2판 보내주면 1 BTC 주겠다”는 글을 올렸다. 당시는 코인거래소가 생기기 전,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트코인이 뭔지 모르던 시절이었다. 이틀만에 거래를 하겠다는 사람 B가 나타났다. 둘은 피자를 배달받을 집 주소, 비트코인을 받을 지갑주소를 교환했다. B는 피자를 배달시켜주었고, A는 비트코인을 보냈다.
비트코인은 전자적 코드이고, 지갑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전자주소를 생성해서 사용할 수 있다. ‘사용’이란 자기 지갑 안에 들어있는 비트코인 코드를 다른 주소로 보내는 것이다. 이메일 보내기와 유사하다. 둘 만의 거래는 이 방법으로 가능했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피자가게에서 피자를 사먹을 수는 없다. 비트코인 코드를 전송하는 기록은 비트코인 블록체인에서 처리되는데, 보낸 코인이 상대방 지갑에 들어가는데 10분이 걸린다.
테슬라가 비트코인으로 결제를 받겠다고 발표한 적이 있다. 비자, 페이팔 같은 회사들도 마찬가지이다.
보내지는데 10분이 걸리는데 어떻게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을까? 기술 발전으로 불가능이 가능이 된 걸까?
<비트코인 결제 프로세스>
① 이용자는 미리 코인을 사둔다.
② 이용자가 결제를 요청하면, 결제사업자가 시세를 적용해서 코인을 차감한다.
③ 결제사업자는 판매자에게는 코인 또는 돈으로 정산해준다.
중간에 결제사업자가 있으므로 카드 프로세스와 유사하다.
카드 결제는 카드사의 사용승인이 떨어지면 계산이 끝난다. 코인 결제도 사용요청과 사용승인은 인터넷망으로 하기 때문에 실시간 처리된다. 비트코인이 블록체인에서 이동할 필요는 없다. ①, ② 과정은 “1개 샀다”, “0.5개 팔았다”하고 수량만 계산하는 것이고, ③ 과정은 주기적으로 돈으로 정산하는 것이다.
이 서비스를 진짜로 이용하는 사람이 있을까?
가격이 변한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