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이제 귤향보다 커피향이 먼저 떠오르지.

나에게 행복이라 정의 내려진 순간들 1

by 너굴

나에게 행복이라 정의 내려진 순간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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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늦게까지 이야기를 나누다가 흩어져 잠이 들었다. 다음 날 아침, 잠을 깨우는 사람도 없었고 기상시간을 정한 것도 아니지만 이른 시간부터 하나둘씩 거실에 모였다. (출근시간에 길들여진 직장인, 잠을 더 자래도 못 자.)


KakaoTalk_20211124_153300760_03.jpg 숙소 블라인드 사이로 보이는 제주 바다


제일 먼저 일어난 두 사람이 식탁에 앉아 커피머신으로 김이 모락 나는 아메리카노를 내렸다. 마당으로 난 큰 문을 활짝 열고 집 안의 온기와 제주바다의 시원한 바람을 호화롭게 즐기고 있을 때, 또 한 명이 일어나 식탁에 앉았다. 커피도 내렸다. 우리는 늘 하던 이야기를 했다. 옛날에 몇 번이고 했던 그 이야기.


계속해도 즐거운 이야기를 하다 웃음이 터졌고, 2층에서 자던 친구들은 왜 이렇게 시끄럽냐며 거실로 내려왔다. 그리고는 커피를 내려서 빈자리에 앉았다. 여섯이 둘러앉아 답도 없는 이야기를 나누던 그날의 공기에는 커피향이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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