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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werzdx Nov 23. 2020

결혼식에 대하여

이사일기(2010-2020) - 7. 성산동 (2014.08)

   성산동 쉐어하우스에 살면서 남겨놓은 메모들을 보니, 여느 때보다도 많은 친구와 후배들이 결혼했다. 그래, 그럴만한 나이가 되기도 했고 모두가 삶에서 좋은 누군가를 만나서 결실을 이룬 때이기도 했겠지.


   한 달이 좀 더 지나면 이제 마흔이 되는데, 나도 결혼식에 대한 생각은 있다. 때때로 결혼식에 대한 생각들을 정리해보았다.




   의식을 치르는데 있어 모두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는 공간에서 하면 좋을 것 같다(혹여 눈이나 비가 내릴 수도 있고). 좋은 기운을 뿜어내는 한옥이면 좋겠다. 많은 사람들이 올 수 있을 것 같진 않으므로, 공간의 규모는 큰 관계가 없다. 소박한 느낌의 장소라면 더 좋겠다.


   사람들에게 음식해주는 것을 좋아하고, 잘 하는 친구에게 일일식당을 운영하게 하여, 사람들의 식사를 담당하게 하고 싶다. 재료 준비부터 모든 과정을 맡기고, 수익을 그가 가져가도록 하여 나의 수고도 줄인다. 서로 윈윈, 당신과 나의 시너지.


   꼭 와주었으면 하는 나의 소중한 이들에게 정성스러운 초대장을 발송한다. 필수로 식사메뉴를 선택하게 한다. 축의금은 축하하는 마음과 식사 값으로 대신한다. 나도 많은 돈을 들이지 않을 것이므로 서로 윈윈, 이것 역시 당신과 나의 시너지.


   즐거운 공연 내지는 함께할 수 있는 활동이 꼭 있었으면 좋겠다. 나를 위해 모인 것이기는 하겠지만, 시간을 내어준 모두에게 의미 있는 무언가는 있어야 하겠다. 모두를 위한 시너지.


   소박한 의식을 마치고, 여행은 국내를 일주한다. 지역과 동네에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것들을 선물한다. 그러므로 서로가 예술적인 재능이 조금은 있었으면 좋겠다. 각각의 동네에 추억할 수 있는 무언가를 남기고, 우린 숙식을 제공받고 여행.


   외국으로의(조금 돈이 드는) 여행은 앞으로 살아가며 함께 한다. 얼마든지.


   최근 아주 친한 친구가 둘이나 결혼했다. 나중에 '결혼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나도 잠시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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