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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werzdx Jul 12. 2022

일상 비일상의 틈

매일의기록

작년에 강남에 있는 '일상비일상의 틈'이라는 곳을 알게 되었다. 강남이라는 장소,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문화공간이라는 것 떼문에 일단은 거부감이 생기지 않을 수 없었으나, ㅎ


매력적인 장소라는 것, 그리고 사람들이 머무르고 가보고싶을만 한 컨텐츠를 가진 곳이라는 건 알겠다. 특히 그 이름이 가진 매력이 크게 다가온 것 같은데, 이후에도 계속 생각날만큼.


요즘 나의 일상을 돌아보다가 일상과 비일상, 규칙과 비규칙, 꾸준함과 영감 같은 것들에 대해 뭔가를 써보려다 딴짓만 하고 몇 시간이 훌쩍 지나버렸네. 낼모레, 아니 내일부터 새로운 곳에 출근인데..ㅠ ㅎ



사무실 일이 종료된지 한달 반 정도의 시간이 지났는데, 그 시간 동안 내게 일상과 비일상, 규칙과 비규칙 같은 것들이 어떻게 정립되었나, 하고 생각해봤다.


지난 몇 차례의 경험에서처럼 이번에도, 큰 외부의 규칙이 무너지는 가운데 내게 일상과 비일상, 규칙과 비규칙과 같은 것들은 여지없이 모호해졌다.


'4년 정도 일하다가 두어달 쉴 수도 있지 뭐' 라고 하기엔, '완벽하게' 쉰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나만의 시간표가 정립된 것도 아니고. 내겐 외부의 루틴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었나 하고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


한 친구는 내게 '그냥 간절하지 않아서 그런거 아니냐? ㅎ 그래도 그냥 살만하니까?' 라고. ㅎ


그래, 두어 달 쉬다 다시 어딘가 취직하고 일하면 또 전과 비슷해질테니 그냥 그런 걸까, 하고도 생각해봤는데.



근데 있잖아, 그런 것도 있다?


'일'로 느껴지는 어떤 것을 하면서 생기는 다른 아이디어와 영감들. 그러니까 의무감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가끔은 피하고 싶은 의무감에 일을 하면, 다른 일에 대한 아이디어가 더 많이 생긴다는 거. ㅎ


그러니까 창조적인 것,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 피하고 싶은 루틴을 일부러 만들어야 하는 사람. 그게 있어야만 일상이 유지되는 어떤 그런 타임라인.



가만히 보면 나는 그런 게 아니었나 싶어.


전체적인 방향이 맞아서 선택했지만 막상 뛰어들면 피하고 싶고 되도록 멀리하고 싶을 때가 많은 그런 루틴을, 일상을 가져야만 진짜 내가 하고 싶은 것에 대한 갈증과 아이디어가 생긴다는 그런 모순.


근데 이건 그냥 고민하고 할 것도 없이 모두가 당연하게 느끼는 거겠지? 이걸 왜 생각을 해? 그런. ㅎㅎ


.


"무슨 생각을 해? 그냥 하는거지." 라고 말하는 김연아의 위대함과는 조금 다른 어떤 생각들. 그런 것들에 늘 의지하며 살아온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의 기준을 위해서가 아니라 타인에게 피해주지 않으면서 나 자신이 최대한 행복하기 위해 어떤 선택을 하면 좋을까 하고 늘 본능적으로.


고민의 영역에 들어가기도 전에 그냥 무의식적으로 감지되는 기호에 따라서 그 길 위에 서서 걷고 또 걷고. 그러니 이 타임라인을 유지해줄 어떤 일상이 당분간 또 필요하다.  그 일상으로 인해 생기는 새로운 생각과 아이디어들, 또 거기서 얻는 에너지들.


.


그리고 언젠가부터 매일 눈길을 주기 시작한 하늘과 태양, 구름, 노을과 같은 것들이 내게 참 중요해졌다.


비일상과 비규칙만이 가득한 생활 속에서, 매일 정확한 타임라인을 점지해주는 것들의 소중함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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