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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침이와 호돌이네 Feb 10. 2022

직파를 할까? 모종을 만들까? 모종을 사서 심을까?

작물별로 텃밭에 심는 방법

아직까지 찬바람이 부는 추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입춘도 지났으니 머지않아 따뜻한 바람이 불어올 것이다. 아무리 추위가 기승을 부린다 해도 절기를 이길 수는 없는 법이니까. 이제 슬슬 텃밭농사 준비를 할 시기가 되어가고 있다.


텃밭에서 채소를 키우려면 밭에 직접 씨앗을 뿌리기도 하고, 모종을 만들어 심기도 한다. 작물의 특성에 따라 심는 방법이 달라지는데, 대부분의 작물은 모종을 만들어 심는 것이 효율적이다. 모종을 만들면 씨앗의 발아율이 높아지므로 종자값을 아낄 수 있다. 또한 남들보다 빠른 수확을 할 수도 있고, 생육기간이 늘어나니 소출도 많아진다. 반면에 무처럼 옮겨심기를 하면 죽거나 생육이 불량해지므로 꼭 직파를 해야 하는 작물도 있다. 그 외에 콩이나 옥수수는 각 개인의 형편에 따라 모종을 만들어도 되고, 직파를 해도 된다.


또 다른 방법으로 모종을 구입해서 심는 방법도 있는데, 소규모로 텃밭재배를 하는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모종을 구입해서 심는 것이 유리할 때가 많다. 텃밭재배의 경우에는 작물별로 필요한 모종의 수량이 그다지 많지 않다. 텃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대부분의 작물들은(가지, 토마토, 오이, 호박, 피망 등) 몇 포기씩만 심어도 한 가족이 먹기에 충분한 양이 나온다. 


반면에, 모종을 만드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만만치가 않다. 대부분의 씨앗 한 봉지에는 몇 백 개에서 몇 천 개의 종자가 들어 있는데, 일반 가정에서 쉽게 소비할 수 있는 양이 아니다. 더구나 구입한 씨앗을 언제까지고 보관하며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한 번 사용한 씨앗은 밀봉하여 냉장고에 넣어두면 4~5년 정도는 사용할 수 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발아율은 떨어지게 마련이다. 그래서 우리 집은 지금도 상당수의 모종을 구입하여 심는다.      

봄이면 구입하는 모종들

필요에 따라 일부 작물은 직접 모종을 만들기도 한다. 예를 들어 땅콩은 직파를 해도 되지만 쥐 나 새의 피해를 입기 쉽다. 예전에 몇 번 새 피해를 입은 이후로, 땅콩만큼은 꼭 모종을 만들어 심는다. 비트도 땅에 직파를 해도 되지만 발아율이 현격히 떨어지므로 모종을 만들어 심는다. 비트는 종자값도 비싸다.

 

다만 모종을 만들려면 비닐하우스와 같은 시설이 있어야 한다(물론 집안에서 만들어도 된다). 열악한 환경에서 모종을 제대로 만들지 못하면 나중에 오히려 생육이 부진해진다. 따라서 모종을 만들기 어려운 환경이면 조금 날씨가 따뜻해지기를 기다렸다가 직파를 하는 편이 더 낫다.   

  

집에서 (비닐하우스) 직접 만드는 모종들

부추나 더덕, 아스파라거스는 다년생 작물로 해마다 심을 필요가 없고, 마늘과 쪽파는 수확한 종구 일부를 남겨 두었다가 다음 해에 종자로 사용하면 된다. 토란과 생강은 일반 가정에서 종자를 보관하기가 어려우므로 해마다 새로 종구를 구입하여 심는 것이 낫다. 감자는 집에서 종자를 보관했다 심어도 되지만 소출이 줄어들 각오를 해야 한다. 


특히 해마다 품종이 개량되어 신품종이 나오는 고추는 종자값도 비싸지만 모종을 만들기도 어려우므로, 고추를 대량으로 재배하는 농가들조차 전문가가 만든 모종을 구입하여 심는다. 고추는 모종을 만드는데 3개월이나 걸린다. 그 외에 콩 종류와(땅콩을 포함) 호박, 들깨, 오이, 수세미는 씨앗을 채종 했다가 심어도 된다.

 

하지만 그 이외의 요즘 개량된 대부분의 품종들은 종자를 구입해서 심어야지, 씨앗을 채종 해서 심으면 제대로 열매가 맺히지 않는다. 품종 자체가 상업적인 목적으로 개발되었기에 유전자 조작을 통해 재생산이 되지 않도록 처리되었다고 한다. 요즘 유행하는 맛있는 옥수수도 종자를 구입해서 심어야만 수확할 수 있다. 단 토종 농작물 종자는 씨앗을 채종하여 심어도 된다. 


우리 집 텃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작물들을 중심으로 어떻게 심는 것이 좋을지 정리를 해 봤다.


종자/종구를 심는 작물: 감자, 토란, 생강, 마늘, 쪽파, 부추(뿌리 나눔), 더덕, 아스파라거스(뿌리 나눔), 토란(모종을 구입하기도 함)

모종을 구입하는 작물: 고추, 토마토, 가지, 오이, 수세미, 단호박, 마디 호박, 수박, 멜론, 피망, 파프리카, 고구마(순을 구입), 김장 배추, 양파, 대파, 쌈 채소

직파를 하는 작물: 무 종류(열무, 김장 무, 총각무, 당근), 시금치, 콩 종류(강낭콩, 서리태, 메주콩, 완두콩), 옥수수, 늙은 호박

모종을 만드는 작물: 땅콩, 콜라비, 비트, 상추, 들깨, 청경채, 호박(모종을 구입하기도 함), 아욱, 김장 배추(배추를 많이 심는 경우)


<참조> 직파: 논밭에 직접 씨앗을 뿌리는 일


<대문사진>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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