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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영로스팅 Jan 24. 2024

연말연시 조직 개편이 효과가 없는 이유

연말연시가 되면 늘 조직이 개편됩니다. ‘인사가 만사다’를 금과옥조로 여기며, 새로운 인력을 새롭게 배치하며 조직의 문화가 쇄신될 것이라 희망합니다. 경영진을 교체하고 부서장을 바꾸면서 조직에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하려 노력하나 정작 실행력이 높아지지 않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래서 조직원들도 조직 개편을 연말연시에 일어나는 그저 그런 형식으로 치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직이 오래되면서 자연스럽게 기능별로 조직이 세분화되고, 심지어 지원 부서도 예산과 별도의 의사결정 권한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누가 P&L을 책임지고 있는지 헷갈리기 시작하며, 최고경영진의 의사결정을 받은 사안이 R&D 부서에서 실행 상의 이유로 시간이 지연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결재 절차마다 질문 세례를 쏟아내는 각 부서 때문에 옥신각신해야 하고, 지원 부서에서 파견 나온 재무/법무 부서 직원들도 사업부의 의견보다는 본인들의 조직장 의견을 따르느라 견제와 감시를 수행하기도 합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정치판'의 한가운데서 나는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 헷갈리는 자괴감이 커지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아무리 조직개편을 해봐야 실행력은 높아지지 않습니다. 사실상 실행력은 조직 개편이 없어도 빨라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래 두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1) 명확한 의사결정 권한: 누가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지 누가 정보를 제공하는지 정한다.

2) 적재적소로의 정보 흐름: 부서 간 협업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임직원 간 네트워크를 구축해주어야 한다.


보통 성과가 정체되면 최고경영진은 ‘누구’에 집중합니다. 누구 때문에 성과가 저조한 지 조망하고 이를 단기적으로 조직 개편을 통해 해결하려 합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질문은 ‘왜’입니다. 적절한 의사결정 권한이 주어지지 않았는지, 필요한 정보가 적재적소에 제공되고 있지 못한 지 등을 먼저 확인하고 이를 고치는데 집중하고, 그다음 조직 개편을 해야 문제가 해결될 수 있습니다.


최고경영진은 정보 흐름, 의사결정권과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직원이 어떻게 정보를 얻는지 파악하기 위한 비공식 네트워크를 분석하고 간극을 메워야 합니다. 누가 각 사안의 결정권을 가지고 있고, 누가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지, 누가 최종적으로 결과를 책임지는지, 어떤 방식으로 결과를 규정해야 하는지 정해야 합니다.


전략을 세우는 것보다 그 전략을 실행하게 하는 것이 더 어렵습니다. 최고경영진은 주로 조직 구조나 인센티브 정책을 바꾸어 문제를 해결하려 하나 실패를 거듭할 확률이 높습니다. 해답은 명확합니다. 누가 무엇을 책임지고, 누가 어떤 결정을 내리는지 명확히 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들이 책임을 완수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적절하게 제공해주어야 합니다. 이 두 가지가 해결되면 조직 개편이나 인센티브 개선은 고려하지 않더라도 문제가 저절로 해결될 수도 있습니다.



<Ilona Steffen, Niko Canner, and Gary Neilson, “The Secrets to Successful Strategy Execution”, Harvard Business Review (January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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