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수련 명상으로 해결될까?
아침 출근 준비를 하는데 전화가 왔다. 동생이다. 감기몸살 같은데 다 토했다는 것이다.
전화가 왔을 때 나는 살짝 귀찮았다. 다른 사람도 있는데 왜 하필 나에게 전화를... 하는 생각도 들었다. 감기라 하면서 옆좌석에 앉는 것도 마땅찮았다. 감기 옮으면 안 되는데.. 걱정을 하면서 갔다.
슬쩍 거울을 봤다. 싫은 내색이 얼굴에 완연하다.
나는 매일 바쁘다. 혼자 지지고 볶고 싸워야 하기 때문이다. 하루에 마무리가 되지 않으면 꿈에서도 싸운다. 씩씩거리며 내 속에서 내가 나와 싸운다. 그런데도 괜찮은 척하려니 마음고생이 말이 아니다.
마음이 괴롭고 힘이 드니, 마음수련 명상을 할 수 밖에 없다. 우선은 나를 돌아봐야 했다. 혼자 눈감고 생각하면 그랬구나 싶고 내가 잘못했다 싶고... 모든게 해결된 것 같고 쉬울 것만 같다. 그리고 내일이면 다른 사람으로 짠 변할 것 같다. 그러나 현실에 맞닥뜨리면 꿈은 확 깬다.
드러나는 나의 실체는 참 야비하고 좀스럽다. 백 번을 뉘우치면 뭘하나. 누가 나를 건드리고 내 인생에 개입하는 것을 이렇게 싫어하고 귀찮아할 수가 없다. 마치 나는 혼자 살 수 있을 것처럼 탈탈 털어내며 살고 있다. 이 모습이 도대체 변하지 않았다. 왜 그럴까. 마음수련 명상도 하고 있는데....
돌아보고 내 모습이 찾아지면 마음에 가닥이 잡히면서 안정이 된다. 그러나 자기만족, 자기위로로 끝나기 일쑤다. 마음이 버려지지 않는한 아는 것 만으로는 반쪽짜리 마음수련 명상이었다.
마음이 진정 버려지지 않으면 맞아 맞아 하다가 또 후회하기를 윤회처럼 반복하게 된다. 그래서 마음은 버려져야 한다. 그래야 나도, 나의 삶도 변할 수가 있다. 마음을 버리는 방법이 마음수련 명상인 것이다.
별 볼일 없는 수많은 의사 중에서도 네가 참 하바리인데,
네 주제에 다른 사람의 인생에 그 정도 임팩트를 낸다는 자체에 감사하라.
이 대단하신 어머니의 서릿발 같은 가르침이다. 인간이 자기 주제를 알고 감사한 마음으로 살기는 쉽지 않다.
인간은 누구나 자기를 사랑하고 자신은 특별하며 자기를 귀히 여기기 때문이다. 자기는 대접받아야 하고 욕을 얻어먹어도 안되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번뇌와 갈등의 이유를 찾은 것만으로도 좋았다. 알기만 해도 해결된 것 같고, 그래서 딱히 버리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머리만 굵어진 뿔난 망아지가 되어 갔다. 알지만 실천에 옮기지는 못하는 기형아가 된 것이다.
못된 마음을 하나하나 버려 나갔다. 내 몸은 귀하고 남은 업신여기는 마음, 생각은 높고 하는 짓은 땅바닥을 기어다니는 나의 이중성.... 마음이 버려져 없으면 낮아지려 노력하지 않아도 낮아진다.
조금 겸허해진 나는 머리를 조아리고 스스로를 꾸짖어 본다. 니처럼 이기적인 사람이 털끝만큼이라도 남을 도와줄 수 있는 것을 고맙게 생각해라. 니가 누군가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더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