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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ulturing me Mar 10. 2020

당신의 말을 들어줄 사람이 있으세요?

경계선 인격장애 2

경계선 인격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대인관계를 오래 지속하지 못하고 작은 이유로도 관계를 단절해버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자기애, 편집증, 반사회성 등을 복합적으로 갖고 있는 경계선 인격장애자들은 견고한 자기 정체성이 없기 때문이다.  


마음의 추가 묵직하면 웬만한 외부의 바람엔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마음을 잡아줄 견고한 정체성이 없으니 살짝 부는 바람에도 흔들린다. 인정받지 못할까 봐 늘 불안한 상태이니까 누군가 옆에서 살짝만 불을 댕겨도 바로 분노와 히스테리가 작동된다. 그 분노 뒤에 숨어있는 핵심감정은 두려움이다.      


경계선 인격장애인들은 관계에 빨리 빠져들고 밀착된다.  누군가와 하나 되는 느낌이 너무 소중하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함께 있으면 "나는 있다"의 상태가 된다. 그러다 누군가가 떠나가면 "나는 없다"가 된다.  하지만 그 집착 때문에 상대는 답답함을 느껴 떠날 가능성이 높은데 그걸 느끼는 순간 흥분하고 분노한다. 이게 심해지면 관계를 단절해 버린다.  결국 외로움과 공허함에 대한 공포로 인해서 다시 외로움과 공허를 느끼는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될까?  스스로 정서 조절 능력을 기르는 것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상황을 받아들이는 파국적 사고가 분노를 통제 안되게 만들기 때문에 정서를 스스로 조절할 줄 알아야 하는데, 그 기능이 자기 역할을 안 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저 사람은 너를 무시한 게 아니야. 자기의 생각을 표현한 거야'라고 스스로에게 알려줄 필요가 있다. 상황을 감정적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 (Don't take it personal)  '아, 내가 지금 불필요하게 화가 났구나' 식으로 자신의 생각을 stop 시켜줘야 한다.  


폭발적인 분노를 조절할 줄 알게 되면 자신을 떠나가던 사람들이 떠나지 않을 수 있다.  이 장애의 개선을 위해선 옆에서 오랜 시간 지속적으로 도와주는 이가 필요하다. 누군가 옆에서 지속적으로 당신의 얘기를 들어주고, 마음을 받아줄 사람이 없다면 상담을 받는 것도 도움이 된다.


어린 시절 부모가 생활 속에서 해 주는 작은 칭찬들이 마음의 추에 힘을 실어 중심을 만들어준다.  이러한 지지를 받지 못하고 "넌 왜 그것밖에 못해?" , " 넌 왜 항상 말썽을 부리니?" 등의 핀잔이나 기대의 말을 듣고 자라면 그 말들이 쌓여 자신이 뭘 못하면 상대방이 떠날 거라는 사고체계를 갖게된다.  그래서 소극적인 시도를 하거나, 아무것도 하지 않게 될 수도 있고, 타인의 인정에 항상 목이 말라있다.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당신이 무엇을 못한다고 떠나지는 않는다. 다만 폭력적인 언어로 상대의 마음을 할퀴고, 분노와 히스테리를 지속적으로 던진다면 떠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인간은 혼자서는 살 수 없다.  인생을 함께 할 사람들을 옆에 머물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족 중에 경계선 인격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수시로 표출되는 감정의 폭탄 때문에 무척 힘들 것이다.  하지만 당사자는 이루 말할 수 없이 힘들다는 것을 인식하고 그/그녀가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인내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표현해줘야 한다.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사랑의 표현은 그들의 증상을 경감시킬 수 있을뿐더러, 진실한 사랑은 그들의 마음에 흘러들어 가서 안정감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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