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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혁 강사 Oct 23. 2023

마법의 열쇠 : 레퍼런스 (Reference)

B2B 세일즈,마케팅의 주요기준

독자 여러분들은 '레퍼런스 체크(Reference Check)'라는 말을 알고 계신가요? 직장생활을 하면서 이직을 해보신 분들은 다들 알고 계실겁니다. 레퍼런스 체크란 이직을 준비할때 지원한 회사의 인사담당자가 헤드헌터에게 이직하려는 사람의 기존 회사 동료들에게 그 사람의 평판조회를 시키는 겁니다. 성과를 허위로 꾸몄는지, 법규위반 문제는 없었는지, 부정적인 평가가 있는지, 업무능력에 대한 평가는 어떤지 등을 조사합니다. 레퍼런스 (Reference)의 사전적인 의미는 언급한 것, 참고, 참조, 조회등입니다. 특히 영업에서의 '레퍼런스'는 높은 기술장벽과 보수적인 성향이 강한 분야의 도입과정에 특효인 마법의 열쇠입니다. 그 산업의 주요 플레이어나 경쟁사가 사용하는 검증된 제품,서비스를 사용하는 것이 당연히 예측가능하고 안전하기 때문입니다. 

작은 회사나 스타트업에서 영업을 시작했을때 가장 먼저 벽에 부딫히는 것이 바로 이 '세일즈 레퍼런스'의 부재입니다. "주요 고객사가 어딘가요?"라는 고객의 질문에 제대로 대답을 하지 못한다면 그 고객에게서 기회를 얻는 것은 아마도 하늘의 별따기가 될 겁니다.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가 되실 겁니다. 아무리 좋아보이는 혁신적인 제품이라도 오랜 기간 사용해온 주요 고객사가 없다면 자기들이 실험용 쥐가 될테니 쉽게 기회를 주기는 힘들겠죠? 반면에 해당 산업의 탑티어 (Top tier:  1류)고객사들을 레퍼런스로 가지고 있다면 영업은 정말 쉬워집니다. 특히 B2B, B2G에서 세일즈 레퍼런스의 중요도는 다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중요한 레퍼런스 고객을 만드는 일이 새로운 아이템으로 창업을 하거나 기존과는 다른 업종으로 새로운 비즈니스를 시작할때는 더욱 힘들고 어려워집니다. 


그러면 같이 새로운 고객을 한번 공략해볼까요? 다림질된 정장을 잘 차려입고 고객사를 방문해 담당자와 명함을 교환하고 프로젝터에 노트북을 연결해서 재생시간 10분이 넘는 회사소개영상을 웅장한 BGM과 함께 플레이 합니다. 깔끔하고 멋있게 외주로 제작한 영업용 PPT파일을 열어 자사의 (미션)Mission. 비전 (Vision). 가치 (Value)들을 화려한 다이어그램으로 설명하기 시작하겠죠. 미팅 상대방의 비즈니스와는 크게 상관없지만 그간 여러 분야에서 많은 성과가 있었다는 것도 설명하고, 자랑스러운 자사의 제품들을 차례차례 하나하나 10가지 이상 나열하며 설명하기 시작합니다. 흔들리는 눈빛과 펜을 돌리는 손짓으로 지루함을 표현하는 고객을 애써 외면하면서 자사의 인력구조와 영업사무소, 매출 그래프, 품질관리 체계, 지적재산권, CS체계등을 보여주며 이어갑니다. 마지막 페이지에 크게 씌여 있는 Thank you very much라는 글을 배경으로 "잘문있으시면 부탁드리겠습니다."라고 하자 바로 질문이 들어올겁니다. "주요 고객사는 어딘가요?" 이 질문에 아직까지는 없지만 귀사가 협조해주시면 열심히 잘 해주겠다는 식으로 답을 하면 그 미팅은 이렇게 마무리 될 확률이 높을 겁니다. "네, 잘 알겠습니다. 검토후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경험이 없는 영업사원은 잘 만들어진 PPT로 열심히 발표하고 미팅도 잘 끝냈으니 뿌듯해하며 보람찬 하루를 보냈다는 착각을 할겁니다. 과연 이 고객에게서 연락이 올까요?

< 직접 그린 삽화 >

반대의 경우는 어떨까요? 필자가 2007년 중국의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인 SMIC의 상해공장에서 미팅을 했을때 처음에 미리 준비했던 고객사의 Pain point나 당사의 Solution 제공, 당사소개, 제품소개에 대한 자료는 열지않고, 빈페이지에 두 고객사의 이름들이 프레젠터 버튼을 누르면 나타나기 효과로 하나씩 나오게 했습니다. 그 두 고객사의 이름은 'TSMC'와 '삼성전자'였습니다. 영어와 중국어로 "당사 OO제품의 주요 고객사는 한국의 '삼성전자'와 대만의 'TSMC'입니다."라고 말하자 듣고 있던 3-4명의 직원들중 제일 상급자가 "그거면 충분하네요. 다 알고 있는 사실 떠들어봤자 귀만 아프고 시간낭비니 밥이나 먹으러 나갑시다." 식사자리에서 반주를 하고 독한 중국담배를 나눠피면서 '공급가격'이나 '납기', '이슈'등 여러가지를 논의하고 메일로 테스트 일정등을 보내주기로 했었습니다. 이런 단계까지 가는 동안 전형적인 회사소개를 할때마다 자주 겪었던 고객사 팀장이나 임원들의 반응은 "됐고 바쁘니까 바로 주요내용으로 들어갑시다. '레퍼런스'하고 '공급가'알려주세요." 였습니다. 준비했던 PT만 달달 외웠던 당시의 필자는 옆에 있던 선배들의 세일즈 피칭에서 고객들의 눈이 제일 반짝이는 순간이 레퍼런스(Reference) 업체들에 대한 정보라는 사실을 현장에서 체득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 업종별로 한국의 주요업체들을 필자의 머리에 떠오르는 순서대로 써볼까요? '전자전기'는 '삼성전자', 'LG전자', 'SK하이닉스', '자동차'는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금융'은 '하나은행', '신한은행', '국민은행', '우리은행', '무역종합상사'는 '삼성물산', '현대종합상사', 'LG상사', '화학,섬유'는 '효성', '코오롱', '도레이', '타이어'는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정유'는 'S-오일'. '현대오일뱅크', '중공업'은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건설'은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제철'은 '포스코', '현대제철', '유통'은 '이마트', '쿠팡', '롯데', '제과'는 '롯데', '해태', '크라운' 등이 있겠죠? 산업과 어플리케이션을 세부적으로 나누고 지역으로도 나누면 해당 카테고리의 탑티어 (Top tier:  1류) B2B, B2G고객사들이 나올겁니다. 이름만 대도 "아!"하는 고객의 감탄사와 함께 끄덕거림까지 더해지면 고객공략의 팔부능선은 넘어가는 것처럼 느껴질 겁니다.


기업강사 활동을 한지 10년이 넘은 필자가 지금은 다양한 산업별로 B2B,B2G 고객 레퍼런스를 보유하고 있지만 처음 기업교육 영역으로 들어왔을때는 레퍼런스 고객확보가 여의치 않아 힘들어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무작정 매일매일 컴퓨터 앞에서 숙제처럼 했던 일이 주요 공공기관과 대학교, 기업의 교육담당자들 메일주소와 연락처를 홈페이지에서 긁어 복사해서 엑셀표에 하나하나 붙여 고객후보 주소록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자주 메일과 문자를 보낸다고 욕도 많이 먹었죠. 그러다 보면 전화가 와서 '미팅한번 하자'라는 반응이 생기고 직접 미팅하면서 기회를 달라며 영업을 했던 것이 초반 2년간의 주요 업무였습니다. 요즘은 OO기업에서 XX교육의뢰가 들어왔을때 그 산업의 경쟁사나 탑티어 업체에서 진행했었던 교육의 레버런스를 공유하고 의견을 나누는 것을 시작으로 교육 솔루션도 주도적으로 제공하는 편입니다. 


B2B, B2G영업에서 레퍼런스(Reference)는 어렸을 때 학교나 동네일진들이 "OO형 알아? 나하고 친한 형인데 말이야." 하면서 어깨에 힘주는 것처럼 "OO업체, XX기관 아세요? 당사하고 오래 거래한 고객사인데요." 라며 어깨에 힘을 주는 크고 든든한 백이 됩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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