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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서출판 야자수 Jul 29. 2024

EBS의 그 애는 잘 살고 있을까?

질문의 무게

옛전에 ebs에서 '아이의 사생활'이라는 다큐를 했었다.

 

도덕성과 성공 확률은 정비례할까? 대부분 너무 착하면 성공하기 힘들다는 생각 때문에 회의적인 대답을 하겠지만 대답은 ‘맞다’이다. 다만, 여기서 말하는 도덕성은 그저 ‘착하다’는 것과는 좀 다른, 가치판단의 문제다. 이 가치판단이란 것이 생각보다 간단치 않아서 때로는 선의의 마음보다 지적 능력이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한 실험이 인상적이었다. 6세 가량의 아이들이 대상이다. 선생님이 한 명씩 놀이방으로 데리고 간다. 아이들과 친밀감을 형성한 뒤 자기 가족사진을 보여준다. “선생님이 어렸을 때 소풍 가서 찍은 사진이에요.” 선생님은 그때 얼마나 즐거웠는지 얘기한다. 아이들은 방금 친해진 선생님이 자기 또래였을 때 찍었다는 사진을 보며 미소를 짓는다.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사진이에요. 자 찢어 주세요.”



엥? 아이들은 한결같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리고 사진을 찢었다. 짝짝 찢거나, 귀퉁이를 찢거나의 차이 뿐. 뭘 잘못 들었나 싶어 선생님을 쳐다 본 아이는 선생님이 다시 한번 “찢어 주세요~”라고 말하자 한결 가벼워진 표정으로 사진을 찢었다.  



음…애들이잖아…


그런데 사진을 찢지 않은 애가 13명 중에서 2명 있었다. "왜요?" 고개를 갸우뚱하며 멈칫한 것이다. 선생님이 "찢어 주세요~”라고 거듭해서 말하자 몹시 곤란한 표정이었지만, 그래도 사진을 찢지 않겠다는 태도가 확실했기 때문에 실험은 종료됐다.



그 프로그램은 도덕성과 자존감이 높으면 성공하고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이었기에 그날 그 두명은 퀴즈에서 정답을 맞춘 소수의 승자였고, 서비이벌 게임의 생존자였다! 뉘집 아들들인지 잘났네~ 그리고 그 일을 잊어버렸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그 일이 생각난 것이다. 기억이라는 게 참 신기하다. 한번도 생각하지 않던 일이 몇 십년만에 갑자기 떠오를 수도 있다니. 정확히 말하면 어떤 사람이 방송에 나와서 말하는 걸 보던 중 그 일이 일어다. '저렇게 말했으니 저 양반 이제 곤란해지겠는 걸…'


ebs의 그 아이는 잘 지내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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