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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혁 강사 Nov 04. 2023

B2B 고객의 특징

B2B(Business to Business)고객이 B2C(Business to Consumer)고객과 다른 점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B2C고객은 개인이며 제품,서비스를 구입하는 목적도 개인적인 욕구,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한 것인 반면 B2B고객은 조직,회사,기업이며 소재,부품,장비,공구,프로그램,서비스등을 구입하는 목적도 조직의 비즈니스에 도움을 주기위한 것입니다. 이 제품,서비스들은 여러 이해관계자들과 결정권자들이 개입하여 상당히 길고 복잡한 과정을 이어갑니다. 대부분 맞춤으로 제작된 제품,서비스들이 전문적인 컨설팅을 수반한 마케팅과 세일즈 행위를 통해 제안되고, 테스트한 후 검증되면 양산에 투입됩니다. 실제로 B2B영업과정에 나타나는 B2B고객의 대표적인 특징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영업상황을 가정해서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 직접 그린 삽화 >

A라는 업체에 부품을 공급하기 위해 컨택을 했을때 새롭게 창업을 준비하는 기업이 아닌 이상 기존에 사용하는 부품이 반드시 존재할 겁니다. 고객사는 기존의 제품 (우리 입장에서는 경쟁사 제품)과 우리 제품을 비교하겠죠. 제품의 품질과 성능, 기술 차별성, 가격, 납기, 기술지원 및 A/S, 레퍼런스등 여러가지를 비교할 겁니다. 그렇다면 당사의 영업담당 (Sales rep.) 입장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무엇일까요? 고객사의 '비즈니스 (Business)'부터 확실하게 이해하고 시작해야 합니다. A사가 자동차 OO부품을 현대자동차 그룹에 납품하는 1차 벤더인데 우리 회사소개와 연혁,제품의 매우 상세한 설명이 고객사 담당자에게 필요할까요? 그들은 머리속으로 '바빠죽겠는데 나하고 상관없는 쓸데없는 소리를 길게 늘어놓고 있네...'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들의 Business에 대한 디테일한 조사부터 시작해야 되겠죠. A사가 납품하고 있는 현대,기아자동차의 전세계 판매량은 일본의 도요타, 독일의 폭스바겐에 이은 3위로 치고 나가고 있는데 A사의 부품 판매량은 어떨까요? 현대,기아자동차의 국내공장보다 외국의 현지 생산공장 생산량은 늘어나는데 A사의 부품 수출량은 대폭 감소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부품공급사가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하여 생산비용을 절감하고 품질을 개선해도 고객사의 상황에 따라 매년 일정비율로 진행되는 CR(단가인하 Cost Reduction)은 낮아진 생산비용을 기준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R&D 기술개발에 동기부여가 되지 않아 외산 부품대비 품질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점과 운송비와 관세가 더해진 공급가는 지역적으로 가까운 곳에서 공급받는 제품의 공급가보다 가격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점 때문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딜레마에 빠진 A업체의 Pain (고통)에 대해 공감해야 합니다. 끊임없는 가격인하 압박에 고객사의 해외공장향 물량은 대폭 줄어들고 있는데 다른 자동차 생산업체에 남품하려고 해도 기존 OO부품 공급사의 물량을 부분적으로도 대체하기도 힘들겠죠? 이런 시기에 별로 관심없는 당사 소개나 부품 스펙, 제조과정등이 아니라 고객사인 A업체의 OO 자동차 부품에 당사제품이 적용되면 손에 잡힐듯이 명확하고 실질적인 Tangible한 이익(Benefit)을 주느냐가 관건일 겁니다. 당사는 어떤 이익을 제공할 수 있을까요? 이 상황에선 빠른 납기, 기술지원, 안정적인 재고등의 이익이 아니라 가능하다면 더 좋은 품질의 제품을 더 저렴하게 제공하되 A업체와 현대자동차 그룹에도 ESG측면에서 좋은 영향을 주는 요소가 복합되어 있다면 관심이 가지 않을까요? 이렇게 고객의 고통에 공감해 실질적인 이익을 더해주는 솔루션(Solution)을 제공해준다면 A업체는 당사 제품의 도입시도를 하지않을 이유가 없을 겁니다. 공식적인 RFP(제안요청 Request For Proposal), RFQ(견적요청 Request For Quotation)을 보낼테니 서류로 답을 해달라고 하고, 무상으로 테스트할 일정물량을 공급해달라고 할겁니다. 파일럿 테스트에 합격하면 물량을 늘여서 테스트하고 양산라인에 투입해 검증단계로 들어가겠죠. 이제 실제 산업현장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유형으로 상상력을 발휘해보겠습니다. 

 

< 직접 그린 삽화 >

B라는 반도체 제조업체에 소재를 공급하려는 화학제품 제조업체인 당사는 공식적으로 당사의 제품을 제안하기 전에 여러 경로로 현재 B업체가 반도체를 제조할때 어떤 공급사의 어떤 제품을 현재 사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부터 먼저 상세하게 확인했습니다. 기존방식은 웨이퍼에 액상 화학재료를 도포,건조후 다른 화학약품 슬러리를 이용해 깍아내고 다시 레이어를 쌓아가는 방식이었는데, 일본업체에서 획기적으로 얇은 필름을 개발하여 공정을 단순화한 사실을 찾아냅니다. 고객사 입장에서는 까다롭고 긴 기존공정이 간편하고 짧게 변했기 때문에 비용과 납기측면에서 획기적인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혁신이었습니다. 기존의 액상도포 방식은 경쟁이 될 수 없었죠? 이런 사실을 확인하지 않고 제안작업에 들어갔다면 시간과 노력을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했을 겁니다. 당사도 연구비용과 인력을 총동원해 필름을 개발했지만 일본제품의 성능을 단기간에 따라가기엔 버거운 것이 현실입니다. 80%정도까지 따라온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독자 여러분이 B사의 영업담당이라면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요? 완벽해보이는 제품에도 약점은 있습니다. 좋은 제품만 잘 팔리면 영업담당이 필요없겠죠? B업체의 Pain (고통)을 찾아야 합니다. 어떤 고통들이 있을까요? 외산 소재,부품,장비를 사용하는 고객사의 공통적인 고통을 필자는 여러 산업현장에서 실제로 접했고, 많은 고객사들과의 교육, 워크샵, 컨설팅, 멘토링 현장에서도 들었습니다. 


그 고통의 첫번째는 '높은 공급가'입니다. 미국, 독일, 일본등의 외국 소재, 부품, 장비 공급사는 삼성, 현대같은 대기업에서도 함부로 할 수 없는 슈퍼을인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면 1대당 3천억이 넘는 반도체 노광장비를 1년에 50대 정도만 만들어 90%가 넘는 세계시장 점유율을 자랑하는 네덜란드의 ASML이 슈퍼을 중에서도 슈퍼을인 반도체장비 공급사 입니다. B사가 공급받고 있는 일본의 필름에 대해 공급가 할인요청을 하면 잘 먹힐까요? 여러가지 이유를 들면서 거절할 확률이 높을 겁니다. 두번째는 '맞춤 서비스'(Customization)입니다. B사의 반도체 생산조건에 따라 물성이나 필름의 두께등을 조정해달라고 하면 잘 맞춰줄까요? 주요 반도체 제조업체들의 이상적인 제조환경에 최적화된 제품이니 다른 조건들을 잘 조정해서 써야한다는 답변을 할 확률이 높겠죠? 고객사별로 대응해주는 것이 다 비용이니까요. 이슈가 있어도 거리가 있어 자주 방문하기 힘들고, 언어장벽으로 인해 기술지원을 받기도 힘듭니다. 높은 공급가로 맞춤 서비스는 제공을 하지 않고 있어 고객의 불만은 조금씩 쌓여가고 있었던 겁니다. 이런 고통(Pain)들을 찾아냈다면 솔루션(Solution)을 제공하기가 비교적 쉬워집니다. B사가 반도체 분야의 탑티어(Top tier)고객이라면 이익이 남지 않더라도 공급하여 레퍼런스(Reference)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기존의 일본업체 대비 낮은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기술과 품질면에서는 단기간에 경쟁업체와 동일한 수준을 보장해주긴 힘들겠죠? 그러나 비슷한 수준으로 만들기전에 시간과 노력을 갈아넣어 커버해줄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맞춤 서비스(Customization & Tunning)제공이죠. B고객사 전용으로 설계된 몇종류의 테스트용 필름을 납품하고 각각의 생산결과에 따라 세부 튜닝(Tunning)을 하여 이력(History)관리해서 완벽한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겁니다. 전담 영업인력을 배치해서 밀착마크하여 휴일이든 명절이든 밤이든 새벽이든 고객사의 콜이 있으면 출동하는 겁니다. 이렇게 외산 소재, 부품, 장비, 공구, 서비스를 대체하는 것을 필자가 직접 경험한 사례도 많고 업계 선후배들과 고객들로부터도 자주 들었습니다.    


다시 기본부터 확인해보겠습니다. B2B고객사의 상황과 비즈니스에 대해서 면밀하게 관찰하고 학습해야 합니다. 타겟고객이 정해지면 '관찰'과 '학습'은 기본이죠. 구체적인 목표가 드러나 보이는 것은 B2B가 B2C대비 가지는 큰 장점입니다. '고객사' 관찰과 학습 이후엔 '경쟁사'에 대한 관찰과 학습, 우리입장이 아닌 고객입장에 공감한 고통(Pain)찾기 입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우리가 제공가능한 Solution이 눈앞에 서서히 떠오르기 시작할 겁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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