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is the worst?
9그는 눈을 떴다.
"저는 기로에 있습니다.
비관과 현실도피의 궤적을 반복할 것인지, 나도 살고 남도 사는 새로운 길을 갈 것인지?"
사람들은 숨을 죽였다.
"저는 후자를 택하겠습니다. 그 끝을 알 수 없다 하여도."
누군가는 '뭐라는 거야, 미친 놈이'라고 생각하고,
누군가는 어쩐지 불교스러운 단어에 희망을 품기도 한다. ‘불교에서는 살생이 최고의 금기잖아.’
"저에게 많은 불찰이 있었으나, 사회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것 또한 분명합니다.
당신들은 사회 시스템의 오작동에 복무하여 이득을 취했습니다. 앞으로도 누군가는 계속 그 함정에 걸릴 것이고, 그 속에 사는 저에게 영향이 돌아오겠죠."
직쏘는 잠시 멈췄다.
"쓰레기통 뚜껑을 못닫게 붙들고 있는 손이 있으니 자를 수 밖에 없습니다."
'안돼!'
모두의 입에서 탄식이 터져나왔다.
“손을 잘라도 바로 또 생기면 소용이 없지 않소 않소”,
“우리가 뚜껑을 닫는 손이 되겠습니다”,
“같이 시스템을 바로 잡읍시다.” 사람들이 외쳤다.
"손은 많겠죠.
그렇지만 여러분의 피는 쓰레기통 뚜껑 위에 뿌려져서, 다른 손들에게 적어도 경계가 될 것입니다.
과연 누가 제일 나쁠까요?
1시간 뒤 결과를 발표하겠습니다.
그 피가 헛되지 않도록 이 일을 널리 알리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약속드립니다."
'그딴 약속 하지 말라고!!!'
'밖에 나가면 죽여버릴꺼야! 이제와서 장난이라고 해도 넌 내 손에 죽는다. 아니, 한번은 용서해줄께. 용서해 줄 수 있는데…'
화면이 꺼졌다.
"코인거래소의 신규 코인 상장을 중단하라!"
5명이 공동으로 입장문을 낭독하는 영상이 인터넷에 올라왔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공기와 피와 같은 것이다.
부족하면 극심한 고통을 느끼고 더 부족해지면 죽어버리게 된다.
돈을 사기치는 건 살인이다!”
입장문의 대사는 비질란테2를 카피한 것이었으므로 표절이냐, 오마주냐~ 논란이 있었다. 네이버와 김규삼 작가는 “당사와 작가는 이번 사건과 무관합니다”라는 입장문을 발표하는 곤혹을 치뤄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