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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werzdx May 05. 2022

2002년의 여름

매일의기록

재수하고 남들보다 1년 늦게 들어간 대학교. 그리고 월드컵 경기가 열리는 도시 중 하나였던 전주.


나의 학교는 여름방학 때 외국 선수들과 스텝들에게 학교의 기숙사를 내어준다고 했고, 6월 초에 시작한 대회 덕분에 우리의 1학기는 5월 말에 끝났다.


대학교  학기가 3개월 만에 끝나다니. 여전히 모두가 특별하게 기억하고 있는 한일 월드컵의 열기와 들뜬 분위기, 그를 포함해 왠지 많은 것이 어수선한 2002의 여름이었다.


.


학기가 끝나고 월드컵 개막전이 바로 시작. 다른 학교 학생들에겐 기말고사 기간이었겠지만 우리 학교는 학생들에게 월드컵에 집중할 수 있는 최적의 스케줄을 제공했다(물론 기말고사 기간이었어도 월드컵에 집중했겠지).


티비에서 보던 서울의 모습, 월드컵의 열기. 전주 시청광장에 한 번 나가본 것이 전부였던 내겐 다른 세상 같았는데, 다만 이 축제의 분위기를 나도 인지하고 있다는 정도.


뭔가가 계속 붕- 떠있는 것 같던 6월 한 달이 지나갔다.



모두가 '오 필승 코리아'를 외쳤고 덩달아 들뜬 마음이었지만, 막상 나의 발밑은 1년 늦게 들어간 학교와 그 안에서 어색하게 적응하지 못했던 시간들로 채워져 있었다.


매일매일, 순간순간에는 인식하지 못했지만 아마도 잘 기억해낼 수는 없던 어떤 순간에 느끼곤 했던 나와 그곳의 부조화.


어색하게 한 학기를 마치고, 월드컵 분위기 속에서 잘 버티어냈던 시간들도 지나고, 나를 지지해주고 응원해준 건 뜻밖에도 지금껏 잘 보지 못했던 스타일의 드라마였는데.



어떤 드라마에 대해서는(내가 빠져드는) 어느 순간부터 드라마를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고 작가의 이야기, 연출가의 연출, 배우의 힘에 이끌려 그들에게 손쉽게 설득되고야 만다는 이야기를 하려다 한일 월드컵까지 나와버렸… ㅎ


월드컵 직후 시작해 나를 힘껏 위로해준 드라마 ‘네멋대로 해라 말하기 위해서.. 하하. 그랬어, 뭔가 이전 드라마들과는 많이 다른 느낌이었고 나는 쉽사리 그것에 빠져들었다.


처음에는 뭔가 어색해보였던 배우들의 연기와 드라마의 이런저런 부분들이, 나중엔 그것에 온전히 설득되고 빠져들게 되는 한 부분이 되어버리다니.



네멋대로 해라그런 것들은 이후 같은 작가의 '아일랜드' 이어졌고, 이후에도 그런 비슷한 느낌을 받았던 드라마들이 있었을 거야,  기억은 나지 않지만   설득이  되는 사람..


그렇게 드라마들에 빠져들고 설득되던 시간들이 있었고 지금은 그것이 '나의 해방일지'로 이어지고 있다는 말을 이렇게나..


중요한 이야기보다 서두를 참 길게도 썼다. 거두절미하지 못하는, ㅎㅎ


.


나만 알고 있을 것 같은 이야기 하나,


네멋대로 해라 에서 공효진 동생으로 나왔던 배우가 지금 나의 해방일지에서 이민기 친구 현아 역으로 나오는 배우와 동일인물이다~ (전혜진 배우)


다들 몰랐을걸? ㅎㅎ 그냥 그렇다고.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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