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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werzdx Oct 02. 2020

어떤 밧줄 하나

이사일기(2010-2020) - 0. 들어가며

어떤 밧줄 하나


   2009년에서 2010년으로 넘어가던 겨울, 대학교 반지하 동아리방에 앉아 우리는 나의 졸업, 동석의 취업준비, 지혜의 졸업 전 사회경험(?)이라는 부제목을 앞세워 음악을 해보겠노라는 진짜 제목을 숨기고 서울로 올라갈 것을 결의했다.


   불확실한 밧줄 - 아무것도 보장되지 않은 ‘인디 레이블 계약’건 하나, 한 달에 한 번 하던 클럽 공연 스케줄 하나 - 을 붙잡고 우리 세 명은 상경을 하기로 결정했다. 남들처럼 취업준비, 유학, 어학연수 이런 것은 쳐다본 적도 없는 우리에게 그것은 밧줄이라기보다는 기대고 싶은 하나의 버팀목? 아, 밧줄이 맞았구나.

 

   대학교 졸업과 함께 음악을 하러 서울에 올라가보겠노라고 유일한 가족인 어머니를 설득해야 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음악 전공도 하지 않았고 클럽 공연이나 좀 하다가 소수의 사람들이나 알고 있는 인디레이블과 계약한 것이 전부인 우리, 아니 나였으니.


   “네 앞가림은 알아서 잘 하면서 너 하고 싶은 걸 하든지 말든지 알아서 해라.”


   체념 섞인 어머니의 대답은 아주 작은 문제 하나를 해결해줬을 뿐이었다. 앞으로 다가올 수많은 어려움과 문제들 그것은 그 단계에서는 내가 짐작할 수 없었던 것들이었으니.


   “집은 부동산에서 구해야 하나?”

   “어, 형. OO씨가 집 구하는 카페에서 괜찮은데 하나 봐뒀나 보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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