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성과 성공 확률은 정비례할까? 대부분 너무 착하면 성공하기 힘들다는 생각 때문에 회의적인 대답을 하겠지만 대답은 ‘맞다’이다. 다만, 여기서 말하는 도덕성은 그저 ‘착하다’는 것과는 좀 다른, 가치판단의 문제다. 이 가치판단이란 것이 생각보다 간단치 않아서 때로는 선의의 마음보다 지적 능력이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한 실험이 인상적이었다. 6세 가량의 아이들이 대상이다. 선생님이 한 명씩 놀이방으로 데리고 간다. 아이들과 친밀감을 형성한 뒤 자기 가족사진을 보여준다. “선생님이 어렸을 때 소풍 가서 찍은 사진이에요.” 선생님은 그때 얼마나 즐거웠는지 얘기한다. 아이들은 방금 친해진 선생님이 자기 또래였을 때 찍었다는 사진을 보며 미소를 짓는다.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사진이에요. 자 찢어 주세요.”
엥? 아이들은 한결같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리고 사진을 찢었다. 짝짝 찢거나, 귀퉁이를 찢거나의 차이 뿐. 뭘 잘못 들었나 싶어 선생님을 쳐다 본 아이는 선생님이 다시 한번 “찢어 주세요~”라고 말하자 한결 가벼워진 표정으로 사진을 찢었다.
음…애들이잖아…
그런데 사진을 찢지 않은 애가 13명 중에서 2명 있었다. "왜요?" 고개를 갸우뚱하며 멈칫한 것이다. 선생님이 "찢어 주세요~”라고 거듭해서 말하자 몹시 곤란한 표정이었지만, 그래도 사진을 찢지 않겠다는 태도가 확실했기 때문에 실험은 종료됐다.
그 프로그램은 도덕성과 자존감이 높으면 성공하고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이었기에 그날 그 두명은 퀴즈에서 정답을 맞춘 소수의 승자였고, 서비이벌 게임의 생존자였다! 뉘집 아들들인지 잘났네~ 그리고 그 일을 잊어버렸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그 일이 생각난 것이다. 기억이라는 게 참 신기하다. 한번도 생각하지 않던 일이 몇 십년만에 갑자기 떠오를 수도 있다니. 정확히 말하면 어떤 사람이 방송에 나와서 말하는 걸 보던 중 그 일이 일어났다. '저렇게 말했으니 저 양반 이제 곤란해지겠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