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로언치浮路言致
곽 하오. 조선 중종 때의 학자(1492~1547).
성은 곽郭, 이름은 하오河午, 자字는 다음多音, 호號는 가독加讀, 본관은 제주濟州. 세간世間에 떠도는 말들을 모아 ‘부로언치浮路言致’를 집필하였다. 그리고 ‘매거진每去盡’, ‘부론치북不論治北’ 등을 저술하였으나 왜란倭亂 때 모두 소실燒失되었고, 그중 일부一部만이 구전口傳의 형태形態로 오늘에 이른다.
중종 4年 7月, 명明에서 사신使臣이 도착하니 그가 곧 장쾌壯快이다. 명목名目은 하례夏禮이나, 사신使臣은 본디 조정朝廷의 소란騷亂을 유발誘發하는 자者로, 대소신료大小臣僚들의 근심謹審 또한 전년前年과 다르지 않음이었다.
장쾌壯快의 안하무인眼下無人 역시 불변不變인지라, 이를 질타叱咤하는 백성百姓의 원성怨聲 높았으되 대책對策이 부재不在하였다. 더욱이 공무상公務上 여정旅程임에도 조카 갑질甲姪과 사적私的으로 동행同行하니 그의 월권越權, 극極에 달하였더라.
장쾌壯快와 갑질甲姪, 입궐入闕하여 임금께 예禮를 올리고, 명明 황제皇帝의 서신書信을 전하되, 장쾌壯快, 홍안紅顔으로 급변急變하여 고성高聲부터 토吐하기를, “본시本始 명明은 조선과 부자관계父子關係이거늘, 천지天地가 개벽開闢한 이후以後로 순수한 조선의 것이 어디 있다 하겠나이까? 자식子息은 부모父母로부터 비롯되는 법, 따라서 조선의 의복衣服, 음식飮食, 주택住宅, 문화文化 모든 것이 명明으로부터 유래由來한 것임을 인정認定하는 교시敎示를 내려 주오소서.” 하였다.
이에 좌중座中이 분노憤怒를 인忍하지 못하였으나 앞으로 나서서 일갈一喝하는 일인一人조차 없음이 통탄痛歎할 일이었다. 임금께서 애써 진정鎭靜을 유지維持하시고 다시 下問하시기를, “허면, 사신使臣 장쾌壯快는 들으라. 근간近間 조선의 백성百姓을 참혹慘酷한 고통苦痛 속에 빠뜨리고 있는 고로나苦勞那는 본시本始 명明의 것이 자명自明하거늘, 어이하여 명明은 그에 대한 일언반구一言半句의 사죄謝罪가 없는가?” 하니, 장쾌壯快, 시선視線을 돌려 답하되, “자고自古로, 자식子息은 부모父母의 잘못을 따지는 것이 아닌 줄로 아뢰오.” 하였다.
장쾌壯快, 이어 가로되, “금일今日 이후以後 명明은 조선의 모든 것이 명明으로부터 유래由來하였음을 세계만방世界萬方에 선포宣布할 것이니, 조선의 만백성은 이를 시비是非하지 말고 당연지사當然之事 수용受容하기 바라나이다.” 하자, 임금께서 어이를 상실喪失하시되, “그렇게 가져가면 그 이후에는 어찌 되는 것인가” 하니, 장쾌壯快, 다시 묵묵부답默默不答이었다.
(屬 : 딸려갈 속 何 : 어찌 하 奈 : 어찌 나)
“청請하옵건데 임금께서는 명明 황제의 심기心氣를 거슬리는 우愚를 부디 범犯하지 마시기를 바라나이다.” 장쾌壯快의 궤청詭請에 임금께서 돌연突然 명命하시기를, “예조禮曹는 들으라. 짐은 사신使臣 장쾌壯快의 청請에, 선물膳物로써 그 답答을 대신하고자 하니 즉시 준비토록 하라.” 하시였다.
이에 예조좌랑禮曹佐郞 개무시蓋武時 대감, 준비한 선물을 대령待令하되, 한여름 무병장수無病長壽를 기원하는 십장생하十長生夏, 조선의 명마名馬 족가지마足家之馬, 그리고 조선의 명승지名勝地를 총망라한 관광서觀光書, 개색기야皆色記野가 그것이었다. 장쾌壯快와 갑질甲姪, 임금께서 하사下賜하신 선물 목록目錄을 큰소리로 읊으며 아이처럼 기뻐하더라.
장쾌壯快와 갑질, 십팔일十八日간의 체류를 마치고 명明으로 환국還國하매, 임금께서 송별送別하시고 이어 모인某人을 급파急派하시니 그의 정체正體, 곧 살수殺手였다. 평안도의 험준한 고갯길, 죽고십재竹古十岾에 살수殺手 먼저 당도當到하였다가, 곧 장쾌壯快와 갑질甲姪을 도륙屠戮하매, 후세後世가 이 날의 쾌거快擧를 가리켜 살수대첩이라 하였다.
(殺 : 킬러 살 手 : 킬러 수 喋 : 피 낭자할 첩)
그때 스승이 제자들에게 물었다. “작금昨今, 명明의 억지가 도를 넘고 있느니라. 너희들은 이것에 대하여 어찌 생각하느냐?” 제자 동립動立, 앞으로 나아가 예禮를 갖추어 말하되, “지키려다 빼앗기면 되찾을 명분이라도 있으나, 그냥 주면 돌려받을 방법이 전혀 없사옵니다. 그러니 그저 지켜보고만 있어선 절대로 아니 될 줄 아뢰오.” 이에 스승이 크게 탄복하여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였다. “너의 말이 정녕 옳다. 그러면 마라탕이나 먹으러 가자꾸나. 그것은 마라도가 원조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