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도매니저네 놀러갔다가, 내가 수건을 세게 잡아당기는 바람에 벽에 고정된 수건걸이 한쪽이 타일이랑 같이 떨어졌거든. 아 우껴 ㅋㅋㅋ"
"아니~타일 뒤에 웬 담배 꽁초가 떡하니 있는거야. 그 집 1년 전에 인테리어를 싹 했거든. 와...분명 고의로 끼워둔 건데, 장난인지, 뭔지 이해가 안되더라구. 진짜 황당하잖아!
근데 그걸 보니까! '똥방'이 사실겠더라구. 왜, 몇년 전에 신축 아파트 천장에서 인분 나왔다고 해가지고 말 많았잖아. 고층 아파트 건설현장에서는 1층 화장실까지 내려가기 힘들어서 층마다 똥방을 정해놓고 그냥 시멘트로 덮어버린다~ 괴담이라고 생각했는데, 담배꽁초 보니까 '똥방은 있다' 딱 그 생각이 들더라구. 우리 아파트도"
문을 꽝 닫고 나갔다.
우리는 그 주제를 계속 파 나갔다.
"엄마, 건설노조에서 화장실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것이 근본적인 문제라고 답변했다는 기사가 있어."
"헉! 똥방을 인정한 거잖아."
"이런 글도 있네 - 친구가 대기업 건설회사 다니는데, 현장에서 인부들 똥 못싸게 하고 똥 싼 거 찾느라 멘붕 왔다더라"
"악! 진짜가 틀림없어."
"굳이 한 군데를 정해서 한다고? 서로 마주칠 수도 있는데?"
"한번에 뭍기 쉬우니까 그런 거 아닐까"
"좀 이상한데."
얼마 뒤 용용이는 검색한 정보들을 종합해서 설명을 해주었다.
공식 똥방 같은 건 없다. 몰래 똥을 싸는 경우가 있긴 한데 시멘트가 덜 마른 곳에서 하면 안되니까 딱딱한 바닥 위에 하게 되고, 타일공사할 때 치워진다. ㄸ을 치워야 타일을 깔 수 있기 때문. 타일을 접착시키기 위해 시멘트를 살짝 바르고 타일을 올리게 되는데 이때 덜 긁어낸 ㄸ이 시멘트 사이에 소량 낄 수는 있다.
평화를 찾았다.
"아빠도 우리랑 같이 팠으면 괴로움을 해소할 수 있었을텐데."
그렇다.
괴로움은 피하거나 참는 것으로 없어지지 않는다. 현실을 직면하고 사실 그대로를 보려고 해야 한다.
내 고정관념도, 세상의 거짓말도 끊임없는 질문으로 깨 나가야 한다.
참, 떨어진 타일은 다음날 인테리어업체에서 달려와서 공짜로 붙여주었다고 한다. A/S 기간은 지난 상태였지만, 담배꽁초 덕분이었다...누구신지 하필 딱 거기에 심으신 꽁초의 인연이 나한테 그렇게 꽃을 피우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