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제주살이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신창범 Apr 13. 2016

'장생의 숲길' 트래킹

슬로바키아 아가씨와 데이트

슬로바키아에서 온 Dorota가 숲길을 걷고 싶다길래 채식주의자인 그녀를 위해 제주 KBS 사옥 근처에 있는 다소니에서 비빔밥을 점심으로 같이 먹고 절물휴양림에 있는 장생의 숲길로 갔습니다. 

제주는 지금 고사리 장마 시즌이지요. 하루 걸러 비가 옵니다. 고사리들이 쑥쑥 돋아나는 계절이랍니다. 생각보다 야생화들은 눈에 잘 들어오지 않더군요. 새우란은 한 달 뒤에 꽃잔치를 벌일 태세가 완벽하였고요.


동행한 도로타는 숲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네요. 저는 열심히 야생화 찾기에 몰두하고요.



족두리풀과 싹이 나오는 천남성 그리고 독초인 개감수. 아 그리고 새끼노루귀. 고로쇠나무와 산벚나무의 진한 애정행각도 구경하고요. 숲 속에도 어김없이 봄은 스며들고 있더군요. 



30여 리가 약간 못 미치는 길인데 4시간 정도 걸은 셈이더군요. 그동안 보지 못한 새로운 야생화는 생각보다 찾기 힘들었지만 숲길 트래킹이 주는 묘한 기분전환은 나쁘지 않더군요. 



한 가지에 두 종류의 꽃이 피는 벚나무. 아마도 산벚나무와 교잡으로 이루어져서 만들어진 듯하네요. 그리고 보면 벚나무만큼 난잡한 성생활을 즐기는 나무도 드물답니다. 표현이 다소 그렇지만 암튼 순수혈통을 고집하지 않는 나무죠. 주변에 다른 종 벚나무가 있다면 후손은 반드시 교잡종이 나옵니다. 한라산 왕벚나무는 수백 년이 지나면 다른 교잡종으로 대체되어 있을는지도 모른다는 거죠. 자연이 그리 선택한 것이 아니라 인간의 개입으로 인해 순수혈통이 사라진다는 것. 오늘 장생의 숲길을 걸으며 여러 생각을 해 봅니다. 아 오늘은 선거날이군요. 가서 내 마음에 가장 부합되는 후보와 당에 표를 던지겠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제주의 봄 야생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