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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영로스팅 Jan 27. 2024

혁신이 실패로 끝나는 이유

새로운 CEO가 임명이 됩니다. ‘성장’을 위한 새로운 비전이 선포되고, C-레벨을 중심으로 변화 협의체가 구성됩니다. 중요한 이니셔티브들이 설계되고, 우선순위화되며 자원을 배분하기 시작합니다. 조직이 개편되고, 새로운 목표가 주어지고, 보너스 계획을 제시합니다. 변화 프로그램을 주도할 주요 인력 대상으로 집단 교육이 실시됩니다. 그리고 분기마다 변화가 얼마나 잘 진척되고 있는지 직원들 대상으로 설문이 시행됩니다.


연말연시 대부분의 조직은 위와 유사한 패턴으로 변화에 각오를 다집니다. 매년 새롭게 조직이 개편되고, 비전과 목표가 재정의되고, 연수를 통해 직원들을 교육합니다. 문제는 그 ‘모든 것’이 작동하지 않을 경우가 훨씬 많다는 점입니다. 직원들은 6개월 또는 1년 단위로 개편되는 조직 구조에 무감각해지고, 비전과 목표에 공감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아집니다. 정작 경쟁력이 저하된 문제의 본질은 놓친 채, 조직 개편을 통해 쇄신을 추구한다고 여기는 경우도 많습니다.


6개 대기업을 대상으로 한 분석 결과에 따르면, 변화 추진에 가장 큰 장애물은 바로 대대적 ‘변화 프로그램’을 통해서만 변화가 온다는 생각 그 자체였습니다. 우리는 여전히 플라톤의 사상에 갇혀 있습니다. ‘이데아’를 설명하는 완벽한 계획을 가정하고, 그 계획이 완벽하다면 온전히 실행될 수 있을 것이라 착각합니다.


착각은 편견에서 출발합니다.


1) ‘변화는 계획에서 시작된다’라는 편견

개선의 주요 목표는 행동에 초점이 맞추어져야 합니다. 사실 아이디어나 태도는 변화에 부수적입니다.  실제로 누가 어떻게 실행을 옮길 수 있을 것인가에 주목해야 합니다.


2) ‘위로부터의 대대적 변화가 중요하다’라는 편견

변화는 현장 또는 사업부 단위의 자기 완결적 구조에서 이루어져야 지속가능합니다. 변화는 CEO의 집무실이 아니라 현장에서 이루어집니다.


3) ‘행동은 개별적으로 변화될 수 있다’라는 편견

행동은 유관부서나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의 조화 속에서 더 강화됩니다. 개인이 아닌 시스템을 고치기 위한 점진적 고민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변화는 대대적이고 거추장스럽고 멋있는 프로젝트명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지속가능한 변화는 오히려 실무 조직장 수준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최대한 참여시키고, 설명하고, 기대 수준을 명확히 세팅하는데 집중해야 가능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아래 여섯 가지 단계를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1) 참여와 설명: 변화를 해야 할 실무진들이 함께 상황을 이해하고 변화에 대한 목소리를 모아라

2) 변화의 씨앗: 직원들 스스로가 낸 아이디어가 실행이 된다고 하면 자연스럽게 그 변화에 지지하게 된다. 변화의 씨앗을 퍼트리는 과정이다.

3) 응집력 발전: 사업본부장의 강한 리더십이 요구된다. 새로운 변화의 씨앗이 잘 자랄 수 있도록 조직 내 불필요한 위계질서적 장애를 제거하고, 변화에 헌신하는 이들에게는 더 힘을 실어주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부서 전환이나 전직을 지원한다.

4) 전 조직에 활력 전파: 정보가 수월하게 전파되고 의사결정이 빠르게 될 수 있도록 필요한 새로운 조직 구조에 대한 고민을 시작한다. 이 단계에서는 TF와 같은 임시조직 형태로 느슨하지만 새로운 조직 구조를 만든다.

5) 공식적인 조직 변경: 4단계까지 완료된 이후라야 공식적인 조직 개편이 의미가 있다. 새로운 협업 구조 및 보고 체계를 공식화한다.

6) 모니터링: 지속적으로 변화 과정에 대해 모니터링하고 개선점을 도출한다.


변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조화’와 ‘균형’입니다. 큰 조직에서 변화는 다양한 부서와 개인의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한 목표를 향해 정렬하면서부터 시작됩니다. 최고경영진의 역할은 이러한 ‘조화’가 잘 추진되도록 실무 임원들을 지지해 주고, 변화 과정에서 소외되는 사람이 없도록 하는 것입니다.



<Russell Eisenstat, Bert Spector, and Michael Beer, “Why Change Programs Don’t Produce Change “, Harvard Business Review (November–December 1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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