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과 희망 사이에서

부모이자 한 인간으로서의 고백

by 중년의 모험가

수능시험을 보러 들어갔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고, 오래 지나지 않은 일처럼 느껴지는데 벌써 아이가 수능을 보는 시간이 되었다. 아직 머리가 다 자라지 못한 상태에서 부모가 되었고, 내가 아닌 누군가를 돌봐준다는 것이 처음이다 보니 어려움과 우여곡절이 많았던 시간을 지나 이제 아이가 성인이 되는 또 한 단계를 맞이하게 된다.


부모님이 나에게 주신 것보다 더 주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동안 최선을 다한 시간이었다.


내가 10대 때는 무엇을 원하는지도 모른 채 단순히 주위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향으로 따라가며 대학에 진학했던 것 같다. 지방의 작은 도시에서 살다 보니 세상에는 그렇게 다양한 직업과 삶의 방식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내가 볼 수 있는 세상, 내가 아는 세상이 전부였다.


그래서 10대와 20대 중반까지는 좋은 직장에 다니는 직장인이 되기 위해 달려간 시간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아이에게는 그런 한정된 기회를 물려주고 싶지 않았다. 다양한 세상을 보고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다행히도 아이는 중학생 때쯤부터 하고 싶은 일이 명확했고, 그 목표를 향해 꾸준히 노력하다 보니 어느새 오늘에 이르렀다.


인생에는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다고 믿는다. 그리고 실제로 그런 선택을 하며 사는 사람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면, 삶은 더 풍요로워지고 미래에 대한 불안도 조금은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언제부턴가 연봉은 얼마 이상, 집은 몇 평 이상, 차는 몇 cc 이상 등 눈에 보이는 기준에 맞추어 살아야 한다는 강박이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그 기준에서 벗어난 삶을 살게 되면 왠지 루저가 된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한다.


나는 좋은 직장인이 되는 것을 목표로 10대와 20대를 보냈고, 좋은 직장의 직장인으로서 30대와 40대를 살아왔다. 그동안 사회가 제시한 ‘정답’에 최대한 맞추어 살아왔는데, 이제는 그 정답과는 다른 길을 걸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마음속에서 자라나고 있다. 그리고 그만큼 불안함도 함께 커지고 있다.


50대에 가까워지면서 직장인으로서 남은 시간은 줄어들고 있지만, 아이가 세상에 자리를 잡을 때까지는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이 나를 조바심 내게 만든다.


삶은 때로 불안하고 낯설지만, 그 속에서도 희망의 빛은 언제나 곁에 머물러 있다. 나와 아이가 각자의 길을 찾아 걸어가는 이 순간들이 모여 더 밝은 미래를 만들어갈 것이라 믿는다. 오늘의 작은 도전과 고민이 내일의 성장을 위한 밑거름이 되리라 확신한다.


앞으로도 희망을 품고, 서로를 응원하며 우리의 길을 담대하게 걸어가 보려 한다.

월요일 연재
이전 04화월급루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