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잘 살면, 둘이도 잘 산다

by culturing me

혼자 사는 사람들이 대세이다 보니 "나 혼자 산다"라는 TV 프로그램이 만들어질 정도가 되었다. 하지만 물리적으로 혼자 산다고 해서 그 내면이 다 같지는 않을 것이다. 즉, 정서적으로 독립이 되어서 혼자 사는 사람도 있을 테고 상황에 떠밀려, 어찌할 수 없이, 도피처럼 나 홀로 족이 될 수밖에 없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잡아주거나 지지해 주는 사람이 없다면 물 위에 혼자 붕 떠있는 것 같은 공허함이나 불안감이 크게 느껴질 것이다. 다만 이를 '자유로운 영혼'이라는 시쳇말 뒤에 숨겨 안도를 할 뿐이다. 그렇다면 당신의 내면은 홀로서기가 되어있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는 무소속 감을 자유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자유란 매이는 '곳'과 '것'이 있음에도 그 안에서 스스로 자신의 뜻하는 바를 하도록 편안하게 놓아줄 수 있음이다.

사사건건 간섭하고 일거수일투족을 함께하는 부모나 배우자와 살고 있어도 마음이 끊어져 있는 관계가 있는가 하면, 서로 간섭 없이 내버려 두고 심지어 가끔 만나도 마음의 끈이 탄탄하게 이어져 있는 관계가 있다. 마음이 끊어져 있는 관계 속에서 살아온 사람들은 혼자 살 줄 모른다. 자신의 마음을 지지받아보지 못한 사람들은 마음이 가난하고 힘이 없으니 스스로 자기의 감정을 추스르며 살아가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결혼을 하고 자녀를 둔 가장이 되어도, 심지어 사회적으로 큰 감투를 썼어도 혼자 살 줄 모르니 주변인의 힘을 빌어서 살아야 한다.


자신의 감정이 어떤지 스스로 잘 알아차리지를 못하니 불쑥불쑥 찾아오는 다양한 감정으로부터 도망만 다닌다. 그래서 어디로 튈 줄 모르는 속이 빈 탁구공처럼 정신없이 살아간다. 그러다 한계치에 도달하면 주변인에게 무언의 표현을 하게 된다. '나 좀 어떻게 해줘' 하지만 그 방법은 분노, 고립, 냉정함, 폭력, 지시, 비아냥, 무관심, 질투 등 상대방을 교묘하게 괴롭히는 부정적인 방법으로 나타난다.


본인의 마음을 남에게 의지 하지 말고 본인이 알아주면 되는데, 혼자 살 줄 모르기 때문에 점점 주변 사람들을 괴롭히는 방법에 기댄다. 혼자 살 줄도 모르는 사람이 둘이 살고 있다면 괴로움의 폭은 두 배를 넘어 기하학적으로 증폭된다. 혼자 살 줄 모르는 부모는 혼자 살 줄 모르는 자녀를 키워내게 되는 것은 당연한 흐름이지만 일찌감치 부모와 떨어져 살며 마음을 받아주는 좋은 대상에 의해 극복하는 사람들도 꽤 있다.


혼자 잘 살 줄 아는 사람은 둘 혹은 여럿이 사는 게 심리적으로 힘들지는 않다. 그렇다면 혼자 잘 사람 사람인지 알아볼 수 있는 기준은 무엇일까? 의외로 간단하다. 행복감을 느끼려 뭔가를 하고, 누군가를 만나려 찾아 헤매지 않고 혼자 있어도 스스로 순간의 행복을 누릴 줄 알거나 외로움도 그런대로 견뎌낼 줄 안다면 혼자 잘 사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 둘이 만난다면 어떨까? 자신의 뿌리가 단단한 사람들은 본인 마음이 풍족하니 상대와 더 많은 것을 나누고 싶어 한다. 그렇다고 자신을 상대에게 내던져 다이빙을 하듯 급속도로 관계에 빠져 허우적대지도 않는다. 그렇게 자신도 지키고 상대도 존중해 줄 줄 아니 저절로 상대의 말에 귀가 쫑긋 세워지고 서로의 마음에 관심이 흘러 들어가는데 어떻게 잘 못 살 수 있을까?

그림 Yuna L.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