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같이 일을 하는 두 집안이 있다. 겉으로 보이는 조건은 비슷한데,
하나는 되는 집구석이고 하나는 안되는 집구석.
되는 집구석의 풍경은 이렇다; 일이 있으면 서로 먼저 한다. 일이 잘못되면 자기 책임이라고 한다.
안되는 집구석? 그렇다, 서로 미루고 탓하기 바쁘다.
내 집구석은 어떤가?
육신의 존재인 우리에게 몸이야 말로 가장 기본적인 내 집구석일 것이다.
내 집구석을 경영하는 두 존재가 있다.
너 때문에 이렇게 됐지!
와...너 진짜 쓰레기구나. 나는 그 동안 몸에 쌓인 습관이잖아.
그러니까 니 탓이지. 옆집을 보니까 습관이 아주 제대로더구만. 그 집 의식이는 얼마나 좋을까!
너만 받쳐줬으면 난 지금 보다 훨씬 잘 됐을꺼야.
야, 너는 니 맘대로 몸을 움직일 수 있잖아, 그렇지?
그렇긴 하지만...니가 방해를
그럴까? 습관이라는 건 행동이 되풀이되어서 생기는건데, 애초에 그 행동을 누가했지?
내가 생기기도 전에 말이야!
나야말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니가 몸을, 그 잘난 입을 포함해서! 움직이고 움직이지 않는 결과에 따라 모양지어지고 있을 뿐이야. 그 결과 이 꼴이지. 넌 오늘 아침에도 '일어나야지' 이렇게 말했을 뿐, 일어나지 않았잖아.
쳇, 잘도 그런 말을
야! 일어나야지~이렇게 생각하면 일어나지니? 팔다리에 움직이라고 명령을 했어야지.
옆집? 야! 옆집 무의식이는 말이야, 그 집 의식이가 몸을 제대로 쓴 결과 그렇게 멋진 모습이 된거야. 그 집 의식이는 말이야, 심지어 몸이 안좋은데도 일어나더라. 너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무슨 짓을 한 거냐고!
어이 없네. 그 집 무의식이가 제대로니까, 아픈 데도 일어난 거지. 내가 옆집 의식이한테 직접 들은 걸. "전날 과음을 해서 컨디션이 좋지 않았거든. 하루쯤은 빼먹어도 괜찮겠지 하는 생각이 들려고 하는데 말이야, 몸이 습관적으로 일어나서 화장실로 가더라. 운동하고 땀 빼니까 개운하네. 다 무의식이 덕분이야, 하하" 라고 했다고!
맙소사! 너는 그저 남탓이로구나...집구석이 희망이 없어...흑
한번 입이 터진 무의식이는 정말 서럽게 울었다.
남탓을 오지게 하면서.
누구 말이 맞는 것인지, 나는 정말 알 수가 없었다. 절망 속에 눈을 감았다.
그런데, 그때 무의식이의 눈물은 진심이었을까?
그날 밤 꿈을 꾼 것이다. 나는 큰 버스를 타고 어디론가 가고 있었다. 주위는 사막이었다. 목적지에 도착하려면 무장세력이 지키는 초소를 지나야 하는데, 버스에 총질을 하는 통과의례가 있었다. 밑도 끝도 없이 거기를 지나야 하는 상황.
버스가 초소에 도착했다. 버스기사가 차를 세우고 그쪽 사람과 얘기한다. 이제 철문이 열리면 버스가 통과할 때 총알이 날아올 것이다. 팽팽한 긴장감 속에 모두가 바닥에 꼼짝 없이 누워 있다. 그때, 가지고 있던 책이 생각난다. '책이 두꺼우니까 버스 벽체와 머리 사이에 둬야지.' 드디어 끼이끼이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버스가 움직이려 한다. 나는 식은 땀을 흘리면서 몸이 굳은 채로 눈을 질끈 감고 있다.
거기서 잠을 깼다.
눈을 떴는데, 머리가 쭈삣하고 팔은 전기가 흐르는 것처럼 따끔따끔했다. 한마디로, 누워 있는 게 너무 불편했다!
악몽이라고 할 수 있는 꿈이었지만, 나는 정말 기뻤다. 내 무의식이는 본래적 게으름뱅이가 아니었다!
자기도 얼마나 일어나고 싶었으면.
무의식이는 오늘 자기가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그냥 한 거예요. 의식이도 그렇게 하면 돼요.
"아침에 의식이 들면 무의식이가 깨기 전에 바로 일어나버리세요."
법륜스님 즉문즉설 1393번.
게으름을 이기고 싶어요. https://www.youtube.com/watch?v=ZGtc9nTK7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