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yond Blame, Toward Change
언론인은 아까부터 준비하고 있던 말을 할 타이밍을 놓치지 않았다.
“개인은 시류에 흘러가는 조각배 같은 존재지만 시류를 만드는 것도 개인이다!
전 준비가 된 것 같습니다."
'뭐야, 선거라도 출마한 줄~'
정치인은 두꺼운 얼굴 덕분에 표정을 드러내지 않을 수 있았다.
"문명은 사람들의 이윤추구 활동 덕분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하셨잖아요.
그런데 이런 의문이 생기네요, 어떻게 해서 유용한 지식들이 모여 문명이 되는걸까?"
"그야 문자가 있으니까 전수되면서 발전된 거겠죠."
“여기서 '유용'이란 개인에게 효율적이면서 공동체에도 좋은 걸 말하잖아요, 왜 그런 것들만 문명의 범주에 넣어졌냐 말이죠. 분명 그냥 훔쳐오는 게 제일 효율적인데, 도적질을 발견한 사람은 도둑놈이라는 말이나 듣잖아요."
"이보세요, 다 도둑질을 하기 시작하면 내 것도 도둑 맞을 수 있는데. 유지가 안되잖아요."
"그건 도둑질이 나쁜 이유이고요. 왜 나쁜 것은 문명이라고 하지 않냐는 겁니다."
"도무지 무슨 말인지... 당연한 걸 가지고."
“아니, 제 말을 좀 들어보세요. 아까 본인 입으로 얘기하신 아담 스미스의 유명한 말이잖아요. 자기 이익을 쫓다 보면 자연스럽게 사회에 기여하게 되는 것이 마치 이것 같다~"
"보이지 않는 손이요?"
"맞아요. 그 말을 들으면서 저는 법륜스님 말씀이 생각나대요.
원시시대에는 말이죠, 프라이버시가 없었다는 겁니다. 모든 것이 오픈되어 있었어요.
이쪽에서 훔쳐오면 저쪽이 비는 것도 바로 보였던 거죠.
그런 상황이면 법이 없어도 도둑질이 자연히 금기시 되지 않았겠어요?"
...
"그러다가 공동체가 거치면서 다른 부족들과 부딪히게 되었을텐데, 그쪽에서 가져오는 건 여기서는 안보이는거잖아요. 그때는 뺏어오는 게 잘 하는 행동이 되는거죠.
그런데 현대를 생각해보세요. 이해관계가 얼마나 복잡합니까?
자기 회사 일도 자기 업무말고는 잘 모르는데, 남이 하는 일들이요?
그런 것들은 남이 만든 정보에 의존할 수 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그게 언론이란 말입니까?"
"아니죠. 언론도 남이 만든 정보를 소식으로 전달하는 거구요, 원천 정보 말이예요.
전문가들이 하는 말을 기자들이 검증하기는 쉽지 않단 말이예요."
"그럴 수는 있겠네요."
"자기 이익을 위해서 정보를 만들었을 뿐이지만 보이지 않는 손의 매커니즘에 의해 자연스럽게 사회에 기여하게 될까요?"
...
"저마다 수고해서 정보를 만든 이유가 다 있을텐데...
좋게 말해서 관점의 차이인 것이지, 거짓말이 많겠죠.
심지어 정부 보도자료 같은 것도 보세요.
정부가 상황을 있는 그대로 설명하는 거 보셨어요?
항상 잘하고 있다는 말만 하잖아요.
정책이란 정의 자체가 '당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행동 방침'이라서, 어려운 과제일 수록 장점만 있을 수가 없단 말입니다."
...
"특히 돈 문제가 걸린 경우라면, 돈은 누가 더 가지느냐의 상대적 문제인데, 작성자의 이해관계에 맞는 내용인 것이 당연하죠.
그래서 법륜스님은! 정의란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에서 출발한다고 하셨습니다."
"갑자기?"
"보이지 않는 손의 문제는 안보인다는 것일진대,
제가 그걸 보이게 하는데 힘을 보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요? 남의 일은 알 수가 없고, 그걸 아는 사람은 자기 이익이 걸려있는데."
이 지점에서, 직쏘 뿐 아니라 모두가 궁금증을 느꼈다.
"한방에 다 정리가 되어 있는 그런 게 있다고 생각하시면 안돼요.
살아있는 코끼리는 가만히 있지 않고 움직여다니지 않습니까."
"그래서 어쩌라는..."
"사실은 원래 한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것 자체를 인정하고 전체를 보려는 탐구정신을 가져야죠.
그런 습관이야말로 정의의 출발이라고 할 수 있을 껍니다.
질문도 아는 사람이 할 수 있다는 말은 질문을 못하게 하려는 기득권의 수작입니다."
그는 교수쪽을 흘끔 보면서 말을 이어갔다.
"앞으로 저희 신문사의 모든 기사에는!
챗 GPT야, 이 내용으로 누가 이익을 보는 거야?를 넣도록 할 꺼예요.
그러면 재미로 따라서 해보는 사람들도 늘지 않겠어요?
우리 같이 새로운 시류를 만들어 가십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