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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수련 실체 - 나의 체험담

by 냉이꽃


마음수련 실체 그것이 궁금하다는 나의 친구와 선배. 궁금하면 직접 해볼 것이지, 살짝 투덜거리긴 했어요. 하지만 의문 의심이 생기는 게 당연하죠. 저라도 그랬을 겁니다.


딱 원하는 답을 속 시원하게 드릴 수 있으면 좋겠지만. 연차가 쌓일수록 마음수련 명상을 가장 모르는 사람이 내가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여하튼 제가 체험한 것에 한해 성의껏 말씀드리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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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수련의 실체, 왜 마음빼기 명상일까?



마음 비우기에 진심인 우리나라


우리나라만큼 마음 비운다는 말이 흔한 곳도 없을 겁니다. '마음 버려라, 마음 비워라, 내려 놓아라, 고쳐 먹어라, 바꿔 먹어라, 마음 크게 먹어라, 마음을 끊어라, 그만 잊어라' 말처럼 쉽게 되는 건 아니지만 모두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말입니다. 좀 신기하지 않나요?


언어만 그런 게 아닙니다. 우리나라 사찰은 대개 산 좋고 물 좋은 곳에 있잖아요. 물길을 끼고 걷다 보면 다리가 나오는데요. 세심교 洗心橋 라고 이름 붙인 다리가 제법 있습니다. 부처님 나라로 건너가려면 마음부터 씻어야 한다는 거죠. 유학자들도 물 맑은 계곡에 세심대, 세심정이라 이름을 붙이곤 했습니다. 신선처럼 살고 싶은 심정은 지극한데 항상 그놈의 마음이 장애가 되었던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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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본질, 대체 그게 뭔데?


중국 당나라 때, 화양과 마조 이야기입니다. 화양은 육조 혜능의 법을 이어받은 분이죠. 열심히 좌선하는 제자 마조에게 스승 화양이 말합니다. '벽돌을 간다고 거울이 될 수 없다. 그렇듯이 좌선만 한다고 성불할 수 있겠느냐?' 했습니다


마조 : 그럼 어떻게 해야 성불할 수 있습니까?

화양 : 소달구지가 움직이지 않으면 채찍질을 달구지에 해야 하느냐? 소에게 해야 하느냐?

좌선만 하는 것은 부처의 흉내만 내는 것이니 부처를 죽이는 것이다. 좌선은 달구지(몸)에 채찍질을 하는 것이다. 성불을 하려면 소(마음)에 채찍질을 해야 한다.


몸만 죽어라 앉아있다고 되는 게 아니라는 거죠. 화양은 마음이 주인이니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알려주었습니다. 문제는 뭐냐. 그 마음의 실상은 이런 것이니 이렇게 버려라고 정확하게 가르쳐주지는 못했다는 것입니다. 화양 아니라 그 누구도 가르쳐주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눈 밝은 극소수의 수행자만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 깨달음은 오도송 悟道頌으로 남겨졌죠. 문제는 저처럼 평범한 사람에게 오도송은 알쏭달쏭하기도 하고, 알아듣는다 하더라도 흉내 낼 수 없는 넘사벽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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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수련 명상의 핵심, 빼기 명상



학문은 하루하루 더하고
도는 하루하루 덜어 낸다
-노자 도덕경 48장-


마음수련 명상의 핵심은 빼기 명상에 있습니다. 노자 말씀처럼 하루하루 덜어내는 방법이죠. 빼기 명상은 나이, 학력 제한없이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1. 마음의 실체 2. 마음을 버리는 원리 3. 마음빼기 방법, 이 세 가지가 모호하지 않고 과학적이며 간단하고 쉽기 때문입니다. 너무 대중적이고, 너무 쉽게 막 가르쳐주니까 그 가치를 잘 모를 수는 있습니다만.


https://meditationlife.org/what-is-meditation/understanding-m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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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겪은 마음수련 명상의 실상



빼기 명상의 전제 조건, 자기 돌아보기


이제와 생각해 보면 제가 가장 두려워했던 것은 저 자신을 마주 보는 것이었습니다. 가끔가끔 왜 당황하는지, 왜 이렇게 불안한지, 무엇이 두려운지, 왜 화가 나는지, 왜 우울하고 소심해지는지, 왜 이렇게 자신이 못나 보이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보자기로 덮어버리듯이 자신을 외면하고 숨겼던 것 같습니다.


저는 제 모습을 들키지 않으려고 가면을 썼습니다. 사실 남들이 뭐라 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저 혼자서 저를 속이고 아닌 척하느라 애를 섰죠. 괜찮은 척, 태연한 척, 무심한 척, 초연한 척, 다 이해하는 척, 잘 사는 척 그랬습니다. 그게 뭐라고. 저의 실체를 정면으로 보기가 힘겹고 자신 없었던 거죠.


제가 용기가 있는 사람이라면 몇십 년을 이러고 살진 않았겠죠. 강의를 듣고, 명상을 하면서 '맞아, 허상인데 내가 어리석었어!' 골백번도 더 깨달아야 했습니다. 더 고마운 것은 다른 사람들의 용기였습니다. 옆에서 넘어가는 것 보면서 용기를 얻고, 함께 가는 것이 힘이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조금씩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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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실체, 선무당 사람 잡기


마음수련 한지 2~3년 되었을 때입니다. 들쭉날쭉한 마음도 별로 없고 무사태평한 나날이 계속되었습니다. 사실은 그만큼 무관심한 사람이었던 거죠. 여하튼 간이 배 밖으로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일체유심조라더니 마음이 없으니 아무 일도 없구나, 병도 없고 고통도 없구나 그런 방자함이 고개를 쳐들었습니다. 그러다 5년쯤 되던 해에 큰 수술을 하게 되었습니다. 몸이 다치진 않았지만, 시골 밤길에서 무단히 차를 처박기도 했고요.


그런데도 저는 '뭐 그럴 수도 있는 거지.' 하면서 태연한 척을 했습니다. 나만 괜찮으면 그만이고, 그게 마음 없는 건 줄 알았죠. 저 자신과 주변 사람을 무시하듯 대체로 인생의 경고도 무시했어요. 그러니 까불다가 혼이 난 거죠. 아니 혼이 나야 되는 인간이었죠.


지금은? 저의 정체가 더 궁금할 뿐이예요. 잘은 모르겠어요. 요즘은 쉽게 판단하지 않고, 함부로 말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상대방에게도 말을 조금 더 아끼게 되고, 지켜보게 되고, 기다려주게 된 정도. 가끔 아주 깊은 감사함에 고개 숙이게 되는. 깝죽거리던 제가 깨진 만큼 그렇게 변했습니다. 후일에는 모두가 고개를 숙이고 산다는 말이 위로가 되기는 해요. 혹시 나도 그런가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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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고도 어려운 마음수련 명상


빼기 명상 방법은 어렵지 않습니다. 마음은 버려지는 것이 너무 당연합니다. 허상이니까요. 버리지 않으려고 움켜쥐고, 인정하지 않는 제 마음을 넘어서는 것이 가장 힘든 일이었죠. 자기 합리화, 정당화시키는 꽁꽁 닫힌 마음을 여는 것이 관건이었습니다.


그래서 마음수련 명상을 마냥 쉽다고는 말씀드릴 수가 없어요. 그게 솔직한 제 심정입니다. 한 번은 어떤 분이 찾아와서 마음을 꼭 버려야 하느냐며 항의하셨는데요. 하고 안 하고는 각자의 선택이죠. 단지 '나만 옳고, 너는 틀렸다'라는 사고방식에 사로잡히면 답이 없다는 것. 나와 함께 사는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서라도 꼭 자기 성찰을 하시라 말씀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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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시선과 긴 호흡이 필요한 마음공부



자기 마음에 스스로 속는 것이 인간입니다. 거기에서 벗어나는 것이 마음수련 명상이고요. 마음수련의 실상은 마음수련이라는 길 위에 섰을 때 비로소 드러나겠죠. 그 어떤 모습으로, 어디에서 헤매고, 무엇을 하며 앉아있든 우리 모두의 마음은 드러나고 버려지는 과정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내 인생에 가장 큰 장애물은 바로 나 자신이고요.


여기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있다면, 마음수련 명상을 통해 아주 깊고 원숙한 행복을 얻게 될 것입니다. 먼 시선과 긴 호흡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런 분이 통찰력도 있고, 끈기도 있어서 끝까지 잘 가는 것 같습니다. 마음수련 명상 방법은 이런 분을 체계적으로 도울 수 있어요.


제가 경험하고 알게 된 마음수련 실체는 이 정도. 가시는 길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읽어주셔서 너무너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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