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로언치浮路言致
곽 하오. 조선 중종 때의 학자(1492~1547).
성은 곽郭, 이름은 하오河午, 자字는 다음多音, 호號는 가독加讀, 본관은 제주濟州. 세간世間에 떠도는 말들을 모아 ‘부로언치浮路言致’를 집필하였다. 그리고 ‘매거진每去盡’, ‘부론치북不論治北’ 등을 저술하였으나 왜란倭亂 때 모두 소실燒失되었고, 그중 일부一部만이 구전口傳의 형태形態로 오늘에 이른다.
중종 14年 8月, 동해東海에 풍랑風浪이 일어나니, 그때에 바다를 지나던 무역선貿易船이 풍風을 극克하지 못하고 종국終局에 침몰沈沒하였다. 선원船員 수십數十은 익사溺死하고 그 중中 일인一人만이 구사일생九死一生하므로, 상소上疏를 수受하신 가독加讀 대감께서 급히 강원江原으로 거去하시였다.
대감께서 강릉江陵에 당도當到하시되, 해란海亂에서 생명을 부지扶持한 자者, 서역西域 양인洋人이었다. 키는 육척오푼六尺五分에 모발毛髮은 황금색黃金色이며, 양안兩眼이 푸르고 피부皮膚가 백설白雪 같아서, 용모容貌 수려秀麗함이 조선 팔도八道에 비할 자者 없음이라.
대감, 양인洋人의 신분身分을 알고자 역관譯官을 호출呼出하여 의사소통意思疏通하라 하였으나, 백언百言이 무용無用이며 백서百書가 불통不通인지라, 그저 조속早速 쾌차快差에 정성精誠을 다할 것을 하명下命하시었다.
이레 후, 대감이 동자童子를 불러 이르시길, “너는 양인洋人의 상태를 고告하라.” 하니, 동자童子 속히 다녀와 엎드려 가로되, “양인洋人, 작금昨今에 호전好轉되어 거동擧動은 자유로우나 고향故鄕을 그리는 마음이 예사롭지 않은 듯 하나이다.” 하였다. 이에 대감께서 측은지심惻隱之心이 동動하여 양인洋人에게 거去하니, 그때에 이르러 양인洋人, 정동진正東津 높은 언덕에 있는 고현정高峴亭에 올라 먼바다를 보며 눈물 흘리고 있음이었다.
대감께서 이를 동정同情하여, “본시本始 미물微物에게도 수구지심首丘之心이 있거늘, 아무리 기다려도 데리러 오는 사람 없으니 그 간절함이야말로 머리에 싹이 날 정도구나.” 하시였다. 이어 지필紙筆을 대령待令케 하여 양인洋人에게 호號를 지어주시며, “내 이것을 너의 이름으로 삼으리라.” 하시였다.
(蘣 : 싹이 날 투)
부래두피투不來頭皮蘣, 대감께 감읍感泣하여 절하되, 비록 언어言語는 불통不通이나 마음은 즉통即通이라, 이를 보던 좌중座中 또한 감동感動하여 곡哭하지 않는 자者 없었다.
대감, 선공船工에게 명命하시기를, “조선이 왜 조선이더냐. 배도 잘 만들기에 조선操船 아니더냐. 너희들은 선박을 건조建造하여 부래두피투不來頭皮蘣를 속히 고향으로 돌려보내도록 하라.” 하시었다. 또한 강릉목사江陵牧使 옹심甕審에게 일러, "마을 이름을 바꾸어, 그를 기억하고자 한다. 편안하게 있었으니 안재安在요, 떠났으니 졸卒 아니겠는가. 강릉목사는 마을의 새로운 이름을 안재리安在里나 졸리卒里 중中 선택하여 즉시 변경變更하라." 하시였다.
수개월의 항해 후에 마침내 북아미리가北阿美利加의 미리견 합중국美利堅合眾國에 도착하니, 그곳이 곧 부래두피투不來頭皮蘣의 고향이었음이다. 또한 조선에서 하사下賜받은 부래두피투不來頭皮蘣를 기꺼이 그의 새 이름으로 하였다.
이후, 천수天壽를 다하고 졸卒하던 그때에 이르러 부래두피투不來頭皮蘣가 가족에게 말하기를, “후일 조선의 객客을 만나거든 성심誠心을 다해 하례賀禮하라.” 유언遺言하였다.
이후 오백여 년이 경과經過하여 미리견美利堅의 하리우도夏利友道에서 만국 활동사진 경연대회萬國活動寫眞競演大會가 개최되었다. 이때에 조선의 모某 여인女人이 수상受償하고자 참석하였다.
부래두피투不來頭皮蘣의 17대代 후손後孫이 연통蓮筒을 받고 달려와 조우遭遇하며 기뻐하니, 선대先代의 사연 또한 세계만방世界萬邦에 널리 알려짐이라. 세상 사람들이 이를 듣고서, 참으로 아름답고 우아한 뒷이야기라는 뜻으로 미나리美羅裏라 하였다.
그때 스승이 제자들에게 물었다. “너희들은 부래두피투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느냐?” 제자 국봉國鳳, 앞으로 나아가 예禮를 갖추어 말하되, “소인, 부래두피투라는 이름이 조선에서 비롯된 것임을 오늘에야 알았나이다. 실로 가슴이 벅차오르나이다.” 이에 스승이 크게 탄복하여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였다. “네 말이 과연 옳다. 그러한 이름이 어디 하나뿐이겠느냐. 다음 시간에는 래오나루도來誤那淚到에 대하여 학습할 것이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