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커플이었던 내담자의 재회 상담 신청 사연입니다.
외적 매력은 뛰어나지만 다소 수줍은 성격을 가진 내담자는 성격적 차이를 이유로 이별을 통보받았습니다.
그러나 헤어진 지 한두 달 지난 이후 남성분은 어장관리를 하며 드문 드문 연락을 이어왔으며,
약간의 후폭풍이 온 것인지 먼저 만남을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상대방은 지속적으로 수줍은 성격에 대해 불만을 나타냈습니다.
리액션이나 표현 등에 대해 지적을 하게 되자 내담자는 그것을 고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본인의 원래 매력을 유지하며 노력한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원하는 '상(狀)'만을 따라가느라 본인의 색깔을 잃어버리게 되었습니다.
표현과 리액션은 더더욱 로봇 같아지기 시작했고 그때부터 상대방의 권태감이 더욱 늘기 시작했습니다.
상대방을 위해 노력했지만 권태기를 얻었다?
식상함으로부터 찾아오게 되는 권태기의 원인은 바로 '예측 가능성'에 있습니다.
권태기를 설명할 때 빠질 수 없는 것은 바로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입니다.
도파민은 '보상 예측 오류 Reward prediction error'로 인해 작동합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이다음 순간 어떤 일이 발생할지 예측하죠.
그런데 이 예측 속에서 자신의 예측과 달리 더 좋은 결과가 나타났을 때 미래 예측에 오류가 있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때 '보상 예측 오류'로 인해 쾌락을 느끼게 됩니다.
즉, 미래에 대한 예측에 오류가 생겼기 때문에 더욱더 흥분하게 되고 예측 불가능한 상황을 갈망하게 되죠.
연애 초창기에는 '미래예측 오류'가 상당히 많이 발생하게 됩니다.
생각 이상의 감정 표현, 생각 이상의 선물, 생각 이상의 데이트 등 설렘과 기대감은 연애를 통해 다양한 쾌락을 맛보게 해주죠.
그러나 오랜 시간 만나게 된다면 더 이상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 적어지기 때문에 점점 기대감이 줄어들게 됩니다.
이러한 원리로 이번 사연에서도 권태기가 빠르게 찾아온 이유를 설명할 수 있었습니다.
상대방의 부족한 표현으로 인해 '예측하지 못하는 상대의 마음'을 통해 기대감을 가졌던 남자친구는
상대방의 적극적인 노력과 과하고 어색한 표현들로 인해 자신의 모든 것을 예측할 수 있는 정보를 죄다 제공해 준 꼴이 되었어요.
이렇게 될수록 상대방은 자신이 노력해야 할 동기도 없어지고 현재 연애에 대한 흥미가 급속도로 떨어지게 됩니다.
상대방이 후폭풍이 오게 되어 연락을 한 시기가 있었습니다.
내담자님은 이때를 기회라 여겨 상대방이 원했던 표현을 마구마구 해주었죠.
그러나 상대방은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는 순간 그 이상의 기대감은 뚝 끊어져 버리고 맙니다.
따라서 오히려 반대로 상대방이 원하는 말과 행동을 해주지 않되,
'이 사람은 나에게 마음을 다 닫았구나'라는 마음을 가져버릴 정도로 기대감을 없애버리는 단호함이 아니라
'이 사람은 나에게 마음이 아직 닫히지는 않은 것 같은데..?' 와 같은 모호함을 주어야 합니다.
조금 더 시크하게, 그리고 무심한 듯.
그러나 눈길은 주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을 주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