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오늘 괜찮니?

by culturing me

흥미로운 책 한 권을 읽었다. 앉기, 서기 그리고 걷기에 관한 책이다. 아마도 저자가 지인이 아니었더라면 자세에 관한 책은 읽을 기회가 없었을 것이다.


의리 반, 강제 반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흥미로운 내용이 많았다. 가장 와닿은 메시지는 자세는 몸과 마음에 따라 만들어진 다는 것이다. 성격이 급한 사람은 목이 앞으로 빠져 있고, 자주 주눅이 드는 사람은 어깨가 올라가고 목이 쑥 들어간 멱살 잡힌 자세라는 것이다.

심리상태가 몸에 나타난다고 하니 호기심이 더 생겼다. 산책하며 머릿속 생각들에 집중하던 패턴을 걸음걸이로 옮겨봤다. 마음을 나의 걸음걸이에 두기 시작했고, 지나가는 사람들의 걸음걸이를 관찰하기 시작했다. 정말 신기하게도 걸음걸이는 다양했고 얼굴 표정과 걸음걸이가 일맥상통했다. 얼굴이 밝은 사람은 걸음걸이도 경쾌했고, 수심이 가득한 사람은 걸음걸이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등이 굽은 사람은 인생의 무게를 등으로 표현했고, 팔자로 걷는 사람은 골반의 문제라고 하겠지만 골반이 틀어진 데에는 다리를 꼬고 앉는 등의 불안이 몸으로 표현된 결과 일 것이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서 사는 것일까?
내 마음이 어떤지, 내 몸의 자세가 어떤지 스스로 바라보지 못한 채 살아왔던 지난날을 뒤로하고 이제부터라도 나는 몸과 마음에게 매일 아침 질문을 해보기로 했다.

"우리 오늘 괜찮니?"

별거 아닌 질문이 참으로 큰 도움이자 위로가 된다. 이 질문을 나에게 던진 이후로 난 더 잘 쉬게 되었고, 몸과 마음을 잘 다스리려는 노력을 하게 되었다. 누군가가 "너 괜찮아?"라고 물으면 지금까지는 반사적으로 "응 괜찮아"라고 대답했었다. 하지만 나 자신에게 "우리 괜찮니?"라는 질문을 던지게 된 후로는 “아니. 괜찮지 않아"라는 대답을 꽤 자주 하는 나에게 놀랐다. 맞다. 나의 몸과 마음은 자주 안 괜찮았던 것이다. 그렇다면 남에게 하기 어려운 "안 괜찮다"는 대답을 왜 스스로에게는 할 수 있을까? 나 자신이라는 은밀함도 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을 좀 더 중심에 두고 관대해지려는 태도 때문인 것 같다.


타인을 자기 마음의 중심에 두는 이들이 있다. 심지어 타인을 돌보느라 정작 본인은 큰 병을 얻는 경우도 간혹 접한다. 세월의 굴곡과 인생의 질곡은 누구나 지나게 마련이다. 남의 인생을 대신 책임져 줄 필요도, 나의 굴곡을 남 탓을 해서도 안된다. 그러기 위해선 언제 어떤 계기로든 꼭 자신과 마주해야 한다.

"우리 오늘 괜찮았니?"


이 미라클 같은 질문이 어머니의 손길처럼 우리 맘을 어루만져 줄 것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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