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년 만에 적자 전환?
아디다스가 유대인 혐오와 나치 찬양 등 문제를 일으킨 미국 힙합 스타 ‘예(Ye, Kanye West)’와 협업을 중단하면서 큰 손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나이키의 D2C 전략을 뒤늦게 따라 하다 시장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2023년 31년 만에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예측도 존재합니다.
아디다스는 2022년 4분기 7억 2,400만 유로(약 1조 원)의 영업손실과 4억 8,200만 유로 (약 6,700억)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러한 기조가 이어져 2023년에는 연간 약 7억 유로 (약 9,700억 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있습니다.
실적 악화의 배경에는 2013년부터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미국 유명 힙합스타 ‘예’의 잇단 돌발 행동이 있습니다. 2022년부터 트위터 등을 통해 유대인을 혐오하고 나치를 찬양하는 내용을 발언을 쏟아내었습니다. 이어 아디다스는 2022년 10월 ‘예’와 컬래버레이션 계약을 끊고, ‘예’와 협업을 통해 개발한 '이지(Yeezy)' 운동화와 의류 생산을 중단했습니다. 하지만, 해당 브랜드 제품의 판매액이 아디다스 전체 매출액의 10%인 연간 20억 달러(약 2조 6,000억 원)에 달해 실적 악화의 치명타가 되었습니다. ‘이지’ 라인의 과도한 재고 물량도 골칫거리로 남았습니다.
이에 아디다스는 자사 2023년 계획에서 한 자릿수 높은 비율로 매출이 감소할 것이라 예측했습니다. 유럽과 북미 지역의 경기 침체 위험이 높아지고 중화권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이 계속될 수 있음을 지적하며, ‘이지’ 라인의 재고 미판매로 인한 약 12억 유로 손실도 반영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2023년 손익분기점 수준의 영업이익을 예상하나, 더 최악의 가능성도 있을 수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지’ 라인의 재고 상각 손실로 5억 유로 감소될 것으로 예상하고, 최대 2억 유로의 일회성 추가 비용을 예상한다고 합니다. 이 경우, 연간 약 7억 유로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할 수도 있습니다.
그 결과, 아디다스의 신용등급은 급락 중입니다. 지난 2월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와 무디스(Moody's)는 아디다스의 신용등급을 낮추었습니다. S&P는 장단기 신용등급을 기존 'A+/A-1'에서 'A-/A-2'로 낮추었고, 무디스 역시 'A2'에서 'A3'로 하향시켰습니다.
한편, 아디다스가 나이키가 내세운 D2C 전략을 급하게 따라 하다 실책하고 있는 모습도 보입니다. 나이키는 2005년 유통/패션 업계 내 D2C 전략을 처음 시작하면서 직영점과 자사 온라인몰을 강화했습니다. 국내에서도 2008년부터 손실이 나는 중소형 대리점들을 폐쇄하기 시작했습니다. 반면, 아디다스는 2020년 4개년 계획을 발표하면서 D2C 전략을 전면에 내세우며, 2025년까지 D2C 매출을 전체의 5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국내에서도 2021년 말, 100개 대리점 중 80여 개 대리점과의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통보하면서 분쟁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이에 ‘아디다스코리아 대리점주연합회’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경기침체가 강해지고 있는 현 상황에서 나이키와의 시장 점유율 격차가 더 커질 것이라는 예측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이미 한국에서는 뉴발란스가 2위 아디다스를 제치고 나이키에 이어 2위를 하고 있다는 보도도 존재합니다.
자신의 가장 힘든 커리어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던 아디다스 CEO 비에른 굴덴(Bjørn Gulden)은 2022년 11월, 아디다스의 구원투수로 등장했습니다. 아디다스에서 수석 부사장을 역임하고 퓨마 CEO 출신인 그가 아디다스를 어떻게 다시 살려낼 수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그래서 2023년은 아디다스의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