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불라불라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진우 Dec 08. 2021

옥분 할매 (2)

빛나는 인생의 두 번째 인연


https://brunch.co.kr/@jay147/198


엉겁결에 봉투를 받기는 했지만 할머니의 속뜻을 알아차릴 수는 없었다.


겨우 폐지 따위를 챙겨주었을 뿐인데 그것도 은혜라고 생각하고 보답을 하려는 것일까? 방을 한 개 팔아주었다는 만족감을 느끼고 싶었던 것일까? 왕년에 남부럽지 않게 살았던 기억 때문에, 육만 원짜리 방이지만 오늘 하루만이라도 당신 나름의 호사를 누리려는 것일까? 짧은 순간에 별의별 생각들이 머리를 스쳤다. 그러나 단정 지을 수도, 결론 내릴 필요도 없는 일이었다. 당장은 할머니에게 신경을 쓰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다른 손님들에게 보이는 자신의 차림새가 새삼 마음에 걸렸던지 할머니의 작은 체구는 더욱 움츠러들었다. 옷섶을 두 손으로 부여잡고 고개를 숙인 채 자꾸만 곁눈질로 주위의 눈치를 살폈다. 그것을 보고 있는 내 마음이 불편했다. 자초지종은 나중에 알아보더라도 우선은 방을 달라는 할머니를, 호텔의 고객을 저기에 그대로 세워 둘 수는 없는 일이었다. 프런트 매니저에게 살짝 말했다.

“내가 체크인 받을게요.”

장 매니저가 한 발 옆으로 비껴 섰다. 나는 할머니를 향해 목에 힘을 주어 말했다.

“고객님, 이 쪽에서 체크인 도와드리겠습니다.”

그러면서 손바닥을 펴서 프런트 정면을 가리켰다. 갑자기 달라진 호칭과 말투에 할머니는 잠시 당황하는 듯했다. 순서를 기다리며 이 장면을 보고 있던 손님들이 기꺼이 한걸음 뒤로 물러 서 주었다. 고마웠다. 나는 고개를 살짝 숙였다. 감사의 뜻이었다.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눈치를 보던 할머니 무언無言의 격려를 느꼈는지 노란 대기선을 따라 천천히 프런트 앞으로 옮겨 섰다. 다음 순서를 진행할 차례였다. 그런데 자꾸만 명치끝 아래서 무언가가 올라왔다.

“음, 예약은 안 하셨고, 음, 객실 요금은 지금 음, 저희에게 지불하셨습니다.”

입은 벙긋거리고 있지만, 머릿속에는 한 가지 생각뿐이었다. 할머니가 이 말을 알아듣지 못할 텐데. 할머니, 방 드릴게요, 딱 그 한마디면 되는데. 하지만 나는 할머니에게 최선의 예우를 하고 싶었다.

하얀 봉투를 할머니가 잘 볼 수 있도록 들어 올렸다. 이 안에는 분명 육만 원이 들어있을 것이다. 만 원짜리 여섯 장이거나 아니면 오만 원, 만원 지폐가 각 한 장. 그런데 손가락 끝에서 느껴지는 봉투는 생각보다 두툼했다. 입구를 벌리고 조심스레 속을 가늠했다. 그 안에는, 애써 펴기는 했지만 구겨진 흔적이 그대로인 천 원짜리가 두둑했다. 아마도 이것들은 정확하게 육십 장일 것이다. 그 돈의 출처가 어딘지 나는 쉽게 알 수 있었다. 할머니의 손수레, 낡은 바퀴, 그 위로 쌓여있던 폐지, 그리고 박 사장의 말. ‘하루 종일 해봤자 기껏 이삼천 원도 안될 낍니더.’ 빌어먹을, 눈앞이 또 어른거릴 것 같아서 얼른 입술을 깨물었다. 다시 할머니를 보았다.

“네, 음, 요금은 맞구요, 음, 혼자 숙박하실 음, 예정이신가요?”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겠다는 표정이었다. 나는 목소리를 낮추었다. 할머니가 귀를 옆으로 갖다 대었다.

“할머니, 혼자 주무실 거지요?”

그 말에 할머니의 눈이 확 커졌다. 무언가 잊고 있던 것이 갑자기 생각났다는 얼굴이었다.

“아이고, 내 정신 좀 봐라. 사장님요, 쪼매만 기다려주이소.”

할머니는 몸을 돌려 걸음을 재촉해 로비 출구로 향했다. 굽은 허리가 안쓰러웠다.


“사장님, 오늘 육만 원 객실이 어딨습니까?”

장 매니저가 손님의 눈치를 봐가며 복화술 하듯 입 속에 갇힌 소리를 했다.

맞는 말이다. 오늘은 12월의 토요일이다. 가장 저렴한 객실의 요금이 구만원이다. 그것도 사전 예약으로 이미 마감된 상태라 현장에선 판매할 여분도 없다. 나는 대답 대신 매니저의 어깨를 툭툭 쳐주었다.

프런트 부스에서 밖으로 나왔다. 기다리던 손님들에게 죄송하다는 인사를 하면서도 내 시선은 줄곧 할머니의 뒤를 좇고 있었다.

문간에 선 할머니가 바깥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누군가에게 빨리 오라고 하는 것 같았다. 잠시 후, 그 누군가가 들어왔다. 할머니를 따라 로비로 들어선 이는, 뜻밖에도 군복 차림이었다.


잘 닦아서 번쩍거리는 군화, 손을 베일만큼 줄을 세운 바지, 빳빳하게 잘 다린 외출용 야전 상의, 각을 잘 잡고 얹힌 모자. 하지만 왠지 모르게 느껴지는 부자연스러움과 어색함. 그리고 그 이유를 말해주는 계급장, 달랑 작대기 한 개, 이등병. 입대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병新兵임에 틀림없다.

요즘 군대는 그렇지 않다고 하던데 이 친구는 예외인 듯했다. 군기가 바짝 들어서인지 망부석처럼 차려 자세를 하고는 꼼짝도 않았다. 군복에 붙은 사단師團 마크와 가슴께에 있는 ‘특공’ 표시가, 그가 지금 최전방에서 예사롭지 않은 군 생활을 하고 있음을, 그래서 이런 군기가 들어있음을 말해주는 것 같았다.


그나저나 이 신병은 왜 할머니를 따라온 것일까? 혹시, 어쩌면, 설마? 이등병의 손을 꼭 잡은 할머니가 나의 궁금증을 곧 풀어 주었다.

“사장님요, 이 아이가 제 손주라요. 준태야, 니 머하노? 사장님한테 퍼뜩 인사 안 하고. 이 할매를 윽수로 많이 도와주시는, 아주 훌륭하고 높으신 분이다. 빨리 인사해라.”

그럴 필요 없다고 손을 내저었다. 이등병은 여전히 꼼짝 않고 아까의 차려 자세 그대로였다. 할머니가 짧은 한숨을 쉬고는 말을 이었다.

“젊은 사장님, 늘 신세만 져서 정말 미안합니더. 항상 고맙습니더. 죽어서도 이 은혜, 잊지 않을께예. 우리 손주, 준태, 박 준태, 오늘 하루, 윽수로 좋은 방에 잘 부탁합니더. 이십 년 전에 내 아들이 사업하다가 망해버렸습니다. 그 길로 정신줄 놓고 집을 나가서 지금은 어데서 살고 있는지. 며느리도 그 참에 같이 떠났습니더. 돌도 안 지난 젖먹이를 매정하게 버려두고 말입니더.”

할머니를 진정시켜야 했지만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할머니가 치맛단을 끌어올려 눈물을 닦았다.  

“그래서 내 혼자, 쓰레기 주워가며 이 놈을 키웠습니더. 그래도 준태, 이 놈이 공부를 아주 잘하고 생각이 윽수로 깊습니더. 지 할매한테 짐 안될라꼬 고딩핵교도 기숙사 있는 데로 갔고, 대핵교도 먹여주고 재워주는 일류학교에 갔습니더. 나라님이 장학금도 주셨다 하데요. 부모가 없으이 군대를 안 가도 되는데 지가 고집을 부려서 갔습니더. 근데, 할매가 보고 싶다고 휴가를 온다 카는데, 내가 사는 방은 비좁고 춥습니더. 세상 하나밖에 없는 손주를 그런 방에 재울 수는 없었습니더. 사장님, 육만 원 맞지예? 윽수로 좋은 방.”


내일은 비상구 표시등을 청소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천장도 저대로 놔두면 안 될 것 같았다. 저 구석에 거미줄이 있었던 걸 왜 여태 몰랐을까? 샹들리에도 다시 닦아야겠네. 이 사람들이, 월급만 받고 일을 하는 거야, 마는 거야? 사장이 만만해 보여?


한참 만에 겨우 진정을 하고 할머니와 다시 눈을 마주쳤다. 실수였다. 눈물샘에서 연락이 왔다. 곧 터질 테니 빨리 준비를 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얼른 준태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건 더 큰 실수였다. 한여름 농사꾼처럼 검게 그을린 준태의 뺨 위로 눈물이 벌써부터 길을 내었다. 준태의 턱에 고였던 눈물이 결국 바닥을 향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사장님요, 참말로 고맙습니더. 준태야, 울기는 와 우노? 할매는 니 보니까 정말 좋은데. 여기서 잘 자고 내일 아침에 할매가 데불로(데리러) 올게. 그때 보자, 알겠제?”

눈물을 닦아주며 할머니는 준태의 얼굴과 손을 몇 번이고 다시 쓰다듬었다. 그리고 내게는 또 고개를 숙여가며 절을 했다. 엉겁결에 맞받았다. 마침내 할머니가 천천히 돌아섰다.

준태 이 놈은 군대에서 차려 자세만 배웠는지 도대체 움직일 생각을 않는다. 부동不動 자세를 한 채로 우는 것만 익혔나 보다.

출입문까지 몇 발 되지 않는 거리를 할머니는 열 번도 넘게 준태를 돌아보았다. 이러면 안 된다. 할머니를 이대로 보내선 안될 것 같았다. 나는 잰걸음으로 할머니에게 갔다.

“아차, 내 정신 좀 봐라, 할머니. 있잖아요.”

할머니가 나를 돌아보았다.

“오늘은 침대 두 개 있는 방도 육만 원입니다.”

무슨 소린가 싶어 할머니가 눈을 껌벅거렸다.

“침대 두 개 있는 방도 육만 원이니까 오늘 준태랑 같이 주무시면 되겠네요.”

“그게 무슨 소립니꺼, 사장님요?”

“오래간만에 손주랑 오손도손 이야기도 하고, 따뜻한 물에 목욕도 하시고, 그죠? 얼른 올라가세요. 준태 군, 아니 박 이병. 뭐해요? 빨리 할머니 모시지 않고.”

마찬가지로 어리둥절한 표정의 준태가, 굳은 줄 알았던 목을 풀고 나와 할머니를 번갈아 보았다.

“장 매니저, 707호 객실 체크인 준비해 주세요.”

눈이 똥그래진 장 매니저는 배꼽 앞에다 검지 두 개를 엇갈리게 붙이고는 가위 표시를 하며 고개를 흔들었다. 잘 안다. 당연히 안되다는 뜻이겠지. 나는 아랫입술을 깨물고 미간을 찌푸려 보였다. 할 수 없다는 듯 장 매니저가 707호의 키를 꺼냈다. 다시 준태를 재촉했다.

“자, 빨리. 박 이병. 할머니 모시고 올라가요, 얼른.”

머뭇거리고 있던 준태가, 여전히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인 할머니의 팔을 그제야 잡아끌었다.

“사, 사장님. 이게 우찌 된 일인지 내가 잘…”

“할머니, 또 말씀드려요? 저한테 육만 원 주셨잖아요, 방값이라고. 그런데 오늘은, 침대 두 개 있는 방도 육만 원이라니까요? 자꾸 귀찮게 하시면 내일부터 종이, 안 챙겨 드립니다?”

키를 받아 든 준태가 할머니를 부축해서 엘리베이터에 탔다. 일단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사장님, 저 옥분 할매한테 이렇게까지 하실 필요가 있습니까? 707호, 오늘 요금이 얼만지 아십니까? 그것도 예비로 빼둔 방을…”

장 매니저는 전혀 이해 못 할 일이라며 계속해서 투덜거렸다.

“요금? 그건 됐고, 나 좀 나갔다 올게요. 빨리 올 거에요.”

서둘러 로비 밖으로 나갔다.


호텔로 이어지는 길이 시작되는 입구에 여성 의류를 전문으로 파는 옷 가게가 있었다. 편의점 박 사장 소개로 일찍부터 알고 지내는 사이였다. 최 사장이 나를 반갑게 맞았다.

“최 사장님, 옥분 할매 아시지요?”

“아이고, 임 사장님도. 우리 동네에서 옥분 할매 모르는 사람이 어딨능교? 그런데 할매가 왜요? 죽었능교?”

“그럼 할머니 사이즈 대충 아시겠네요, 그죠? 할머니가 입을 옷 좀 챙겨 주세요. 스웨터, 치마, 받쳐 입을 셔츠, 양말... 아, 그리고 최 사장님. 속옷과 내의도 빠뜨리지 마시구요.”


난데없이 찾아와 ‘옥분 할매’의 옷을 사겠다는 내가 지극히 이상하게 보이는 건 당연했을 것이다. 무슨 일이냐고 자꾸만 묻는 최 사장에게 그저 싱긋 웃어주는 것이 내 대답의 전부였다.

오지랖? 맞다. 분명 이건 오지랖이다. 이럴 필요까지는 없다. 장 매니저의 말이 옳다. 하지만 이렇게 하고 싶다. 오늘만큼은, 나는, 이렇게 꼭, 하고 싶다. 내 마음이 그렇다. 돌아오는 길엔 자꾸만 콧노래가 나왔다.


장 매니저가 객실로 전화를 걸었다. 신호가 몇 번 울리더니 다행히 준태가 받았다. 할머니는 목욕 중이라고 했다. 더 잘 되었다. 로비에서 잠깐 볼 수 있겠냐고 물었다. 준태가 곧 내려왔다. 군복을 벗고 샤워를 마쳐서인지 준태의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있었다. 꽤나 잘 생긴 얼굴이었다.

나는 종이 가방을 불쑥 내밀었다. 준태가 또 놀라는 것 같았다. 지금까지 몇 달 동안 있었던 일들을 준태에게 차근차근 설명했다. 준태는 조용히 내 말을 끝까지 들었다. 긴 이야기 끝에 내가 다시 한번 다짐을 받았다.

“이 옷들은 군대에서 받은 월급으로 산 것이라고 합시다. 알겠죠?”

“네, 알겠습니다. 사장님.”

준태가 일어서려고 했다. 아차, 자칫 잊어먹을 뻔했다. 나는 준태의 손을 얼른 잡았다.

“준태 군, 그리고 이거.”

할머니가 준 봉투를 내밀었다.

“오해 말아요. 방값은 반드시 받을 거니까. 하지만 여기 들어 있는 천 원짜리들은 도저히 못 받겠어요. 차라리 만원으로 바꿔오든지, 아니면 준태 군이 제대해서 그때 계산하든가.”

준태가 선 채로 고개를 푹 숙였다. 옷이 들어있는 가방 속으로 나는 봉투를 슬그머니 밀어 넣었다. 이제 다 끝났다. 준태는 객실로 올라갔다. 장 매니저는 여전히 팔짱을 낀 채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저 색희, 잘라 버릴까? 감히 사장을 노려봐? 나는 환하게 웃으면서 브이 자를 그려 보였다.


한 시간쯤 지났을 때 준태의 손을 잡은 옥분 할머니가 로비로 내려왔다. 준태 못지 않게 '옥분 할매'도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내가 처음 느꼈던 그 묘한 분위기의 진짜 주인공이 틀림없었다. 손주가 사 준 옷이라며 처음 보는 낯선 손님에게까지 자랑하느라 할머니의 입에서 튀는 침이 보일 정도였다. 나는 기분이 좋았다.

저녁 식사는 길 건너 김 사장의 한식당에서 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해 주었다. 창가에 있는 꽤 널찍한 자리에 앉아 할머니와 준태가 정겹게 식사하는 모습을 중간중간 확인했다. 그날, 김 사장이 식사비를 받았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다만 나를 보더니 두 손을 머리 위로 올려 동그라미 표시를 해 보였다. 엉덩이까지 흔들 필요는 없었는데, 그것이 무슨 뜻인지 나는 잘 모른다.


다음 날 정오가 되어서야 할머니와 준태를 로비에서 다시 만날 수 있었다. 간만의 휴식에 할머니도, 준태도 기분이 좋아 보였다. 준태는 다시 군복 차림이 되었다.

“사장님요, 육만 원 짜리 방이 참말로 좋네요. 도 십 년은 젊어진 기분입니더. 다음에 또 우리 준태 휴가 나오면 육만 원 짜리 방으로, 윽수로 좋은 방으로 부탁드립니데이.”

“할머니, 그게 사실은요…”

나는 장 매니저의 말을 막았다. 언제든 그러셔도 좋다고 했다.

호텔 마당까지 배웅을 했다. 준태가 가방을 내려놓더니 옷매무새를 다듬고 자세를 고쳤다. 그리고 힘찬 구령과 함께 내게 경례를 했다. “충성!” 나도 지지 않겠다며 경례를 받았다. “네, 충성입니다, 네네.”


저만치로 걸어 가는 준태와 할머니를 보고 있었다. 어디선가 튀어나온 편의점 박 사장이 준태에게 커다란 꾸러미를 억지로 쥐어주는 모습도 보았다. 그것이 무엇인지 굳이 궁금해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몇 년 만에 눈이 올 거라는 일기 예보가 있었다. 하지만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푸르렀다. 다시금 외할머니가 생각났다. 나는 조용히 혼잣말을 했다.

"할머니, 할머니 손주, 저도 참 잘 했지요?"

그러자 자꾸만 웃음이 나왔다. 장 매니저가 부르러 나올 때까지 한참 동안 나는 그렇게 웃으며 서 있었다.



[에필로그]


* 준태는 그 뒤로 휴가를 한 번 더 왔습니다. 하지만 그때는 '육만 원짜리 윽수로 좋은 방'에서 머물지 않았습니다. 할머니를 모시고 여행을 다녀오겠다며 호텔에 들러 인사만 간단히 했습니다.

* 준태는 무사히 군 복무를 마치고 서울대학교에 복학했고, 지난봄, 이름만 대면 모두가 아는 외국계 기업에 취업했습니다. 지금은 할머니와 함께 일산에서 살고 있습니다. 옥분 할머니는 더 이상 폐지를 줍지 않습니다. 건강은 그때보다 더욱 좋아지셨다고 합니다.

* 참 그리고, 옥분 할머니는 성이 ‘옥’, 이름이 ‘분희’라고 합니다. ‘옥분 할매’가 아닌, '옥 분희 할머니'셨던 것입니다. 분희 할머니의 만수무강을 다시 한번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긴 글 읽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옥분 할매 끝]




Title image by Newsis




진우가 추천하는 12월의 작가


https://brunch.co.kr/@ipopo890


매거진의 이전글 옥분 할매 (1)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