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ea of stupidity
'모두가 자기 이익만 생각할 때 나는 나라를 걱정한 유일한 사람이었는데.'
"저는 여기에서 유일하게 처음부터 가상자산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는 점을 기억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는 수세에 몰린 직쏘를 자극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말을 이어갔다.
"그런데 규제를 하려고 하면 투자자들한테 민원이 그렇게 들어와가지고…정치인들은 또 그게 다 여론이라면서 거래소를 두둔하고.”
‘또 나를 걸고 넘어지는구만!'
정치인은 뒤에서만 궁시렁대는 사람을 많이 꼈어왔기 때문에 거기에 응대할 생각은 없었다. 그는 직쏘를 향해서 말했다.
"우리나라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입니다. 좋고 나쁜 가치 판단에 정답은 없으며 대중의 여론에 맡기는 것입니다."
...
"트럼프가 비트코인 반대에서 찬성으로 입장을 바꾼 것이 오로지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였다고 칩시다, 그렇다는 건...유권자들이 이 판이 계속 유지되기를 바란다는 거잖소!"
"유권자들은 어차피 민주당파와 공화당파로 나눠져 있고, 코인 정책 하나 때문에 누구를 찍을지 바뀌는 건 아니잖아요. 유권자 때문이 아니라, 사업자들이 돈을 대주니까 그랬겠죠."
"당신말대로 돈이 목적이었다고 해도, 다수 유권자들이 명백히 싫어하는 일이면 뒷거래를 했겠지 크립토 프레지던트가 되겠다고 공약을 할 수 있겠습니까?
코인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공약에 당신도 좋아하지 않았습니까?"
이 토론의 양상을 보며 마음이 급해진 사람이 있었다.
'진짜 나쁜 사람들이 다 빠져나가면 누가 책임을 진단 말인가!'
그동안 말을 잘하는 편이라 자부했는데 지금은 아무 말도 생각나지 않았다. 그래도 말을 해야 했다.
"저는"
"네, 교수님?"
"죄송합니다. 정말 몰랐어요.
저도 학자로서 체면이 있는데, 틀린 말이라는 걸 알았다면 하지 않았을 꺼예요."
울먹이는 그의 모습에서 체면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당신이 몰랐다면 그것은 질문을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대상을 알고자 하는 관심이 없었던 겁니다."
"질문도 이해를 해야 할 수 있죠."
직쏘의 침묵이 길어지자, 교수는 초조해서 미칠 것 같았다.
"저는!
사실 저는 머리가 나쁜 편입니다.
사고력이 떨어지는 것도 죄가 되나요?"
'헉'
'아무리 급했더라도'
'교수님…'
사람들은 얼굴이 화끈해지는 걸 느꼈다. 그것은 부끄러움이 아니었다. 지금 이 자리가 어떤 자리인지를 선명하게 일깨우는 감각이었다.
"충분히 알겠습니다. 당신이 바보라서 그런 강의를 할 수 있었다는 걸."
교수는 감사함에 머리를 숙였다.
"문제는 당신 말을 듣고 코인을 샀던 내가 더 바보라는 점입니다.
사람이 얼마를 가지고 있으면 부자일까요? 주변 사람이 얼마를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다르겠죠. 당신의 바보 주장도 마찬가지이므로 기각합니다."
교수는 큰 소리로 울기 시작했다.
“거짓말! 사업 같은 건 없다는 거 다 알고 한거면서!
제일 나쁜 사람은 당신이야! 남탓이나 하고! 죽어야 하는 사람은 당신이라고!”
‘아이쿠… 같은 말이라도 저렇게 해버리면.’
사람들은 조마조마했다.
교수가 울음을 그치지 않았기 때문에 직쏘는 음소거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