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임시

피고 지는 백일홍

백일홍 명상

by 냉이꽃



"지금 나는 전쟁터로 나가는 길이니 100일만 기다려주면 돌아오겠소.
만약 흰 깃발을 단 배로 돌아오면 살아오는 것이고, 붉은 깃발을 단 배가 돌아오면 나는 죽은 것이오."

100일이 되던 날, 바다 멀리 붉은 깃발을 매단 배가 돌아오고 있었다.
이무기와 싸우다 깃발이 피로 붉게 물든 것이었다.
용사는 살아 돌아왔으나 이를 몰랐던 처녀는 절망하여 스스로 죽고 말았다.

처녀의 무덤에는 이름모를 꽃이 피었고 백일홍이라 부르게 되었다.
꽃말은 인연이다.



6월의 화단을 백일홍이 가득 채웠다.

튼실한 꽃잎 위로 하얀 나비가 앉았다.


이토록 고운 꽃을 보고도

사람은 가슴 찢어지는 이야기를 만들어 붙였다.


인생에는

왜 이렇게 아픈 사연이 많은 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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