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거래 행위로 변질시키는 가장 핵심적인 원인은
'사랑을 구매하는 관계' 즉, 물물 교환하는 습관입니다.
내가 사랑하는 대상을 사랑하는 것이
곧 나를 사랑하는 행위가 되는 관계가 아닐 경우
대부분의 일상은 서운함의 연속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상대의 존재 자체를 사랑한다면
내가 상대에게 기꺼이 소비했던 시간적, 물적, 심적 자원이
내가 사랑할 수 있는 대상의 존재를 더 가치 있게 했으니
내가 하고 있는 사랑 그 자체가 더 가치 있는 행위가 됩니다.
그러나 상대의 존재 자체가 아닌, 상대가 나에게 주는 다양한 형태의 만족감을 사랑하는 것이라면
내가 쓰는 자원들은 투자와 소비가 됩니다.
물론 이것은 초창기 연애 또는 미성숙한 상태의 연애에서는 당연히 매우 어렵습니다.
존재 자체를 사랑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절차가 반드시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연애 초기의 경우 그 절차를 밟는 과정이기에
당연히 소모되는 시간이 있음을 감안해야 합니다.
아무쪼록 내가 사랑하는 행위가
사랑이 아닌 투자와 소비가 되는 것 자체가
사실 거래 행위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내가 지불한 것,
그 이상의 것을 얻지 못하면 손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시장 경제에서 어떤 물질의 가격이
그것을 이용하고자 하는 사람이 느끼는 '가치'에 따라서 결정이 되듯
본인의 필요에 따라 동등하게 가치가 있다고 느껴지지 않는 것과
교환하고 싶어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연애 초창기 또는 알아가는 단계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명 "밀당"은
여전히 찬반 논란이 많이 발생하는 주제이기도 하죠.
이미 동등한 관계, 존재를 사랑할 줄 아는 관계에서
밀고 당기기는 관계를 지루하지 않게 만드는 하나의 스킬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관계에서 밀고 당기기는
결국 마음을 더 비싸게 팔아먹기 위한 하나의 비즈니스 심리전이 되어 버립니다.
갑과 을이 비즈니스 상황에서 벌어지듯이
사랑하는 마음을 재고 시험하는 비즈니스 관계가 개선될 경우
자연스레 갑을 관계 또한 해결이 될 거예요.
그렇게 되면 내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을 당당하게 요구를 할 수 있으며
불안함을 해소하기 위한 간접적인 사랑 테스트 또한 불필요해질 것입니다.
대부분의 불필요한 사랑싸움을 해결할 수 있는 본질적인 핵심은
사랑이라 판단할 수 없는 부수적인 행동들 하나하나에 휘둘려
사랑과 무관한 감정싸움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나를 사랑하냐 안 하냐의 본질적인 부분을
구분하고 문제 삼을 수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