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werzdx Jan 11. 2021

동네 할머니와 까만 강아지가 있는 강경역 근처 시골책방

아직은 계획

오래된 로망


   서점.

   아니, 서점 말고 책방.


   그것은 나의 오랜 로망이었다.

   지도에 관심이 많던 나는 지도와 관계된 책방을 하고 싶었다. 누구나 와서 다양한 지도를 구경하고, 자신만의 지도를 만들 수 있는 책방. 도시 관련 책도 함께 취급하는 곳.



   하지만 서울에서 그런 공간을 운영한다는 것은 보통의 계획으로는 참 어려운 것이었기에 여태 나는 그 계획을 미뤄왔다. 어쩌면 영원히 불가능할지도 모르겠다. 머릿속으로만 꿈꾸다가 시간이 이만큼이나 흘러버렸다.


   2019년, 넥스트 로컬이라는 공모에 도전했었다. 서울에 살고 있는 청년들에게 지방에서의 사업기회를 지원해주는 공모였는데, 나는 지금 엄니가 살고 계신 집 근처인 논산시 지역으로 지원했었다. 엄니집 인근 강경은 근대역사문화자원이 풍부한 곳인데, 그것을 바탕으로 책방 겸 문화공간을 운영해보겠노라는.


   당시의 시도는 실패였지만 여전히 염두에 두고 있다. 강경에는 역사문화자원이 많고, 또 기차역이 있으니 방문하는 사람들이 어느 정도는 있을 것이다. 또 근처에는 유명한 천주교 나바위성지가 있다. 겨울을 제외하면 이곳에 방문하는 순례객도 꽤 된다. 엄니가 오래 거기서 일을 하셔서 아는 분도 많다.



정말로 해볼까?


   두 달쯤 전에 어머니께 넌지시 말했다.


   "나중에 가게 구해서 역 근처에서 책방 해보면 어때요?"

   "책방?"

   "네. 엄니 거기서 우아하게 책도 읽으시고, 커피도 내리고, 콩자랑."

   "진짜 책을 파는 책방?"

   "그렇죠. 책도 팔고, 근대역사문화거리랑 연결해서 프로그램도 하고, 나바위성당하고 연결해서 천주교 관련 프로그램도 하고, 김 부각도 만들어 팔고." (웃음)

   "그려? 재미있겠네~"

   "저렴한데 잘 알아봐서 리모델링 하고 일주일에 3~4일 정도 운영하고, 콩자 산책시간에는 쉬고."


   비슷한 이야기를 작년에도 한 적이 있었는데 엄니가 그때는 별 관심을 안 보이셨었다. 그런데 관심을 보이시는군! 엄니에게 소소한 재미를, 나에게는 작은 규모의 자아실현을, 일대를 찾는 이들에게는 소소한 즐거움을.



   "너 나 책방 해줄거여?"

   "이제 준비하게요. 2022년 봄을 목표로."

   "엘리사벳네 된장하고 간장도 갖다 팔면 좋겄다. 진짜 끝내주지."

   "아, 그래요. 좋겠네요!"


   여전히 어느정도는 장난이 섞인 대화지만, 그냥 지나가는 말처럼 생각하셨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 것 치고는 꽤 반응이 좋으셔서 나도 좀 더 진지하게 실행을 위한 노력을 시작해야겠다. 서서히-



   ‘동네 할머니와 까만 강아지가 있는 강경역 근처 시골책방’

   계획의 선결조건인 ‘동네 할머니’와 ‘까만 강아지’가 책방 지킴이 역할에 관심을 보였다.


   2022년 봄 오픈을 목표로 사업 진척도 5%.

작가의 이전글 행복도시 금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