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부로언치

1章.이론시부랄異論是不垃

부로언치浮路言致

by 진우


곽 하오. 조선 중종 때의 학자(1492~1547).
성은 곽郭, 이름은 하오河午, 자字는 다음多音, 호號는 가독加讀, 본관은 제주濟州. 세간世間에 떠도는 말들을 모아 ‘부로언치浮路言致'를 집필하였다. 그리고 ‘매거진每去盡’, ‘부론치북不論治北’ 등을 저술하였으나 왜란倭亂 때 모두 소실燒失되었고, 그중 일부一部만이 구전口傳의 형태形態로 오늘에 이른다.


KakaoTalk_20210402_115405005.jpg 가독 곽하오 대감 (1492~1547)


중종 3年 사월四月, 가독加讀 대감이 경북慶北 점촌店村을 지날 때의 일이다.


고을 입구에 당도하여 대감이 잠시 휴休하고자 하되, 모처某處에서 다툼의 고성高聲이 전傳하였다. 이에 대감이 동자童子에게 자초지종自初至終을 알아보라 하명下命하였다.


동자, 급히 다녀와 엎드려 아뢰기를 “두 농부農夫가 싸우나이다.” 하였다. 그 연유를 묻자, “두 농부의 논 사이를 가로지르는 두렁이 있사온데 저마다 그 논두렁이 제 것이라고 다투는 줄 아뢰오.”하고 동자가 답하였다. 대감이 크게 통탄痛歎하며 농부들에게 거去하였다.


두 농부, 서로의 의복衣服을 잡고 시장지견市場之犬의 욕설을 하며 투鬪하는 중이었다. 대감이 두 사람을 불러 자세를 고치게 하고는 진중히 교화敎化하였다.


“그대들은 들어라. 아무리 의견이 다르다 하여도 이웃을 쓰레기라 욕하는 것은 바르지 않다. 오랜 근린지정近隣之情을 어찌 천박한 단어로 폄훼하려 하는가? 이론이나 시부랄임을 명심하라.”


이론異論이나 시부랄是不垃이다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쓰레기는 아니다

(쓰레기 랄)


대감이 다시 이르기를, “차후로 다툼이 생기거든 누구라도 먼저 이론시부랄異論是不垃을 말함으로써 서로의 인격人格을 우선 배려토록 하라.” 하였다. 이에 두 농부, 마음 깊이 깨달은 바 있어 대감께 이론시부랄異論是不垃이라고 크게 외친 다음, 웃으며 제 논으로 돌아갔다 하더라.




그때 스승이 제자들에게 물었다. “누군가 너희에게 이론시부랄異論是不垃 한다면 너희는 어찌하겠느냐?” 제자 법규法規가 앞으로 나서며 답하기를, “금년今年 연세 어찌 되오? 하고 묻겠나이다.” 이에 스승이 크게 탄복하여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였다. “네 말이 정녕 옳다. 녹음하는 것도 절대 잊지 말도록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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